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기업행사 전면 개혁...중부권 경제 실력 보여줘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나 판매도 중요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제품을 사 줄 바이어와 만나기를 원한다. '산업박람회'같은 형식으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충청권 산업박람회(가칭)'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북도 등 충청권 3개 시 ·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충청권 벤처프라자'와 '충청권 중소기업제품 판매기획전' 등의 행사에 관람객들의 왕래가 뜸하자 참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의 행사를 '산업박람회' 형식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2002년부터 매년 3억원(각 시·도 당 1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서울에서 개최되는 '충청권 벤처프라자'에 참가했던 기업들은 바이어는 물론 일반 관람객들의 발길도 뜸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앞으로의 행사 참가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는 실정.

11일 막을 내린 '제8회 충청권 중소기업제품 판매기획전'의 경우에도 지난해 열린 7회 행사에 비해 전체 관람객수 및 판매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각 시·도에서 매년 6천만원씩, 총 1억8천만원이 투입됐다. 이들 행사들의 실패 요인으로는 '시·도간 협력 체계의 미비', '미흡한 실적의 누적에 따른 참가기업 모집의 어려움', '접근성있는 장소 확보의 어려움'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기업들은 '지역의 산업구조와 경제 현실 및 기업 니즈 분석의 미비'를 꼽고 있다.

이들 두 행사에 모두 참가한 위월드의 김경각 이사는 "중소벤처기업은 특성상 직판이 어렵다"며 "일반인들보다는 바이어나 유통상을 만나기를 원하는데 기존 충청권 행사들은 대부분 일반인을 상대로 한 판매나 전시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인식기술 손민구 부장은 "기업들은 바이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구매력을 갖춘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산업박람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판매기획전에 참가한 또 다른 벤처기업인은 "내수 시장은 얼어붙고 수출이 활황세인 것이 지금의 경제현실"이라며 "가뜩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중소기업의 제품을 국내 일반 고객에게 판매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드러난 실패 요인을 극복할 대안으로 기업들이 제시하는 것이 바로 '충청권 산업박람회'. 기존의 행사를 통합해 보다 구매력있고 엄선된 국내외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이러한 만남의 장이 마련됨으로써 기업참여를 원활히 이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 품목의 질도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인들의 발길도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11일 막을 내린 판매기획전을 주관한 대전 중기지원센터 이석우 과장은 "행사 기획이나 광고 및 홍보에 만전을 기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못 거뒀다"며 "행사의 성격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자는 차원에서 '산업박람회' 제안을 결과보고서에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임채환 고문은 "3일이나 5일간의 판매나 전시 이벤트로 기업들의 니즈를 수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산업박람회'야말로 행사를 준비하는 지자체나 참가하는 기업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일 것"이라고 거들었다.

<대덕넷 김영중 = happynews@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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