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최근 직장인 사이의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회의는 조직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러면서도 운명이 순탄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떨쳐버리고 싶은 유혹도 받는 것처럼 회의도 조직인에게 애환을 가져다준다.

그런 가운데 회의를 효율적이면서도 친구로 삼는 방법을 말해주는 두 권의 책이 최근에 나왔다. 많은 회의에 일원으로 참석해서 졸았던 경험도 있고, 회의를 주재하며 수많은 냉담자(?)들에 둘러싸여 진땀을 흘려야했던 경험도 있는 만큼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읽었다.

하나는 코리아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삼성 스토리. 요즘은 삼성과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주목을 받는다. 이건희의 개혁 10년, 이병철의 경영대전... 비슷한 맥락에서 삼성의 경험담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제목은 ‘삼성처럼 회의하라’. 저자는 전직 삼성맨인 김영한, 김영안씨. (청년정신刊, 9천원) 철저한 준비와 진행 원칙에 충실하고, 반드시 결론을 내는 삼성의 회의 문화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회의 혁명. 일본 번역책이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사이토 다카시씨. (새로운 제안刊, 9천5백원) 그는 기존의 회의에 혁명을 일으키라고 한다. 에두르지 말고 본론부터 논의하며, 중요도를 3계층으로 나눠 회의 때 적절히 활용하며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라는 등.

두 책은 각기 회의를 효율적이고, 결과를 내게 하는데 있어 의미가 있다. 각 권에서 얻어 볼 것을 알아보자. 먼저 '삼성처럼...'. 꼭 필요한 회의인가를 먼저 논의한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회의시간은 1시간이 원칙, 회의 기록은 한 장으로 정리. 회의 참석자는 최소화, 회의 목적 사전 통보, 자료 사전 배포. 삼성 회의의 www. 회의 내용(word)을 창문밖 사람에 전달(window)하며, 그 내용이 이해돼 업무(work)에 반영한다.

또한 현장을 중시해 제품이 있는 곳, 또는 문제가 있는 곳,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에서 회의를 연다. 삼성의 특징인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사항.

회의도 하나의 관리대상이다. 때문에 철저한 준비와 진행, 결과 산출이 당연시된다. 목적이 명확하게 서야하고, 사전에 공지하며, 적극적 의사가 있는 사람으로 참가자를 엄선하며 자료는 사전에 뿌린다.

또한 결과를 내도록 압박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시간 비용을 종합해 임원과 각 팀장이 참석하는 회의는 1시간에 총 9백만원이라고 피부에 와닿게 표시하는 ‘회의비용 산출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또한 의사결정 내용을 요약하며 회의록을 작성하고, 회의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평가하며, 결정에 대해 역할을 분담해 확실히 이행토록 하며, 회의장의 뒷정리도 확실하게 한다.

이 책은 이와 함께 삼성이 벤치마킹한 캐논, HP, GE, 모비스 등등의 사례도 소개한다. 끝 부분의 회의 체크리스트도 참고할만하다. '회의 혁명'은 독창적인 회의 진행 방식이 눈에 띈다. 여기서는 ‘회의 리더’라는 역할이 있다.

전문직으로 선진국에서는 각광받고 있는 직업 가운데 하나인데, 이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을 회의에서 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 사람이 회의 분위기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구체적 아이디어를 3가지로 압축해 1시간내에 제출하라, 참가자의 아이디어를 자극하라, 아이디어가 많이 제출됐으면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등등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바의 하나는 남녀 조합. 이성의 두 사람을 짝으로 해 아이디어 생산성을 높이라고 한다. 또한 각 조별로 의사를 발표하며 그 중요도를 모두의 합의에 의해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해나갈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저자의 강조점 가운데 하나는 본론부터 하라는 것. 동양인들은 워밍업을 한 뒤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경향이 있으나 정작 회의에서는 서론이 지나치게 길어지며 본론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논의도 못한다는 것.

이 순서를 바꿔 중요한 것부터 먼저 논의하고 덜 중요한 것은 뒤에 이야기하라고 강조한다. 중요도를 나누기 위해 3색펜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아주 중요한 것은 적색, 덜 중요한 것은 청색, 중요하지는 않지만 감성적으로 알아야할 것은 녹색 등으로 표시해 이를 적절히 배합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회의의 집중도를 유지하기 위해 좌석을 이동시키고, 알코올을 마시는가 하면, 구성원을 바꿔주며, 워킹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갖가지 방법도 제시한다.

회의 참가자들이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칭이 아닌 90도 각도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하나의 종이에 서로의 아이디어를 적어나간뒤, 전체 미팅에서 두 사람의 참여속에 발표를 하게하는 것도 새겨들을만하다.

두 책이 말하는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본론부터 말하라, 적극적인 사람만 참가시켜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라. 회의를 즐기고, 그 결과가 회사의 생산성 증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읽어봐야할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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