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삼중수소 외 62종 방사성물질 제거 오염수 '바다 방류' 검토 중
전문가 "오염수 속 삼중수소 3g···자연계 매년 200g 만들어져""
"60년대 핵실험으로 만들어진 삼중수소 650kg 비교해도 적어"

"후쿠시마원전 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해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우주에서 지구로 날라오는 우주방사선 속 삼중수소량은 1년에 200g이 넘는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3g 정도다."
 
일본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재처리 후 바다로 방류하려는 계획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이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제로 지적되는 오염수 속 삼중수소량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보다 훨씬 적고, 다른 핵종 대비 인체 위해도도 적다는 설명이다. 후쿠시마원전과 같이 비상사태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를 포함, 여러 원전에서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 하루 180톤씩 나오는 오염수…2022년 꽉 차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는 매일 평균 180톤의 오염수가 나온다. 지난 4월 기준, 일본이 보관 중인 처리수는 120만 톤이다. 2022년 보관할 탱크가 꽉 차 바다나 대기로 날리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인것으로 알려진다.<사진=일본대사관 제공>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는 매일 평균 180톤의 오염수가 나온다. 지난 4월 기준, 일본이 보관 중인 처리수는 120만 톤이다. 2022년 보관할 탱크가 꽉 차 바다나 대기로 날리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인것으로 알려진다.<사진=일본대사관 제공>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지진으로 냉각시스템이 파괴됐다. 용융 핵연료는 노심을 녹여 바닥으로 떨어졌고,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주입하고 있다. 주입된 냉각수는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오염수로 변해 건물 내에 고여있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지하수 수위를 높이고 수압으로 막아 관리 중이다. 오염수 발생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은 동토벽(물의 흐름을 막기 위해 흙을 동결시켜 만든 벽)과 서브드레인(지하수를 퍼 올리는 우물) 등을 설치, 사고 초반 1일 평균 약 540톤의 오염수를 1일 180톤으로 줄었다.
 
후쿠시마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장치(ALPS·알프스)를 통해 처리 후 탱크에 보관 중이다. 일본은 이 물을 '처리수'라고 부른다. 알프스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62종의 방사성물질을 처리할 수 있다. 삼중수소는 일반적 정수방법으로 처리할 수 없다. 
 
일본은 2022년 여름 무렵 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보고 사후 처리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력한 안은 '해양방류'와 '수증기 방출안'이다.
 
지난 4월 기준, 일본이 보관 중인 처리수는 120만 톤이며, 여기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860TBq이다. 120만톤 전부가 제대로 정화된 상태는 아니어서, 일본은 삼중수소 이외의 방사성물질을 재처리해 환경에 방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중수소를 처리하지 않은 물을 바다에 방류한다는 점에서 여러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일본은 해양방출이 모니터링도 쉽고 국내외 경험이 있어 확실한 처분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수소 일종으로 매우 약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로 수돗물, 빗물, 해수, 사람 체내, 자연계에 폭넓게 존재하며 체내 흡수, 배설돼 자연계를 순환한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한 IAEA의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해양방류가 국제적 관행에 부합한다. 해양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 때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며 방류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 동해바다서 검출 안 될 정도로 적다"
 

일본과 IAEA의 주장은 사실일까. 정말 인체에 해가 없을까.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이 바다 방출하려는 삼중수소량을 최근 그램(g)으로 계산한 정용훈 KAIST 교수는 "후쿠시마 처리수 100만 톤에 든 삼중수소량은 3g이다. 우주방사선이 대기권을 뚫고 지구로 들어오면서 생성하는 자연계 삼중수소량이 1년에 200g이 넘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중수소 반감기는 12년이다. 매년 자연으로부터 생성된 삼중수소는 누적돼 지구 바다에 3.5kg 정도 존재한다"면서 후쿠시마의 삼중수소량이 미미함을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 바다방출이 논란이다. 삼중수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염수 속 삼중수소양이 미미해 바다방출해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한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든 삼중수소량이 3g으로, 자연적으로 지구상에 매년 생성되는 216g에 비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사진=정용훈 KAIST 교수 제공>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 바다방출이 논란이다. 삼중수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염수 속 삼중수소양이 미미해 바다방출해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 말한다. 정용훈 KAIST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든 삼중수소량이 3g으로, 자연적으로 지구상에 매년 생성되는 216g에 비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사진=정용훈 KAIST 교수 제공>
1960년대 핵실험을 통해 대기권에 쏟아져 나온 삼중수소량은 더 많다. 정 교수는 "핵실험으로 방출된 삼중수소량은 650Kg다. 80년이 지나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20kg정도 삼중수소가 바다와 대기권에 남아있다"면서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60년대 생들이 뭔가 겪었었을 것"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기준은 리터당 삼중수소 6만Bq 이하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호주의 마시는 물에는 리터당 삼중수소 7만Bq가 들어있다"이라며 "일본이 바다에 방류한 물을 매일 2L씩 1년 내내 마셨을 경우 피폭선량이 0.8mSv(밀리시버트) 정도 된다"고 말했다.
 
시버트는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우리 몸에 미치는 피폭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일반인의 경우 연 피폭선량 1mSv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승무원의 연간 피폭선량은 6m㏜를 넘지 않아야 한다.
 
또 그는 "자연계, 그리고 핵실험을 통해 대기에 존재하는 삼중수소로 리터당 100Bq 정도의 삼중수소가 비로 내린다. 우리나라 동해바다에 1년에 비로 내리는 삼중수소량이 3g을 넘는다"면서 "일본은 처리수를 5~10년에 나눠 일본의 동해로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자연계, 핵실험 등에서 나온 삼중수소와 비교해 너무 적은 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측정도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을 가진 여러 나라가 규제기준을 준수해 이미 삼중수소를 바다와 대기에 배출하고 있고, 이에 따른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재기 한양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원전 중에서도 중수로(천연 우라늄이 연료로 사용되고 중수를 감속재로 사용하는 원자로)를 쓰는 캔두형 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월성 원전이 캔두형 원전이다. 월성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연 140TBq이고, 프랑스 라아그 재처리시설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는 연 1300TBq이다.
 
그는 "지구 총량의 삼중수소와 비교해봐도 큰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이라며 "일본이 장기간에 걸쳐 희석해서 버리기 때문에 '바다 방출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합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기 교수는 "처리수 탱크마다 핵종 방사능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자료는 있지만, 탱크마다 저장된 처리수 양을 알 수 없는 점은 매우 아쉽다"며 처리수 양과 핵종 방사능 농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를 통해 더 투명하게 ALPS 처리수 상황을 알리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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