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갑 KAIST 교수·차국헌 서울대 교수·임지우 경희대 교수 협업
열 안정성·투명성 뛰어나···차세대 초경량 광학 소재 구현 역할 기대

기체 상태 황을 공중합하여 고굴절 박막을 제조하는 방법의 모식도. <사진=KAIST 제공>
기체 상태 황을 공중합하여 고굴절 박막을 제조하는 방법의 모식도. <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안경 렌즈,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플라스틱 필름을 1.9 이상의 굴절률로 개발, 우수한 열 안정성과 투명성을 함께 지녀 주목을 받고 있다. 향후 고굴절 소재뿐만 아닌 평면 렌즈, 메타 렌즈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초경량 광학 소재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임지우 경희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단 한 차례의 화학 반응만으로 1.9 이상의 고굴절률을 갖는 '투명 플라스틱 필름'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굴절률이란 진공상태에서의 빛의 속도와 어떤 물질에서의 빛의 속도의 비율로, 빛이 그 물질을 통과할 때 꺾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최근 모바일 기기·이미지 처리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광학 부품의 소형화 추세와 함께 더욱 얇은 두께에서 많은 빛 굴절을 유도하는 고굴절률 투명 소재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분자(플라스틱) 소재들은 특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형태로 쉽게 가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플라스틱 안경 렌즈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고분자 소재 가운데 굴절률 1.75를 넘는 재료는 극히 드물고, 비싼 원료와 복잡한 합성 과정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소재 관련 원천기술의 대부분은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기존 재료와 비교할 때 가볍고 저렴하며 자유자재로 가공할 수 있는 광학 소자 부품 제작을 위해선 고성능의 고굴절 고분자 재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공동 연구팀은 원소 상태의 황이 쉽게 승화한다는 점을 이용, 기화된 황을 다양한 물질과 중합하는 방법을 적용해 고굴절 고분자를 제조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나치게 긴 황-황 사슬 형성을 억제하는 한편 높은 황 함량에서도 우수한 열 안정성과 동시에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투명한 비결정성 고분자를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은 기상 반응의 특성 때문에 실리콘 웨이퍼나 유리 기판뿐만 아니라 미세 요철 구조가 있는 다양한 표면에도 표면 형상 그대로 고굴절 박막을 코팅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1.9 이상의 굴절률을 갖는 고분자를 세계 최초 구현에 성공했다.

이러한 기술은 고 굴절 플라스틱 소재 원천기술의 국산화와 더불어 디스플레이의 밝기 향상을 위한 표면 코팅 재료, 디지털카메라 센서용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등 얇은 두께와 높은 굴절률, 우수한 가공성 등이 요구되는 최신 IT 기기 분야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임지우 경희대 교수는 "기체 상태의 황을 고분자 제조에 이용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초 고굴절, 고 투명성 고분자 박막 제조기술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김도흥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와 장원태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지난 8일 게재됐다. (논문명 : One-Step Vapor-Phase Synthesis of Transparent High-Refractive Index Sulfur-Containing Polymers)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 일렉트로닉스 연구단)·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웨어러블 플랫폼 소재 기술센터),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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