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통상'(通商)에 집중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마켓 입점한 대전기업 300개↑
바이오 CEO 모임에 기재부 관료 부르고 '소통의 장' 마련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통'이 지난해 8월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대전 기업은 글로벌 활로 개척에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지난 1년 동안 아마존·이베이·알리바바 등 해외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대전 기업은 10개에서 310여 개로 급증했다. 기업에 필요한 해외인증 획득 지원과 시장 개척에 들어가는 물류비용을 지원하면서 기업들로부터 '현장 중심형' 정책을 펼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임기 3년 중 취임 1년을 맞은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집무실을 찾았다. 그가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집무실 분위기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책상 옆으로 국내 신문들과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자신문들이 있었고 TV에선 CNN뉴스가 흘러나왔다.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은 지난해 8월 12일 취임해 대전 기업의 통상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은 지난해 8월 12일 취임해 대전 기업의 통상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배상록 원장 취임 후 경제통상진흥원은 통상(通商)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에 필요한 해외인증 획득, 물류비용, 공공 조달 등을 지원하고 수출 홍보물 제작도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마스크, 화장품, 로봇 기업 등 310여 개사가 해외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를 이끌어내고자 애플·구글·아마존 등과 업무 협약을 추진 중이다.  

배상록 원장은 "과거 전통 개념으로 보면 아마존 등 글로벌 마켓 입점은 개별 기업의 이슈였다"면서도 "온라인으로 국경 개념이 사라지고 전자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면서 민·관 협력은 필연이 됐다"고 강조했다. 

◆ 지역과의 접점

배 원장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경제통상진흥원을 찾으면 통상 진흥과 기업 지원만큼은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얻도록 기관 이름을 잊지 말자"고 당부한다고 한다. 또 그는 "경제통상진흥원 앞에 붙은 대전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배 원장은 기재부에서 20여 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며 재정정보과장 등 보직을 맡았다. 대전시와 인연을 맺은 건 대전광역시 경제과학협력실장으로 발탁되면서다. 중앙부처, 지자체를 두루 거친 그가 평가하는 대전시 잠재력은 무엇일까.

배 원장은 "경제는 시대상을 반영한다"면서 "과거 농업, 기계, 서비스 등을 거쳐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 중심이 될 텐데 그런 측면에서 대전이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지역 대학에 브레인이 모여 있고, 모험심 있는 벤처기업가들이 있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배 원장은 코로나 사태에서 글로벌에 대전을 알린 바이오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영국 2030 바이오 전망 리포트를 보면 인구 8%가량이 바이오산업 종사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면서 "이를 대전에 대입해보면 바이오 종사자가 현재보다 최대 10배 늘어난 12만명이 될 수 있는 수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 원장은 "과학이 허무맹랑한 게 아니고, 미래 대전 경제의 축이 과학산업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정말로 우리 눈앞에 볼 수 있는 것이지 먼 미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경제통상진흥원은 최근 바이오헬스케어협회 기업들이 모여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나서기 위해 진행한 코빈(CovIn·Covid-cure Initiative) 포럼에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배 원장은 기재부 예산 담당 팀장을 호출해 대전 바이오 CEO들과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 배상록 원장의 "천천천"

배상록 원장은 창업기업 발굴, 육성과 벤처창업 재원 확충, 해외 통상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배상록 원장은 창업기업 발굴, 육성과 벤처창업 재원 확충, 해외 통상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배 원장은 남은 2년 동안 해외 통상 확대, 창업기업 발굴 육성, 벤처창업 재원 확충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천천천'이다. 현재 310여 개사가 입점한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입점과 수출 지원 기업을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1000개 창업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벤처창업 재원을 1000억원까지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대전에 있는 기업이 글로벌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소상공인 생계 기반이 무너지지 않고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임 이후 목표를 달성하고자 '혁신'과 '협업' 두 가지를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개별 기업이 무엇을 하기엔 세상은 너무 커졌고 기술도 복잡해졌다"면서 "협업을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느냐에 따라 혁신제품을 만들어내느냐 못하느냐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학기술 기반 첨단기업과 소상공인 모두 혁신하려면 기업 간 협업은 물론 공공기관과의 협업도 중요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경제통상진흥원도 과거 정부에서 했던 방식으로 정형화된 틀에서 일하는 방식을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은?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프로필. <사진=김인한 기자>
배상록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프로필. <사진=김인한 기자>
배상록 원장은 1958년생으로 기획재정부에서 20여 년 넘게 공직생활을 이어가고, 대전광역시 경제와 관련된 보직을 맡았다. 지난해 8월부터는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그는 글로벌 통상 지원 확대에 집중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광주 대동고등학교 졸업
▲전남대학교 경제학 학사
▲서울대학교 환경계획학과 석사
▲코넬대학교 국제농업 수료
▲기획재정부 발행관리과장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과장
▲대전광역시 경제과학협력실장
▲현(現)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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