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원, 부잣집곰탕, 평양옥, 참전복대가 등

◆ 하늘·땅·바다 건강식을 모두 모았다!…'석이(石耳)원'
 

ⓒ2012 HelloDD.com
'푸른벼랑 드높아서 올라 갈 엄두 못내는데 우레와 비가 돌 위의 석이버섯을 키웠구려. 안쪽은 거칠거칠 바깥쪽은 매끈매끈 캐어다가 비벼대니 깨끗하길 종이같네. 양념하여 볶아 놓으니 달고도 향기나서 입에 좋은 쇠고긴들 아름다움 당할소냐?….'

김시습이 쓴 석이버섯에 대한 시다. 시에서 말했듯이 석이버섯은 깊은산 속 바위 위에서 자라고 사람의 귀와 비슷한 모양을 가졌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산지는 강원도로 생산량이 많지 않아 예부터 귀한 음식재료로 알려져 왔다. 동의보감에는 설사를 그치게 하고 더위를 막으며 얼굴빛을 좋게 하고 배고프지않게 한다고 기록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귀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탄방동에 위치한 '석이원(石耳園)이다. 자리에 앉아 차림표를 보니 석이전복백숙, 석이멍게숙성회, 석이버섯전골, 석이보쌈 , 석이멍게 비빔밥 등 이름만으로도 몸 속 건강이 채워질듯한 건강식이 즐비하다.

4명 우리 일행은 석이오리훈제보삼과 석이멍게해물된장을 주문했다. 음식에 앞서 주인장이 내온 것은 물수건. 그런데 그냥 물수건이 아니다. 알록달록 허브향이 향기롭다. 아로마테라피 관련 공부를 하고 있는 주인장이 고객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입맛을 돋워주기 위해 마련한 배려다.

허브향에 한껏 기분이 좋아질 무렵 반찬이 차려지고 석이오리훈제보쌈이 나왔다. 반찬은 물론 정갈하다. 어린 뽕잎나물, 지리산에서 계약재배해 가져온다는 방풍나물, 명이나물 등 10여가지 반찬으로 보약재가 따로 없다. 무엇보다 모든 반찬이나 음식에 인산죽염을 사용해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주재료인 석이버섯은 강원도 화천과 홍천, 양주 등에서 직접 구매해 온다.

석이버섯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집의 훈제오리는 먹는 법이 남다르다. 석이버섯에 훈제오리와 양념된 무채를 넣고 쌈장에 찍어먹는다. 먹는 법에 따라 한입크기로 만들어 입에 넣으니 석이버섯의 부드러운 느낌이 입안에 먼저 닿는다. 부드럽게 씹히며 달착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듯한 버섯 맛이 전해져 온다. 거기에 훈제오리 맛이 더해지니 몸이 저절로 건강해지는 듯 하다.

인산 죽염을 사용한 반찬들도 짜지않고 입안에 착착 감긴다. 그냥 먹어도 짜지 않을 만큼 삼삼하면서도 담백하다. 버섯과 오리 맛에 취해가는 동안 멍게해물된장이 나왔다. 된장도 이집에서 직접 담근다. 옥천 고향집에서 담가 놓고 날라온단다.

보기에도 집된장임을 입증하듯 약간 검은빛의 된장이 멍게와 게 등 해물과 보글보글 끓는다. 멍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저칼로리 식품이면서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접시에 덜어 맛을 봤다. 된장 맛보다는 멍게와 게맛이 먼저 다가온다. 된장 맛이 뭐 이럴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맛있다. 중독성이 있을만큼. 실제로 일행 모두의 접시가 금방 바닥을 보였다.

밥도 찰지다. 좋은 쌀로 압력솥에 지었는지 반지르르 윤이나며 쫀득쫀득하다. 음식을 거의 먹어 갈 무렵 주인장이 서비스로 직접담근 삼양주 한잔을 내왔다. 향을 맡은 후 맛을 음미했다. 음~향좋고 맛좋고~ 더할나위 없다. 겨울 저만치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봄 기운 탓에 입맛을 잠시 잃었다면 '석이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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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글탱글 쫀득한 도가니 수육에 구수한 곰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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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산행(?)을 마친 후 기분 좋을 만큼의 추위마저도 날릴겸 따끈하고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곰탕집을 찾았다. 중구 대흥동 같은자리에서 16년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부잣집곰탕'이다.

