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원자력학생연대 릴레이 1인 시위 기획
탈원전 허상 알리고 원자력 필요성 호소 목적
기존 원전 알리기 운동과 달리 '시민' 대거 참여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가 'Stand Up for Nuclear' 행사 일환으로 개최한 릴레이 1인 시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가 'Stand Up for Nuclear' 행사 일환으로 개최한 릴레이 1인 시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19일 대전역 서광장.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사이로 '탈(脫)원전 정책 철폐' 피켓을 든 이들은 미동 없이 자리를 지켰다. 피켓에는 원자력 환경·경제성에 대한 설명과 '세계 최고 한국 원자력 누가 죽이는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을 날씨에도 중간중간 소나기가 내렸으나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10명이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쳤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이날 전국 13개 시·도별 지정 장소에서 'Stand Up for Nuclear'(원자력 살리기) 1인 시위 행사를 개최했다. 현 정부에서 강행하는 탈원전 정책 허상과 폐해를 알리는 목적이다. 이번 시위에는 원자력 공학도, 교수, 연구원, 산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릴레이 방식으로 참여했다. 

학생연대는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축제 형식으로 원전 안전·경제·환경성을 알렸다. 또 2년 가까이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원자력을 알리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서명을 5만명가량 받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학생연대는 정부와 여당 측에 에너지 정책 공론화를 지속 요청했으나, 대화 의지가 없자 올해는 사뭇 다른 기조를 보였다. 원전을 알리기 보다 정부 정책을 질타하는 메시지를 담아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친 것이다.

전국 13개 시·도에서 개최한 릴레이 1인 시위 전체 모습. <사진=녹색원자력학생연대 제공>
전국 13개 시·도에서 개최한 릴레이 1인 시위 전체 모습. <사진=녹색원자력학생연대 제공>
'Stand Up for Nuclear' 행사는 2016년부터 미국 환경운동 단체인 '환경 진보'(EP·Environmental Progress)가 주도하고 있다. 여타 환경운동 단체와 달리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P 측은 지난해 전국 14개 대학 원자력 공학도가 결성한 학생연대와 인연을 맺고 '원자력 살리기 운동'을 함께 펼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시민 참여형 행사가 아닌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학생연대는 제작한 피켓을 통해 원전 가동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기후변화 위기, 전기 요금 상승,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 국가 에너지 안보 위협 등 각종 문제를 지적했다. 26일에는 '원자력 알리기'를 주제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탈원전 허상 타파해야

대전역 서광장에서 '원자력 살리기'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대전역 서광장에서 '원자력 살리기'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릴레이 1인 시위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문구를 읽었다.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시위 참여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으나 종종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가로젓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가는 이들도 있었다. 

조재완 학생연대 대표는 "원자력 살리기 운동 초창기에는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고 마라톤처럼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알았다"며 "원자력을 지지하지 않는 분이 있어도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원자력에 대해 알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연대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원자력 바로 알리기 운동과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릴레이 시위에 동참한 최성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장은 "당장 공부하고 연구해야 할 학생들이 거리에 나선 모습이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대전역에선 최 학과장을 포함해 윤종일·정용훈 교수도 1인 시위에 동참했다. 또 하재주 한국원자력학회장, 강권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고한석 한국원자력연구원 노조 부위원장, 권준호, 연승모, 감동훈 씨가 함께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 이 모씨(63·대구 수성구)는 "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탈원전을 강행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국 원자력은 세계 최고라고 하는데 쓰이지 않는 기술력이 아깝다"고 말했다.

자신을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일한다고 소개한 이 모씨(30·대전 유성구)는 "원전 종사자가 하지 못 하는 일을 이렇게 해주시는 모습에 대단하다고 느끼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게 되면 에너지 공급 정책이 고립될 수 있다"며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우리 실정에 맞는 에너지 배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학생연대와 그린뉴크,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에너지흥사단, 원자력국민연대, 원자력노동조합연대, 원자력살리기 국민행동,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행동하는자유시민, 환경운동실천협의회 등이 함께 참여했다. 26일 원자력 알리기 주제로 진행하는 마지막 1인 시위에는 기존 참여 그룹을 포함해 단체, 학회, 시민들이 추가 참여할 예정이다.

상단은 시위 참여자가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하단 좌측부터 최성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상단은 시위 참여자가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하단 좌측부터 최성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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