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와 두부두루치기 일품 매운맛으로 유명…관평동 숨은 맛집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겨울이 어느새 봄처녀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는 요즘이다. 날카롭게 날을 세웠던 바람도 서서히 무뎌지고 차츰 연둣빛 봄내음이 실려오는 듯 한데, 하지만 이럴 때 봄기분에 방심했다가 환절기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감기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일단 걸렸다면 감기와 하루라도 빨리 이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충분한 휴식과 수면, 수분 섭취는 기본이고 식사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도 좋은데, 매운 음식도 감기를 쫓는데 일익을 담당한다.

매운맛을 내는 고추의 캡사이신은 여러 효능이 있는데, 우선 매운맛이 주는 묘한 쾌감이 있고, 식욕을 촉진하며, 면역력을 징진시키고, 특히나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매운맛이 건강에 좋아도 그저 맵기만 한 음식이라면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맛있게 매운' 음식이라야 더 기분 좋게 먹고 감기 예방·퇴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매우면서도 맛있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다 만족하는 별미로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소고기 두부두루치기'를 추천한다.

'1152 미정네'는 맛있게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두부두루치기로 유명한 관평동의 숨은 맛집이다.

유성구 관평동 1152번지. 독특하게도 음식점 이름에 1152라는 번지수를 넣은 이 집은 규모는 작지만 점심시간이면 많은 사람들이 매운맛에 이끌려 찾는 곳이다.

메뉴는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소고기 두부두루치기가 전부. 각 메뉴의 매운 국물에 찍어먹으면 이 또한 일품인 김말이 튀김 정도가 곁들이 메뉴다.

취급하는 메뉴가 적다는 건 그만큼 음식에 자신 있다는 것, 우리 일행은 이 집의 매뉴 두개를 다 시켜놓고 기다렸다.

식탁에 차려진 반찬 중에서는 우선 옛날소시지부침이 눈에 띄었다.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를 끌었던 분홍색 소시지에 계란옷을 입혀 부친 소시지부침은 본 메뉴가 나오기 전에 뚝딱 먹어치우기 좋은 반찬이었다.

▲ 매운맛으로 얼얼한 입안을 부드럽게 하는 반찬들. ⓒ2013 HelloDD.com

매운맛을 상쇄시키기 좋은 시원한 동치미와 매운 국물에 밥 비벼 먹을 때 뿌려 먹으면 좋은 김가루는 이 집에서 직업 기름을 발라 구워 더욱 바삭하고 고소했다.

드디어 나온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소고기 두부두루치기. 먼저 매운 소갈비 볶음탕에는 두툼한 소갈비와 감자, 떡볶이 떡, 버섯, 그리고 당면에 갖은 채소까지 들어가 있어 푸짐했다. 채소와 당면, 떡을 건져먹고 살이 그대로 발라지는 소갈비까지 함께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 양은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여서 먹는 소고기 두부두루치기. 큼직한 두부와 소고기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2013 HelloDD.com

소고기 두부두루치기는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두부두루치기로 고기와 두부 둘 다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흔히 두루치기는 돼지고기두루치기나 두부두루치기가 있는데, '1152미정네'는 소고기와 두부를 다 맛볼 수 있는 데다가 두부도 납작하게 썬 게 아니라 큼직하게 깍뚝썰기한 두부라서 더 먹음직했다.

두 음식은 매운맛은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나름의 감칠맛을 지닌 매운맛으로 우리 일행을 매운맛의 향연으로 이끌었다.

"아 매워~. 그런데 자꾸 먹고 싶네"

동치미국물을 떠 먹거나 찬물을 마시면서도 우리 일행은 연신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두루치기를 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갈비와 두부, 채소 등을 먹고 난 후, 우리는 김가루와 콩나물, 매운 국물을 넣고 밥을 비벼 먹었다. 이 집은 밥도 작은 공기에 주는 게 아니라 대접에 주는데 이게 다 밥을 비벼먹기 좋게 하기 위해서라고... 이렇게 각자 밥을 비벼 먹을 수도 있지만 공기밥대신 볶음밥으로 선택하면 아주머니께서 볶음밥을 비벼주신다. 물론 볶음밥은 1000원 더 비싸다.
 

▲ '1152미정네'는 독특한 식당 이름만큼 간판도 독특하다. ⓒ2013 HelloDD.com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매운맛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매운 음식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데, 사실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아픔이다. 때문에 이 아픔이 뇌에 전달되면 뇌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자연 진통제인 엔돌핀을 분비하고 이 엔돌핀이 분비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다. 바로 이 효과 때문에 사람들이 매운맛에 끌리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불황일 때 매운 음식이 더 인기를 끄는 것이다.

입안을 휘감는 매운맛과 침이 꼴깍 넘어가는 감칠맛,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캡사이신의 온열효과에 엔돌핀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 효능까지 느끼고 싶다면 봄맞이 보양음식으로 매운 소갈비볶음탕과 소고기 두부두루치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메뉴 매운 소갈비볶음탕 대48000원 중35000원 소23000원(매운맛, 중간맛, 안매운맛 선택 가능)/김말이 3000원/ 공기밥 1000원/ 볶음밥 2000원/ 면사리 1000원
[점심메뉴] 묵은지 짜글이, 버섯 짜글이 7000원
상호 1152 미정네
전화번호 042-582-2800
영업시간 오전 10~오후 10시 무렵
휴무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주소 유성구 관평동 115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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