부잣집곰탕은 대전여중 정문 인근 단층 주택을 음식점으로 개조해 보기에는 허름하다. 그러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주인의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질정도로 정갈하고 반들반들 윤이 난다.

음식 맛은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입증이 된다. 주말 점심시간인데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맛집 제대로 왔다는 기대감에 잠시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예약을 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단다.

음식차림표를 보니 도가니 수육, 양 수육, 도가니 곰탕, 양곰탕, 꼬리 곰탕 등 수육과 곰탕이 전부다. 우리는 모듬수육과 곰탕을 주문했다. 반찬으로 싱싱한 배추겉절이와 깍두기가 담긴 항아리와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한 조개젓갈이 먼저 나왔다.

이어 나온 앙증맞은 유리병에 담긴 자스민차. 따뜻한 차는 마음을 편한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는데 도움을 준다. 차 한잔을 나누며 입맛을 돋우는 동안 모듬 수육이 나왔다. 수육을 담는 그릇부터 남다르다. 수육의 온기를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도가니와 양 수육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도가니는 소의 무릎 뼈 연골주변을 감싸고 있는 부위로 칼슘과 콜라겐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과 여성의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양은 소의 밥통에 붙어있으며 소의 첫번째 위장이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예부터 보양식으로 많이 사용됐다.

먼저 투명하면서도 말랑해 보이는 도가니 수육을 소스에 찍어 조개젓갈과 같이 입안에 넣었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수육이 짭쪼롬한 젓갈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한다. 양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다.

특유의 냄새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16년을 이어온 이집만의 비법으로 삶아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수육을 다 먹어갈 무렵 나온 곰탕. 뽀얀 국물에 양지살이 듬뿍 들어있다. '곰'이란 푹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말이다. 이집의 곰탕은 사골을 48시간 푹 고와내 뽀얀 우유 빛이 나고 진한 맛이 으뜸이다. 곰탕은 취향에 따라 소금을 넣어도되지만 싱싱한 조개젓갈, 배추겉절이를 반찬삼아 먹는 맛도 일품이다.

요즘같이 동장군이 기세는 부리는 주말, 춥다고 웅크리기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다녀 온 후 맛있는 음식으로 몸 건강을 챙기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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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 많이 흘리는 계절, 최고의 보양식은 역시 '영양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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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무독(無毒)하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기력을 증진시킨다. (동의보감 중에서)

삼복더위가 찾아왔다.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이 쉽게 고갈되는 요즘, 보양식을 찾는다면 서구 만년동 KBS 앞에 있는 '평양옥'에 가보자.

1951년 이군백 할머니가 처음 문을 연 이래 며느리 주이순 씨가 명맥을 이어 오늘에 이르는 '맛의 전통'을 자랑하는 '평양옥'. 200여 석을 갖춘 대형 음식점이지만 점심식사 때면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그 인기가 상당하다. 때문에 예약이 필수!

이 집 영양탕은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물은 진하고 얼큰하며 담백하기까지 해, 살살녹는 고기맛과 환상의 궁합을 자아낸다. 살짝 데친 파릇한 부추와 파는 육질과 잘 어울려 입안을 향긋하게 한다.

당근, 오이, 양파 등 싱싱한 야채와 새콤한 소스는 고기맛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 큼지막한 고기를 파채와 고추장, 식초와 기타 양념이 가미된 소스에 찍어 먹으면 개고기 특유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여기에 들깨가루를 섞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평양옥 고기맛이 남다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주인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면서 매일 그날의 물량에 맞게 얼리지 않은 신선한 고기만을 재료로 쓰기 때문이다. 양념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고기의 질! 여느 집에서 맛볼 수 없는 최상의 육질을 이곳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참, 개고기가 비위에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삼계탕도 괜찮다. 영계만을 골라 연한 육질에 깊은 맛의 국물이 한데 어우러져, 영양탕 못지않은 깊은 맛이 난다. 고기의 질을 강조하는 주인의 고집이 삼계탕에서도 느껴진다.

