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코로나 대응 R&D 평가···무늬만 '긴급'

과기부·행안부 17억 규모 '긴급대응연구사업'
긴급 대응이지만, 평가 기준·절차 일반과 동일
"긴급 연구개발 성과 추적·관리 체계 갖춰야"
사진을 클릭하시면 관련 링크로 이동합니다.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제공>사진을 클릭하시면 관련 링크로 이동합니다.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긴급 대응 연구개발 추진 과정에서 불필요한 규정과 절차로 인해 무늬만 긴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일반적인 연구개발과 동일한 방식으로 추진되다 보니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긴급 대응 연구개발 효율성을 제고하고 관련 체계를 지속 추적·관리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8일 '코로나19 대응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부문별 대응 방안에 대한 중간 평가와 개선 과제를 종합 수록했다. 과학기술, 산업, 금융, 재정, 외교, 사회 등 26개 주제로 세분화해 분석한 내용이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총 17억원 규모로 공동 추진한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에 대한 평가와 개선점을 내놨다.

보고서에는 "긴급대응연구사업은 예기치 못한 재난·안전 문제에 긴급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 적용을 지원하도록 구성한 사업이나 다른 연구개발사업과 운영상 차이점이 없어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수록됐다.

긴급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일반 연구개발 과제와 같은 기준과 방식으로 선정 절차가 진행됐다는 지적이다. 그 사례로 3책5공이라 불리는 규정을 들었다. 3책5공 규정은 3개의 연구개발과제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 또는 5개의 연구개발과제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는 신규 연구개발사업을 신청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말한다. 

입법조사처는 "신속한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해당 분야의 최고 실력자가 참여할 필요가 있으나, 여러 개의 연구개발 과제에 이미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최고 실력자는 현재 3책5공이라 불리는 규정에 의해 참여할 수 없다"고 썼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긴급 대응 목적에 맞는 연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감염병 등 사회의 긴급 요청이 있는 문제에 대한 연구개발 사업의 경우 그 목적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3책5공을 적용하지 않고, 행정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입법조사처는 "주요 사회적 현안이 발생하는 경우 관련 연구개발 사업 예산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관련 센터, 연구단이 신설되는데 긴급 대응을 위한 사업 기획과 예산 배분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구개발의 결과와 관련 조직의 성과에 대한 추적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안별로 연구개발 대응 성과를 추적·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긴급 대응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관련 체계를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예기치 못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 예산을 사전에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다. 
김인한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