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미룬 여러 학술대회, 연기하거나 온라인 개최
"학술대회 수익으로 운영되는 학회, 변화 필요해"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과학기술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연구기관 확진자 발생으로 기관이 임시폐쇄됐고, 많은 기관이 내외부 미팅이나 출장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학술대회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시로 실내 50명, 실외 100명 이상 대면모임이 금지돼 행사일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개최로 변경 중인 곳이 다수다. 대부분 학회가 춘계학술대회를 미루고 여름에 일정을 재개하며 과학기술계 소통 재개를 기대했지만 참가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취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 오프라인 학술대회 바로 온라인 전환하거나 미루거나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는 오는 9월 9일부터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공동 주최예정이었던 공동학술발표회를 긴급 취소했다. 해당 학술대회는 지난 3월 19일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두 번 일정을 미루게 됐다.
 
일정은 학술대회준비위원회 긴급소집 후 재논의할 예정이다. 학회 관계자는 "10월 말이나 11월을 고려 중"이라며 "온라인으로만 추진할 예정으로 세부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9월 24일 판교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생체재료학회 2020년 추계학술대회 및 총회'도 아예 11월로 미뤘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도 5월 개최예정이던 국제학술대회 일정을 8월 24일~26일로 연기했지만 수도권 내 확진자 증가에 따라 온라인 대회로 전환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1달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9월 21일~23일 개최한다.
 
유기기계학회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는 처음부터 온라인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 바로 전환한 케이스다. 두 기관은 8월 24일~25일간 온·오프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학술대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애초에 50명 이상 대면접촉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준비했었다. 현장등록 시스템을 온라인에 구축했고, 발표자들이 발표자료에 목소리를 입혀 온라인상에 올릴 수 있게 사전에 공지해 자료를 모아뒀다. 이 같은 시스템과 자료를 활용해 빠른 온라인 태세전환이 가능했다.
 
다만 현장에서 진행예정이었던 기조 강연이나 특별 세션 등은 불가피하게 취소했다. 학회는 온라인 학술대회 변경에 따라 새롭게 할인된 금액으로 등록비를 조정해 차액을 환불 중에 있다.
 
유기기계학회도 내부 회의를 통해 지난 22일 온라인 전환을 확정했다. 주말 동안 작업을 마쳐 현재 100% 온라인으로 개최 중이다. 기조 강연 등은 실시간으로 온라인 송출을 예정했으나 실시간 접속이 불가능한 참가자를 위해 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주말 동안 녹화를 요청해 확보해 업로드했다. 온라인 개최 변경에 따른 참가비 할인으로 차액을 환불 중이다.
 
유기기계학회 관계자는 "상황을 보긴 하겠지만 동계학술대회도 온라인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한수학회, 대한화학회, 한국천문학회, 세라믹학회 등이 10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행사 운영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학회, 학술대회 수익으로 운영···신사업 모델 만들어야" 

대부분 학회는 학술대회 후원이나 기업 부스참가 등을 통한 수익으로 학회를 운영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기도 어렵고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스폰을 받지 못하면서 학회 유지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는 지난 5월과 6월 총 5회에 걸쳐 분야별 학회장과 함께 코로나 이후 학회운영을 고민하는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분간 오프라인 모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불편함 없이 온라인 대회를 운영할 방법 등을 논의했다.  제안된 내용은 오는 9월 7일 온라인 포럼을 통해 다시 한번 공론화시킬 예정이다.
 
과총 학술진흥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러 학회가 춘계대회를 미뤘다. 온라인으로 준비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조사하고 연사 강연 녹화방법이나 온·오프라인 행사병행 주의사항과 장단점,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행사지침, 응급사태 대응을 사전에 논의했다"며 "온라인 학술대회에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술대회 개최 어려움으로 학회들이 운영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금까지는 버텨냈다면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과학자들이 참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학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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