뜨끈뜨끈한 영양탕 한 그릇 비우고 올 여름 삼복 더위는 웃고 넘기시길!
넓은 주차공간과 쾌적한 실내는 안방처럼 편안하다.
식사를 마치면 나오는 따뜻하고 향긋한 수정과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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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양식의 白眉 전복요리, '대가'의 손맛으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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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영양탕(보신탕) 등 각종 보양 음식이 즐비하지만 바다의 영양덩어리 전복만한 보양식이 있을까.

점심시간을 이용해 지인의 추천을 받은 둔산동 법원 인근에 있는 '참전복대가'를 찾았다. 시간절약을 위해 점심 코스 요리인 영양정식 2인분과 점심특선 1인분을 예약해뒀다.(영양정식은 2만5000원, 점심특선은 1만5000원)

준비된 방에 들어가니 단호박찜과 찐콩, 가오리찜, 가오리회, 브로콜리, 샐러드 등 반찬이 많지 않았지만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자리를 잡자마자 코스의 처음인 전복 죽이 나왔다. 그런데 기존에 보던 전복죽과는 사뭇 다르다.

밥알속에서 잘게 썰어 넣은 전복과의 숨박꼭질을 하던 전복죽이 아니고 온통 초록빛이다. 이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싶어 주인장에게 물으니 원래 전복죽은 내장으로 끓여야 제맛이란다. 내장으로 끓인 죽이라니, 순간 얼굴이 찡그려졌다.

그래도 주인장의 설명에 대한 예의로 조심스럽게 한 입 떠서 입안에 넣었다.
"음~ 고소하다."
"맛있네."
같이 간 일행의 입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때 나오는 감탄사들이 저절로 쏟아진다. 뚝딱 죽 한 그릇(사실 그릇이 좀 작다)을 비웠다.

다음에 나온 음식은 전복회와 전복껍데기에 담긴 전복 내장. 우선 시각적으로 당기지 않는 전복 내장은 잠시 보류하고 전복회부터 맛봤다. 원래 쫄깃한게 전복의 특징이지만 회로 먹는 전복은 그야말로 쫄깃쫄깃 맛나다.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 매콤달달하게 먹으니 온 몸에 힘이 불끈 솟는 듯 하다.

이제 전복 내장을 먹을 차례. 물컹하고 씹히며 바다내음을 많이 담고 있을 것 같아 아주 조심스럽게 입안에 넣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거기에 맛까지 있다. 바다 생물의 내장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니. 전복 내장도 눈 깜짝할 사이 다 해치우고(?)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이번에 나온 음식은 전복 구이와 돼지고기 수육, 묵은지다. 전복과의 삼합이라고나 할까. 설명에 따라 묵은지에 전복구이, 수육을 올려 입안에 넣었다. 그런데 수육맛이 너무 강해 전복 맛이 감춰지는 느낌이다.

우리 일행은 전복 구이, 수육을 따로따로 먹으며 제각각의 맛을 즐겼다. 곁들여 나온 새우와 고구마 튀김까지 알뜰하게 정리해 줬다.

마지막으로 된장찌개와 밥이 나왔다. 특선에 나온 밥은 그냥 하얀밥, 영양정식에 나온 밥은 쌀과 인삼, 전복, 대추를 넣고 전복 내장으로 지은 돌솥밥. 그야말로 영양밥이다. 밥 빛깔도 당연히 초록색이다. 처음 먹었던 죽처럼 고소하면서도 쫀득한 영양밥을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니 맛, 건강이 다 챙겨지는 듯 하다.

들쭉날쭉하는 요즘 날씨에 감기환자가 유난히 많다. 전복요리로 건강한 여름을 준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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