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출연연 기관장과 간담회에서 강도 높은 역할론 주문
"타기관 잘할 수 있는 분야 무리한 추진 안 돼, 타성 견제"
"국가·지역을 위한 연구, 새로운 지식 개척하는 연구해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찾아 8개 출연연 기관장과 과학기술 기반 위기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찾아 8개 출연연 기관장과 과학기술 기반 위기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8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정부출연연구기관별 과학기술 기반 위기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출연연 역할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최기영 장관이 연구 현장을 찾아 출연연 역할론을 공개적으로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8개 출연연 기관장과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참석한 자리였다. 

최기영 장관은 특유의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출연연이 소중한 연구비와 시설·장비·인적 자원을 쓰는 만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 달라"고 했다. 최 장관은 "출연연이 연구 타성에 젖는 일을 견제해야 한다"면서 "출연연이 대학이나 타기관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연구를 무리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대학이나 기업에서 하기는 어렵지만 출연연이 할 수 있는 대형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현재 여건상 출연연이 잘할 수 있는 분야는 연구를 지속 수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연연에 당장 상용화나 실용적 연구를 바라는 건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지식의 영역을 개척하는 연구도 좋다"고 했다.

최 장관은 출연연이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는 만큼 국가와 지역 사회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한다는 소신도 펼쳤다. 그는 "국가가 필요한 연구와 지역 사회를 돕는 역할도 출연연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기업을 돕는 일이나 타 기관과 협력해서 시너지를 내는 역할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 위기 시 '기관별 사전 예측 대응' 강조

최기영 장관은 특유의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날 선 메시지를 전하며 국가 위기 시 출연연 역할론을 주문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기영 장관은 특유의 차분한 어조를 유지하면서도 날 선 메시지를 전하며 국가 위기 시 출연연 역할론을 주문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 장관은 코로나19 사태 속 과학기술계 역할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향후 국가적 위기 상황 발생 시 기관별 연구 분야에 따라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 예측하는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치료제·백신 개발 등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라면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역학조사 시스템 지원, 자가진단앱, 전자출입명부 도입 등 과학기술을 활용해 대응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 장관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사회적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출연연이 발생 가능한 위기 상황을 사전에 예측해 대응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표준연에서 열린 '과학기술 기반 위기대응 전략 간담회'에는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박현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송창우 안전성평가연구소장,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 최희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이 참석했다. 또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강환 과기부 장관 정책보좌관, 홍성주 과기부 장관 정책자문위원, 권석민 과기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이 배석했다. 

과학기술 기반 위기대응체계 관련 출연연 간담회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과학기술 기반 위기대응체계 관련 출연연 간담회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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