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유튜브 생중계로 '지식재산과 혁신경제 포럼' 진행
혁신성장 위한 IP금융투자···"정책지원과 체계 마련해야"
"IP금융투자 중요성 인식해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패널토의에서는 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패널토의에서는 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지식재산(IP) 금융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 한국의 IP금융이 1조 3천억원을 돌파하며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 기술과 특허만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14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지식재산과 혁신경제 포럼'에서는 IP금융에 대한 소개와 IP금융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최근 우리 경제는 지식기반 경제로 이행되며 제품과 서비스 기업의 가치가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특허권, 상표권 등 지식기반의 무형자산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 기업의 자산도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유·무형자산의 비율 추이를 봤을 때 1975년 17%에 불과했던 무형자산 비율이 2015년에는 84%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라는 '메가트랜드'에서 핵심기술에 대한 지식재산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향후 우리 기업의 발전과 기업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특허청과 KDI는 혁신경제를 위한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지식재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자 '지식재산과 혁신경제 포럼'을 발족, 지난해 7회에 걸쳐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양한 주제를 발굴하고 일반 국민들도 지식재산에 대한 주요 이슈를 알 수 있도록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올해 2회차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발표와 토론을 통해 지식재산에 관한 지식과 현안을 공유했다. 
 
◆ 혁신성장 위한 IP금융···사업화 위한 '중개자'
 
"IP는 더이상 우리가 회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이를 제외하고 성장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누가 더 좋은 IP를 창출해 낼 수 있는가와 IP금융에 대한 투자와 지원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IP는 성장에 있어 필수적이며 그 자체만으로 수익을 창출해 내는 IP금융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손수정 STEPI 연구위원의 말이다. IP란 인간의 창조적 활동, 경험 등에 의해 산출되거나 지식, 경험, 정보 등 그 밖의 무형적인 것으로 재산과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에 지식이 성장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이 강조되며 2000년대 들어서는 IP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되어 왔다. 이에 따라 IP 자체만으로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는 IP금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IP금융이란 기업이 특허 등의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대출이나 투자를 받아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 시스템이다. IP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직접 수입화이며 자본거래의 대상 자산이 곧 IP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IP금융이 중요할까. 손 연구위원은 그 키워드를 혁신성장에서 찾는다. 그는 "현대에 와서 IP는 곧 자산이고 금융은 돈의 흐름이다. 결국 IP는 돈의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IP가 얼마나 많은 자본을 움직일 수 있는가에 따라 IP의 고도화, 수익 다양화,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가 도전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곧 기업, 국가의 혁신성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표된 WIPO(세계지식재산기구) 자료에 따르면 시장에서 구매되어 소비되는 많은 제품들의 부가가치 중 3분의 1은 기술,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서 산출된다는 통계결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기업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자료들도 보고되고 있는 상태다. 즉, IP금융의 가치가 제품 그 자체의 가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손 연구위원은 "혁신성장의 중개자로서 금융 역할이 필요하다. 창조적 아이디어가 최종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중간다리 역할이 필요하고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IP금융"이라면서 "투자처를 찾는 자본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분야로 IP모델의 수익화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 IP금융의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IP 자체를 갖고 있으면 유지·관리 비용 때문에 부채일 수밖에 없지만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적정 IP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면 좋은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관점에서 어떤 환경을 필요로 하는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동석 인털렉추얼디스커버리 본부장은 지식재산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국내외 사례를 공유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인털렉추얼디스커버리는 대학, 기관,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발굴, 매입, 투자, 소송을 통해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기업이다. 
 
배 본부장은 "주식이나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 때, 투자 대상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듯 IP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상 IP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IP를 라이센싱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IP 담보대출, 또는 은행이 IP담보대출에 의한 자본이 나감에 있어 회수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회수펀드를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한 사례로 인털렉추얼디스커버리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개발한 USB 커버를 회전할 수 있는 구조의 특허권을 인수, 이를 침해하고 있던 미국 킹스톤테크놀리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또 KAIST에서 개발한 끊기지 않는 와이파이 통신기술을 매입, 이를 침해하고 있는 미국의 대형 통신 3사를 인지하고 미국의 다른 통신 기업에 IP를 매각했다. 현재 이 기업은 미국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배 본부장은 "큰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진행하려면 1년에 평균 20억 들어간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좋은 IP가 있어도 이를 뺏기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특허소송 전문 기업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특허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내 특허출원을 넘은 해외특허출원이다. 국내에서는 특허출원 건수가 카이스트, 서울대 등이 각각 연간 천여 건이 넘지만 해외출원은 현저히 저조하다. 반면 미국의 경우 각 대학이 300건 정도이지만 대부분이 해외출원을 동시에 진행한다. 
 
