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감사원, '지인채용 비리' 과기일자리진흥원장 해임 요구

배 원장 "15년간 연락 없어···채용 확인과정, 인사개입처럼 몰아간 것"
감사원이 지인을 채용하기 위해 정당 합격자를 탈락시키도록 강요하고, 점수조작을 지시한 배정회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장 해임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게 요구했다. 배 원장은 "감사원 보고서가 왜곡된 것으로 원장에게 부여된 인사권을 재량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30일 공개한 '공직기강 점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 원장은 지인 A씨를 채용하기 위해 외부심사위원 3명을 지인으로 채우고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많다'고 설명해 높은 점수를 받게 했다. 하지만 내부심사위원 2명의 낮은 평가로 최종평가에서 탈락했다.
 
이에 배 원장은 채용업무담당자를 불러 정당 합격자를 불합격으로 처리할 절차를 강요했다가 내부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배 원장은 정직원도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추경 사업 예산확보 및 예비타당성 조사 업무 등을 수습 기간 안에 달성토록 지시하면서 '직무 부적합으로 면직처리' 시킬 것을 강요했다.
 
같은 해 4월 선임급 연구원 사퇴로 자리가 생기자 배 원장은 지인을 서류심사위원으로 정해 A씨를 뽑을 것을 제안했다. 또 A씨가 과거 거래업체로부터 금품 수수, 향응 접대 및 업무상 횡령 사유로 2010년 4월 해임된 것을 알면서도 내부 직원들에게 면접심사위원들이 해당 사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어기면 법적 책임과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채용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결국, A씨는 면접에 합격했으나 채용 심의 및 의결을 위한 인사위원회에서 전력이 드러났다. 그러자 배 원장은 인사부서장이 출장을 간 사이 지인들 중심으로 인사위원회를 꾸려 채용을 의결했다.
 
감사원은 배 원장의 행위는 비위가 뚜렷하다고 인정된다며 과기부 장관에게 해임 조치를 요구했다. 과기부는 감사원의 처분요구에 따라 관련자에 대해서 엄중히 처리할 것과 향후 동일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배 원장 "A씨와 15년간 연락 없어···채용 확인과정, 인사개입처럼 몰아간 것"

감사원 보고서에 배 원장은 "A씨가 채용되도록 누구에게도 부정한 지시나 청탁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2004년 배 원장이 과기부 공무원 재직시절 A씨의 교체를 요구해 분쟁이 있어 채용 시까지 15년간 연락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배 원장은 반박 자료를 통해 "기존의 외부위원 인사풀이 25명 수준으로 지속 운영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위원들을 보강토록 했다. 최고점을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정말 최고점을 줬다면 채용됐어야 했는데 내부위원 2명이 상식 이하의 낙제점을 주어 탈락함으로써 오히려 채용방해를 주도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여기서 오간 대화 중 일부 대화가 인사개입 있는 것처럼 몰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비위경력이 담긴 체크리스트 배포 협박 관련해서는 "A씨가 담당자에게 직접 강력 항의해 배포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부패방지법상에서 취업제한 기간이 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년이 지난 비위경력으로 인한 채용지원이 지원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고, 응시자 개인정보 침해 방지 조치로서 면접관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당 합격자의 과도한 수습 기간 과제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에 경력이 없는 B씨가 빨리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실효성을 기한 것"이라며 "당사자인 B씨에게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사부서장이 출장을 간 사이 지인들 중심으로 인사위원회를 꾸려 채용을 의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담당 인사부서장의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인사부서장이 원장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해당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 원장은 "내부 직원이 특정 지원자의 과거 비위면직 사실을 이유로 입사를 저지하려 한 행위도 부패방지법 등에 반하여 위헌·위법하다"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과거 비위면직 사실을 이유로 입사를 저지하려 한 관련자들의 행위가 진행 중인 경찰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채용방해 건으로 배 원장을 포함한 진흥원 관계자들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배 원장은 "수사 결과 채용 과정에서 어떠한 채용방해가 있었는지, 채용을 저지하기 위해 어떠한 불법 또는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이를 지시하고 주도한 자들이 누구인지 등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 원장은 과기부 연구성과활용정책과장과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연구단 단장 등을 지내다 지난해 1월 22일 과기일자리진흥원장으로 취임했다.
 
김지영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