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바이오니아·수젠텍 공유하고 논의···'협업 첫발'

김장성 원장 "현장이 답, 지속적인 체계 꾸려 나가자"
박한오 대표 "향후 팬데믹 대응 위해선 공동연구플랫폼 구축해야"
바이오니아 직원들과 생명연 연구원들이 기념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바이오니아 직원들과 생명연 연구원들이 기념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K- 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과 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 수젠텍(대표 손미진)이 협력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20일, 생명연은 김장성 원장과 김승준 부원장, 김차영 전북분원장 등 주요 보직자 17명이 수젠텍에 이어 바이오니아를 방문했다. 생명연은 바이오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와 바이오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제1회 KRIBB 테크브릿지(Tech-Bridge)’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생명연은 첫 기업 방문 기업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진단장비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수젠텍과 바이오니아를 선정, 현장을 둘러보고 협력할 부분을 논의했다. 생명연은 매년 총 4회(회당 2~3개)의 KRIBB 패밀리기업과 바이오 중소·중견·대기업, 제약기업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오니아 연구실, 생산 현장을 둘러본 김장성 원장은 "이제껏 개인 연구원 차원이나 외부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많이 진행했는데 연구실에만 앉아서 '할까 말까' 논한 것은 아닌지 반성을 많이 했었다"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들이 어떻게 상용화되고 양산되는지 알아야 좋은 기술이 발굴될 수 있다고 판단,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바이오니아를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오니아는 코로나19 대응으로 독자 보유한 'siRNA' 플랫폼 SAMiRNA™ 기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박한오 대표에 의하면 siRNA 치료제는 질병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RNA에 합성된 RNA 조각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RNA를 분해하는 차세대 치료제이다. 이는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정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최적화돼 있다.

바이오니아는 사스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모두 억제할 수 있는 SAMiRNA™ 후보물질들을 바이러스 게놈분석을 통해 설계했으며, 현재까지 960종의 후보물질을 합성해 스크리닝을 완료했다. 바이오니아는 siRNA를 이용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다. 추후 6월 중 동물시험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에 의하면 기존 siRNA 치료제는 선천면역자극을 일으킨다는 부작용이 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경우 사이토카인 폭풍과 같은 대규모 염증 반응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siRNA는 주로 간으로 전달돼 코로나19 증상이 주로 발현하는 폐 조직으로의 전달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우리의 SAMiRNA™는 선천면역 관련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지 않고 폐 등 염증조직에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면서 "siRNA가 치료제가 될 수 있느냐는 주변 의문들이 있었지만 2018년도에 최초의 약이 나왔고 작년에도 나왔다. 지금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여러 기업에서 siRNA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 대표의 설명을 들은 김차영 생명연 전북분원장은 "박한오 대표는 생명연의 자랑스러운 동문이자 기업인"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더욱 협력하고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승준 생명연 부원장은 "바이오니아에 와서 현장의 모습들을 주의 깊게 보고 생명연의 연구 방향에 잘 적용할 수 있게끔 많은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생명연에선 이규선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과 권오석 감염병연구센터 박사, 이승구 합성생물학전문연구단장이 각 분야별 연구 발표를 이어갔다. 이규선 센터장은 국내 유일의 영장류 시험 시설 ABSL-3(Animal Biosafety Level 3)을 소개했다.

이규선 센터장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PCR 장비 대처를 굉장히 잘하고 있기에 생명연은 그 외 추가적인 부분에 일조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한오 대표는 "앞으로 새로운 감염병의 대유행이 올 때 세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10분 내로, 10마리 이하의 특정 바이러스를 1만원대로 검사할 수 있는 장비가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10년 뒤의 차세대 기술 개발은 연구소나 기업 혼자서는 안 된다"며 "생명연은 영장류 센터 등 좋은 시스템과 실력 있는 연구원도 많으니 각자의 기술을 나누고 채워 팬데믹 상황에 즉각적인 치료제·백신을 내놓을 수 있는 공동연구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장성 원장은 "현장에 직접 와보니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좋다"라며 "'우리가 움직이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서로 필요한 것들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체계를 꾸려 나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바이오니아는 92년도 PCR용 효소·Primer(합성DNA) 납품을 시작으로 28년간 유전자분야 우물만을 판 대한민국 1호 바이오벤처다. 바이오니아의 PCR장비 ExiStation™은 에이즈, 결핵, 호흡기 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염병 검사가 가능하며 단기교육만으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56개국에 수출됐으며 향후 80여 개국까지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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