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2020 미사일지침개정' 채택 "다양한 형태 제한 없이 보유 가능"
구조 간단 '고체로켓' 민간 사업추진 기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예정대로 액체로켓 3단으로 추진

우리나라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항공우주 관계자들은 "민간 우주개발과 우주탐사, 무기개발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다만 국가 주도로 진행 중인 우주개발에 당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발사를 예정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예정대로 액체로켓 3단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완전 해제하는 '2020 미사일지침개정'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에 따르면 이번 개정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연구소, 개인은 액체연료뿐 아니라 고체연료와 하이브리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발사체를 아무 제한 없이 자유롭게 연구개발하고 생산, 보유할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한미 미사일 지침을 채택한 이래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없는 제약 아래 있었다. 고체로켓을 사용하더라도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우주발사체 추진력을 '100만 파운드·초'로 제한해 왔다.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는 5000만~6000만 파운드·초가 필요하다. 연구 관계자는 "고체연료를 아예 사용 못 했던 것은 아니지만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며 "이번 개정으로 의미 있는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옵션 많아졌다···발사체 성능 향상 기대"
 
고체와 액체로켓은 서로 가진 장단점이 다르다. 고체연료는 구조가 간단하고 발사체 내에 연료를 주입하지 않고 실으면 되기 때문에 이동이 편하다. 하지만 추진력은 액체대비 약해 먼거리를 가기 어렵다. 액체로켓은 추진력이 강해 고체로켓 대비 장거리 발사에 유리하지만, 부품도 많고 복잡하면서 장시간 연료를 주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여러 기관에서 장거리 발사에 액체로켓을 쓰되 보조 부스터로 고체로켓을 사용해왔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번 개정이 발사체 성능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대형 발사체의 경우 성능이 우수한 액체로켓을 쓰되 성능향상을 꾀하기 위해 고체로켓을 부스터 형식으로 붙여왔다. 우리는 그동안 제약에 묶여 작은 크기의 고체로켓만 사용할 수 있었다"며 "이번 개정으로 다양한 옵션을 통해 발사체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민간 우주개발도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본부장은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민간에서 작은 고체로켓을 만들어 가벼운 위성을 발사하는 시도들이 있다. 우리나라도 고체연료 사용으로 민간 우주개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1년 발사 목표를 가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어떻게 바뀔까. 고 본부장은 "누리호는 계획대로 액체연료를 기반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호는 3단 액체로켓으로 1, 2, 3단 모두 액체엔진으로 구성된다. 고 본부장은 "제한이 해제됐지만 국가가 세운 우주개발 계획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 또 고체로켓은 나로호 이후 연구개발이 더뎠기 때문에 다시 연구개발하기 위해 설비도 갖추고 제작도 해야한다"며 "당장 누리호 계획이 바뀌진 않지만 우주개발 옵션이 많아진 만큼 단계적으로 적극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 정보와 감시, 정찰능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정선 항공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은 자유롭게 발사체를 개발해왔지만 우리는 제약으로 그러지 못했다"며 "이번 개정이 무기개발뿐 아니라 자체개발한 군용정찰 위성을 발사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연석 UST 교수는 "이번 개정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발사체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생겼다. 우주개발 탐사에 있어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