배 본부장은 "외국기업의 특허침해 소송에 있어 해외특허도 동시에 해야 승소할 확률이 높다"라면서 "특히 국내특허를 출원하고 1년 이내에 해외특허출원을 한 것과 1년이 넘어서 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으며 자금이 부족하거나 방법을 모를 경우 상담을 통해 진행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해외출원 IP 낮아···정부정책과 전문가 도움받아 글로벌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IP금융투자에 대한 내용도 소개됐다.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지식재산에 대한 수요와 시장이 확대되며 IP금융투자에 대한 크라우드펀딩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박은준 와디즈 이사는 IP금융투자 사례를 소개하며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금융투자 했던 사례가 계속 있어왔다. 우수 IP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에 투자하거나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왔던 사례가 있으며 현재도 꾸준하게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와디즈는 IP를 투자대상으로 인식하게 하며 기술력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을 계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현재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 기반 IP금융투자 프로젝트는 안전형을 추구하고 있다. 안정적인 흐름을 바탕으로 8%이하의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하며 IP금융상품 초기진입투자자 대상으로 IP에 대한 직접투자효과를 추구한다. 
 
이후에는 국내외 출원, 국내 특허소송 등 비교적 소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IP 관련 프로젝트와 연동한 상품, 8%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희망하는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IP투자 저변 확대 등 IP 전문성이 높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다양한 고수익 상품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포럼에는 특허청의 김일규 산업재산활용과장도 발표로 나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지식재산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령,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가치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지식재산을 통해 가치가 구체화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김 과장은 "지식재산은 말 그대로 재산이다. 모든 경우를 요약하자면 활용하기 위해 특허권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의 지식재산의 현황은 아직까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국내를 넘어 해외출원까지 전 세계적 시장을 염두하는 등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국내에만 한정된다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도 지식재산 규모가 작년 1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IP투자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라면서 "IP금융투자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IP의 가치를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일,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IP금융투자 활성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IP금융 투자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적 노력들이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먼저 4대 추진전략이 진행된다. ▲투자시장에 양질의 지식재산권 공급 ▲투자자 성향에 맞는 다양한 지식재산 금융투자상품 출시 ▲출시된 투자상품으로의 자본유입 유도 ▲투자 친화적 인프라 구축 및 저변 마련 등이 핵심 과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지식재산 무역수지를 기존 적자에서 흑자로의 전환, 전문 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IP금융투자 시장 위한 정책적 역할 중요해"
 

14일 유튜브 생중계로 '지식재산과 혁신경제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14일 유튜브 생중계로 '지식재산과 혁신경제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 = 홍성택 기자>

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패널들은 좋은 기술을 가진 IP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금융시장 그리고 그에 대한 이해와 정부의 정책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배동석 본부장은 "좋은 지식재산이 창출되기 위해서는 예산 투입이 중요하다"라면서 "지금까지는 R&D 예산만 투자해왔고 지식재산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예산배분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식재산 가치평가에 있어서는 기존에는 회계적 평가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지식재산이 자산화되고 이 자산이 양질,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평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수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IP금융시장을 봤을 때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면서 "본질적으로는 IP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닌 제값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준 이사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통해 이해하기가 또는 접근하기 쉬운 제품의 기술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 쪽으로 점진적으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일규 과장은 "에디슨이 여러 혁신을 했는데 특히 전기 부분에서 많은 혁신을 이루게 된것은 백열전구에 대해 특허출원을 하고 이를 가지고 산업화할 수 있는 금융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고품질 지식재산 창출이 민간에서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행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대덕넷 홈페이지와 대전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으며 해당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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