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원 점심특선으로 맛보는 오리로스·오리주물럭 일품

국민드라마 '대장금' 26회에는 맹독인 유황을 먹고 자란 오리를 사람이 먹어도 되는 지를 내금위 종사관이 탐문하는 내용이 나온다.

종사관과 동행한 의원은 유황은 양기를 돋우는 약재이지만 독성이 있어 쉽게 쓰지 못하는데 오리가 유황의 독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유황을 먹은 오리는 양기를 돋우는 명약이라고 말한다.

다른 동물성 기름과 달리 오리고기의 기름은 불포화지방이라 몸에 해롭지 않고 콜레스테롤도 낮아 오리고기는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고단백질이라 고혈압, 당뇨병, 비만예방에도 효능이 있어 조금은 특별하게 먹는 음식으로 많이들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리요리를 먹을 때 조금 비싼 듯 해도 몸을 위해 먹는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샐러리맨들의 얄팍해진 지갑과 건강에 대한 욕구를 한번에 충족시키는 오리요리집이 있다.

오리로스, 오리주물럭, 오리김치찜, 오리 영양탕 등 오리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가 만원도 안되는 가격의 점심특선으로 준비돼 있는 둔산동 '만석집'이 그곳이다.

보름 넘게 우리들을 잠 못 들게 했던 런던올림픽에 폭염, 그리고 이어진 폭우에 지친 몸 달랠 길 없어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 게다가 휴가후유증까지 앓고 있다면 더더욱 쇠해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건강식을 찾기 마련일 것이다.

이럴 때 저렴하면서도 건강까지 똑똑하게 챙길 수 있는 '만석집'의 오리요리 점심특선을 선택해 보자.
 

▲ 주변의 높다란 건물들 사이에 자리한 오래된 기와집 인테리어의 '만석집'이 지나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2012 HelloDD.com
도심 한복판에 옛날 기와집을 새로 지은 듯이 서 있는 만석집의 독특한 인테리어는 근처 식당 가운데서도 단연 눈에 띈다. 게다가 대부분의 고기요리 전문점들이 냉면이나 된장찌개 등 찌개류 중심의 점심특선이 준비돼 있다면 '만석집'은 저녁메뉴인 오리로스, 오리 주물럭 등도 점심특선가로 맛볼 수 있다.

오리요리 중에 가장 인기가 많다는 오리주물럭 점심특선인 주물럭 정식을 주문했다. 7가지의 반찬과 쌈장, 쌈채소 등이 세팅됐고 곧이어 불판과 오리주물럭이 나왔다. 점심특선에는 된장찌개와 공기밥이 포함돼 있어서 그런지 고기의 양이 조금 적은 듯 했다.
 

▲ 두부김치와 시원깔끔한 맛의 묵사발, 새콤매콤한 오징어무침 등의 밑반찬으로도 이 집의 맛의 수준을 알 수 있다. ⓒ2012 HelloDD.com
반찬으로 나온 것 중에 묵사발이 단연 인기. 폭염이 좀 사그라들긴 했지만 땡볕이 내리쬐는 한낱은 아직도 열기가 남아있는 도심인지라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목사발은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오징어무침과 두부김치 역시 흔한 반찬이었지만 맛깔나는 반찬들은 우리들의 손을 이끌었다.

반찬이 이 정도니 주요리인 오리주물럭도 맛있겠지 하며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글지글 지글지글.... 불판에서 오리주물럭이 익고 있는 동안 밑반찬만으로 밥의 1/3공기를 비워가던 우리 일행은 오리주물럭이 다 익자 열심히 젓가락질을 했다.

매콤하면서도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추기 위해 대부분의 오리주물럭은 짜게 양념되기 쉬운데, '만석집'의 오리주물럭은 짜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런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다 익은 오리주물럭 위에 올려진 쌉쌀한 맛의 참나물은 없던 입맛도 솟아나게 하는데 충분했다.
 

▲ 불판에 눌어붙은 걸 긁어먹는 맛도 물론 좋겠지만 그 전에 다 먹게 되는 볶음밥. ⓒ2012 HelloDD.com
아삭한 채소에 쫄깃한 오리주물럭의 맛에 취해 밥 한 공기를 뚝딱했는데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치면 남은 오리주물럭 양념에 비벼먹는 볶음밥이 있다. 참기름과 잘 익은 김치, 김가루 솔솔 뿌려진 볶음밥은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자꾸만 먹게되는 그야말로 '잇 아이템'.

그뿐인가. 단돈 3천원으로 맛볼 수 있는 김치수제비는 뚝배기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어도 아쉽기만 하다. 지난 밤 술을 마셨다면 해장을 하기에도 좋을 듯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 속이 확 풀리는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김치수제비. ⓒ2012 HelloDD.com
얼추 배를 채우고 나니 이 집 종업원들의 유니폼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주인장이 한화 이글스 팬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주인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 되면 음료수나 술 한병씩을 쏘겠다는 공약도 그렇고, 오리기름은 물과 섞이면 많이 튄다며 벽에 붙여놓은 문구에 '네입어'라고 써놓은 것을 비롯해서 '만석지기의 꿈을 이루소서..'라고 써붙인 글귀까지 주인장의 독특한 센스를 맛 보는 건 이 집만의 덤이다.
 

▲ 만석집의 모든 간판과 차림표는 손으로 쓴 붓글씨다. 간판을 제외하곤 물론 명필이라고 할 순 없지만 독특한 건 사실. ⓒ2012 HelloDD.com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건강식을 먹고 싶지만 얇아진 지갑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직장인이라면, 한 끼 점심으로 만석지기처럼 넉넉한 마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곳, '만석집'을 찾아도 좋을 듯 하다.
 
메뉴 런치 오리정식(훈제, 주물럭, 로스) 7000원 / 오리로스9000원 / 오리주물럭9500원 / 오리훈제1만원 / 김치찌개6000원 / 콩나물밥5000원
상호 만석집
전화번호  042-484-5992
영업시간 오전 11시~ 새벽2시
휴무 명절당일 , 현충일
주소 서구 둔산1동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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