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방사광가속기, 과학산업 인프라·활용도가 갈랐다

선정위원회, 청주 90.54점 나주 87.33점 발표
3점 가른 결정적 차이 '지리적 여건, 미래 발전가능성'
"가속기 공급 용량, 수요 대비 절반 불과···신축 필요"
이명철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위원장이 방사광가속기 부지로 충북 청주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이명철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위원장이 방사광가속기 부지로 충북 청주를 선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충북 청주와 전남 나주의 2파전으로 압축됐던 방사광가속기 부지 경쟁에서 충북 청주가 승리했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이 선정된 배경은 과학·산업 인프라가 인근에 다수 있고, 연관 산업 발전가능성이 높은 요인이 작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오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 결과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명철 방사광가속기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시를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위한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면서 "충북 청주시는 지리적 여건과 발전 가능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일종의 최첨단 거대 현미경이다. 방사광을 가속해 미세한 원자와 분자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연구 장비다. 기존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단백질 구조나 찰나의 세포 움직임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코로나 사태로 백신·치료제 개발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세계 곳곳에서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와 신소재 연구에 이르기까지 기초과학부터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연구 장비로 손꼽힌다. 

방사광가속기는 지난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필요성 제기와 최근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건립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과기부는 지난 3월 17일 방사광가속기 구축 추진안을 검토하고, 24일 곧바로 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대형가속기 장기 로드맵 및 운영전략'을 확정했다. 사흘 뒤 과기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유치 계획을 공모했다. 관련 전문가 14명이 부지선정평가 위원회로 참여해 한 달가량 부지 적합성을 검토했다.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비는 1조원(국비 8000억원, 지방비 2000억원)에 달하고, 경제효과가 10조원에 육박하면서 치열한 지자체 유치 경쟁이 펼쳐졌다(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발표: 6조7000억원 생산, 2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충북 청주, 전남 나주, 강원 춘천, 경북 포항이 공모에 참여했고 각 지역 도지사와 시장이 지역 장점을 앞세우면서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충북 청주였다.

과기부 발표평가 결과 ▲충북 청주(90.54점) ▲전남 나주(87.33점) ▲강원 춘천(82.59점) ▲경북 포항(76.72점) 순으로 점수가 매겨졌다. 위원회는 총 3차에 걸친 사전 준비 회의와 유치계획서 서면 검토를 진행했고, 현장 확인까지 진행해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이 과학기술 연구 인프라와 근접한 지리적 여건과 연관 산업과의 발전 가능성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지녔다고 밝혔다. 이명철 위원장은 "14명의 위원이 매긴 23개 항목 점수를 환산했기 때문에 3점 차이는 통계적으로 보면 상당히 큰 차이"라면서 "과학기술 분야 연구기관, 정부출연연, 이공계대학의 이용자 접근성과 같은 지리적 연관성이나 연관 산업 형성에 따른 발전 가능성에서 나주와 차이를 보였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포항 방사광가속기 5년 분석 결과···"가속기 공급 용량, 수요 대비 절반 불과"

방사광가속기에 대한 연구개발 수요는 현장에서 빗발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현준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방사광가속기는 기초연구는 물론 산업 분야에도 널리 쓰인다"면서 "지난 5년간 포항 방사광가속기를 필요로 하는 산업체 중 53% 정도만 지원한 정도"라고 강조했다. 방사광가속기를 사용하려는 산업체가 이용 신청한 시간이 100시간이라면, 그중 53시간 정도만 빔타임(이용시간)으로 지원했다는 의미다.

권 정책관은 "방사광가속기는 거의 모든 분야 과학자들과 산업체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세밀한 현미경"이라면서 "기초연구자, 대학교에 계신 분, 산업체 등 수요가 굉장히 많다"고 거듭 밝혔다. 

과기부는 충북 청주와 이달 내 방사광가속기 지원 조건과 사업 추진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마련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22년 이전에 구축에 착수해 늦어도 2028년에는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예타 추진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에 따라 방사광가속기 세부 성능은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 

신형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신형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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