대전에도 냉면집으로 여럿 유명한 집이 있지만, 아직 다 다녀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서 '냉면외길 32년'을 강조하는 집을 발견했다. 큰길가에 있었음에도 출퇴근길이 아니어서 미처 보지못한 집이다.

상호명은 '월산본가'. 알고보니 대전의 냉면맛집으로 이름난 대흥동 월산본가의 체인이다. 유천동 외에도 송촌동에도 가게가 있다. 어느 정도 유명한가는 한 일간지가 전국 권역별 신용카드 빅데이타를 분석한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흥동점이 충청권 음식점 중 매출 5위에 링크된 것.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냉면과 석갈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치 세트메뉴처럼 함께 주문한다. 보통 냉면만 주문하면 밑반찬이 빈약한데, 석갈비를 함게 주문하면 10여 가지의 반찬이 함께 나온다.

깻잎과 무저림, 야채 등 석갈비를 싸먹을 수 있는 것들이 주를 이루지만, 샐러드와 육회도 눈길을 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육회라고 일반 연회장 뷔페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석갈비는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한데, 1인분에 1만3000원(돼지고기)의 가격을 감안하면 양이 좀 적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다른 반찬과 냉면을 생각하면 부족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요즘 칡이나 다른 것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냉면은 면이 가늘고 하얀게 특징이다. 물냉면의 경우, 자칫 '밍밍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게 맛이다.

회냉면과 비빔냉면은 광천 태양초를 써 매콤하면서도 달달하다.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계속 젓가락을 들이민다. 회냉면은 비빔냉면 소스에 보령 간재미를 얹어 내온다.

석갈비와 냉면을 주로 즐기는 편인데 갈비탕에 대한 평가도 좋다.

맛도 좋고, 밑반찬도 정갈하다. 하지만 늘 사람이 많은 탓인지 분위기는 시끌시끌하다. 또 종업원들의 서비스에서 친절을 바라기 힘들다.

가장 불만은 석갈비와 냉면을 주문하면 거의 동시에 음식을 내온다는 점이다. 석갈비를 먹다보면 면이 퉁퉁 분다. 통상적으로 석갈비가 나오고 20~30분 정도 늦게 면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따로 부탁을 해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석갈비 등 고기류를 함께 먹고자 한다면 차라리 고기류만 먼저 주문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냉면을 따로 주문하는 편이 좋다. 그래야 제대로된 냉면을 맛볼 수 있다.

또하나의 팁. 갈비탕과 돼지양념갈비는 포장판매도 된다. 강비탕 2인분 1만6000원, 갈비 6인분에 3만8000원이다. 갈비탕 육수를 이용해 떡국이나 미역국 등을 끓여도 좋다.

고기를 먹으면 냉면이 할인이 되는데, 계산법이 좀 복잡하다. 어른일 경우에는 크게 상관없지만, 어린 아이가 있을 때가 문제다. 4명이 고기 4인분을 먹으면, 냉면 4그릇이 각각 5000원에 제공된다. 그런데 어린아이도 1명에 포함시킨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4인 가족이 고기 2인분에 냉면 3그릇을 주문하면, 냉면 2인분은 식사에 포함되고 냉면 1개만 할인된다.

메뉴 : 돼지왕갈비·석갈비 1만3000원 / 소양념갈비·석갈비 2만원 / 육회 3만원 / 냉면 8000원(회냉면 9000원·후식냉면 5000원) / 갈비팡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