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 중심 섹터 6번 제작 현대중공업서 기념식
5월 말 이동 시작해 7월께 프랑스 도착 예정


인공태양을 담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진공용기 섹터 제작 과정.<영상= 국가핵융합연구소>

인공태양을 담을 그릇 '진공용기'의 첫번째 섹터(중심 섹터 6번)가 국내에서 완성됐다. 5월 중순 이동을 시작, 7월 초 프랑스 카다라쉬에 위치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지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본격 ITER 장치 조립이 시작될 예정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는 ITER 진공용기 첫번째 섹터의 성공적인 제작을 축하하기 위해 정부, 연구기관, 산업체 관계자들과 20일 오후 2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ITER 진공용기 첫 섹터 완성 기념식'을 가졌다고 이날 밝혔다.

ITER는 한국, 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7개국이 참여해 2007년부터 2025년까지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부지 180만m²)에 건설하게 된다. 2025년 첫 플라즈마 생성을 목표로 한다. 

진공용기는 9개 섹터로 나뉘어 제작된다. 최종 조립 시 도넛 모양의 초대형 구조물로 높이 13.8m, 외부지름 19.4m, 총 무게 5000톤에 이른다.  이번에 완성된 섹터 6번(높이 11.3m, 폭 6.6m, 무게 400톤)은 진공용기 조립 설치 기준점이다. 우리나라는 9개 섹터 중 4개(#6, #1, #8, #7)를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한다. 나머지 5개는 유럽연합(EU)에서 제작 중이다.

이번 6번 섹터가 가장 먼저 설치된 후 진공용기 다른 섹터들의 조립 설치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9개 섹터 중 가장 먼저 제작되는 만큼 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ITER 건설 과정의 '아이스 브레이커'로 불리기도 했다.

진공용기는 핵융합로 가장 안쪽에 설치 돼 자기장을 이용해 핵융합 플라즈마를 가둔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그릇 역할을 한다. 또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하는 방사선 1차 방호벽 역할과 블랑켓, 다이버터 등 핵융합로 주요 내벽 부품들을 정밀하게 고정하는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진공용기는 3차원 형상을 갖는 특수 스테인레스 강 소재의 이중격벽 구조물로 완벽한 진공 상태를 구현해야 한다.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최고의 기술적 난이도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한다.

총 1km에 달하는 60mm 두께의 특수 스테인레스 강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내벽 부품을 정밀하게 조립할 수 있도록 수 mm 이하의 공차를 준수해야 하는 등 정밀한 성형과 용접 기술을 필요로 한다. 또 100% 정밀 비파괴검사가 요구되는 프랑스 원자력 안전규제 준수를 위해 주요 용접부를 완벽하게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비파괴 검사 기술이 개발, 적용되기도 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진공용기를 만들 첫번째 섹터 6번이 국내에서 제작됐다. 5월 이송을 시작해 7월초 프랑스 카다라쉬에 도착할 예정이다.<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진공용기를 만들 첫번째 섹터 6번이 국내에서 제작됐다. 5월 이송을 시작해 7월초 프랑스 카다라쉬에 도착할 예정이다.<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이날 행사에는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이경수 ITER 前부총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정부와 ITER 국제기구, 관련 산업체 등 관계자 총 30여 명이 참석해 그동안의 성과를 축하하고 실무자들을 격려했다.

진공용기 제작을 맡은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많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진공용기 섹터 6번의 제작을 계약 10년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첫번째 섹터를 완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머지 3개 섹터도 적기에 조달해 성공적인 ITER 건설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행사장 방문을 계획했던 베르나 비고 ITER 사무총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상을 통해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수많은 난제에도 진공용기팀의 협력이 이뤄낸 진정한 승리로 ITER 사업 추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는 한국의 산학연과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기정 ITER 한국사업단장은 "이번 진공용기 6번 섹터의 성공적 완성은 뛰어난 기술 역량을 지닌 국내 산업체가 ITER 국제기구, 한국사업단과 긴밀한 기술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대표적인 거대과학기술 성공 사례"라며 "앞으로도 ITER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 국내 산업체들과 함께 노력해 인류의 새로운 미래에너지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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