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입자' 개발 성공
"바닷물, 강산성 조건서 세슘 99% 이상 제거, 특허 출원 중"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슘 제거용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Hf-TiFC)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슘 제거용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Hf-TiFC) 개발에 성공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겹꽃 모양 나노구조의 새로운 세슘 흡착제를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양희만 해체기술연구부 박사팀이 '세슘 제거용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Hf-TiFC)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방사성 폐수 정화 과정에서 세슘 제거가 필수적이지만, 효율적인 제거가 어렵다. 특히 방사성 폐수 특성상 세슘과 화학적 거동이 비슷한 소듐(Na), 칼륨(K) 등 경쟁 이온이 다수 섞여 있어 세슘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전 세계 연구자들도 세슘만 선택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흡착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바닷물과 같이 경쟁 이온이 많거나 제염 후 만들어진 폐수처럼 강산성인 환경에서는 세슘 제거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는 세슘 흡착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 구조로 설계됐다. 세슘 흡착에 활용되지 않는 입자 내부는 빈 공간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입자 표면은 표면적이 큰 겹꽃 모양의 나노구조로 합성했다. 

그 결과 속이 비어 있지 않은 기존 미립자 형태의 금속-페로시아나이드에 비해 세슘 흡착 속도가 1만배 빨랐다. 흡착 용량도 뛰어나다. 1g당 최대 454mg의 세슘을 제거한다. 기존 금속-페로시아나이드 대비 3배, 타이타노 실리케이트 대비 1.7배 뛰어난 결과다. 타이타노 실리케이트는 원전 사고 수습에 활용된 물질이다. 

꽃 모양의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 나노흡착제는 실험실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더욱 유용하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경쟁 이온인 칼륨이 5000ppm 이상 들어 있는 폐수에서도 세슘을 선택하는 분배 계수가 타이타노 실리케이트보다 261배 높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원전은 해안 인근에 자리를 잡는다. 이런 특성상 바닷물에서 세슘을 제거하는 능력도 중요한 요소다. 이번 기술은 바닷물 속에서도 세슘을 99.1% 이상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사용되는 세슘 흡착제 대부분은 pH 1 이하의 강산성 폐수에서 흡착 성능이 저하된다. 연구팀은 산성에 강한 티타늄을 사용했는데, 이 덕분에 강산성 폐수에서도 99.8% 이상의 세슘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티타늄을 사용한 타이타노 실리케이트의 81.3% 제거율보다도 월등히 우수한 결과다.

양희만 해체기술연구부 박사는 "제조가 쉽고 간편해 상용화의 필수조건인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면서 "기존 흡착제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고 적은 양으로도 대량의 방사성 폐수를 처리할 수 있어 폐액 처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국내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해외 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이달 9일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