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통신]식물로 만드는 코로나19 백신

글 : Illozik(필명) Ph.D. in Life Sciences. SNU 학사
캐나다 'Medicago'의 임상계획
<사진=브릭 제공><사진=브릭 제공>

3월 20일자로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COVID-19 백신 후보들을 공개하였습니다. 현재 임상에 들어간 두 개의 후보(중국의 CanSino Biologics와 미국의 Moderna의 제품)도 보입니다.

Moderna의 RNA 백신 후보는 지난 3월 16일에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임상1상에 들어갔습니다. 첫 결과는 두 달 정도 후에 알 수 있는데 좋은 결과를 기원합니다.

한편 리스트에 조금 특이한 업체들도 눈에 띕니다. 중국의 CC-Pharming과 미국의 iBio 팀, 그리고 캐나다의 Medicago가 그렇습니다. 식물을 백신생산의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과 백신은 바이오업계소식 연재 초반인 2016년 한번 다룬 적이 있습니다(식물로 만드는 에볼라 치료제, ZMapp). 오늘은 Medicago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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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3월 14일자 BioSpace 기사입니다. 본 기사에서는 3월 12일 목요일 Medicago가 SARS-CoV-2 유전정보를 확보한지 20일만에 virus-like particle (VLP) 생산에 성공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곧 전임상 예정이며(안정성/효능), 7~8월에 임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Medicago의 CEO인 Bruce Clark는 20일이라는 시간을 강조하며, 다른 플랫폼에 비해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플랫폼의 차별성이라고 합니다. 백신뿐만 아니라 COVID-19 항체 의약품도 Laval University와 함께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본 대학팀의 프로그램 리더인 Gary Kobinger는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했었다고 하네요.

이제 Medicago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업체는 1999년 캐나다 퀘벡시에 설립되었습니다. Laval University와 Agriculture Canada로부터 라이선스 받아 창설되었습니다.

2006년 8월 Canadian Venture Exchange (CVE)에 MDG라는 티커네임으로 상장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Research Triangle Park (RTP)에 100% 자회사인 Medicago USA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 7월 Mitsubishi Tanabe Pharma가 Medicago를 약 $357M (한화 약 4,000억원) 상당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였고, 같은 해 9월 인수를 완료하였습니다. 이후 비상장회사로 전환하여 지금은 주식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지는 않습니다.

Mitsubishi Tanabe Pharma는 Medicago의 보통주와 발행주를 주당 $1.16에 전부 매수하였습니다(단, 기존 주주였던 Philip Morris Investments 보유 주식은 제외입니다). 당시 TSX 장에서 거래되던 Medicago의 주당 가격인 $0.95(2013년 7월 11일 종가기준)에 비해 22.1%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입니다. 보통 인수소식이 떠돌면 피인수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므로 실제로는 더 많은 프리미엄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7월 11일 이전 30일과 90일 주가평균은 각 $0.79와 $0.72로, 이를 기준으로 보면 46.8%와 61.1%의 프리미엄입니다. 인수결과 Mitsubishi Tanabe Pharma와 Philip Morris Investments가 Medicago 총지분의 60%와 40%를 보유한 주주가 되었습니다.

본 글의 통화단위는 캐나다 달러이지만 2012년 평균 캐나다 1달러가 미국 1.0005 달러였으므로, 미국 달러로 생각하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최근 굵직한 인수 건들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미 있는 수준이며, 이는 당시 매출이나 미래 현금흐름 가능성으로부터 도출된 액수일 것입니다(개인적으로 대차대조표로 자산의 장부가액(book value)을 따지는 것보다 실제 영업상의 성과로 기업가치 평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2012년 실적까지는 상장회사로서 공시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손익계산서를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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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손익계산서입니다. 일단 매출이 $5.5M 정도 확인됩니다. 이중 라이선스로 받은 금액이 약 $4.4M, 나머지는 연구 그랜트입니다.

먼저 라이선스 매출은 전부 Philip Morris Product 사로부터 발생했습니다. 중국 내 독감백신 생산/판매권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받은 금액입니다. 주주였던 Philip Morris가 Medicago의 상업화를 지지해주고 있었네요. 흥미롭게도 당해 Mitsubishi Tanabe와의 계약도 있었습니다. 공동연구 계약인데, 세 가지 신규 백신을 개발하는 조건으로 계약금(upfront)과 마일스톤 성과금 포함 $33M 상당의 계약이었습니다.

하지만 위 손익계산서의 2012년 그랜트(research agreement) 매출로 미루어 봤을 때 계약금 자체는 $1.17M 이하겠네요. 확인 결과 세 가지 백신 중 첫 타깃인 Rotavirus Like Particle (RLP) 백신 개발 연구 착수에 따라 $1.12M를 받았다고 합니다. Mitsubishi Tanabe도 이런 식으로 관계를 유지하다가 Medicago가 유망하다고 판단하여 2013년 인수를 감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50,000은 익명의 탑 10 글로벌 제약업체와의 공동연구로부터 받았다고 합니다. 이외에 당해 매출에 기여하지는 않았지만 미국방성 고등연구계획국(DARPA)와 진행하였던 H1N1 독감 백신후보 개발 프로젝트도 마무리 지었다고 하네요(총 $21M 규모 그랜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Medicago USA가 이 DARPA 협업을 통해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로부터 창출한 매출이 2012년 $5.5M입니다. 본 실적을 기준으로 삼으면 인수금액 $357M은 매출의 65배입니다. 영업이익이나 EBITDA는 모두 마이너스이므로 인수금액 산정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모호합니다.

결론적으로 매출의 65배, 혹은 당시 주가의 20~60% 수준의 프리미엄을 부여하여 인수를 감행했다는 사실을 통해, Mitsubishi Tanabe Pharma가 Medicago로부터 창출할 수 있는 이익(매출 시너지, 원가절감 시너지, 미래기술플랫폼 확보)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봤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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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Medicago는 어떤 기술을 보유한 업체일까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핵심역량을 크게 두 가지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Virus-like particles (VLP)와 식물기반 생산기술입니다.

먼저 VLP는 위 그림과 같이 바이러스와 같은 형태의 껍데기를 만들어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껍데기의 항원단백질이나 지질은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유전체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낮고, 또한 분할백신(split vaccine)과 달리 바이러스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면역활성에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식물유래 VLP 독감백신의 경우 기존의 독감백신 생산과정(유정란 방식 등)에서 발생하는 이슈인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 HA)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약효가 있는 VLP를 빨리 찾아내기 위해서는 VLPExpressTM이라는 high-throughput screening 플랫폼을 사용합니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일주일에 200개 이상 후보군 테스트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번 COVID-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에 있어서도, 이런 플랫폼을 활용하여 유전정보 확보 후 바로 VLP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그림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와 Medicago VLP 백신의 현미경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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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서두에서 언급했던 식물기반 생산 플랫폼입니다. 회사 이름이 Medicago여서 알팔파(Medicago sativa)가 연상됩니다. 사실 Medicago는 처음에는 정말 알팔파를 플랫폼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월한 형질전환과 생산성의 이유로 모델식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담배(Nicotiana benthamiana)를 대상으로 비교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Medicago도 연구과정 중 이런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고, 역시 2005년 신규 transient expression 시스템을 개발한 이후 담배를 생산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이용한 백신 생산이 지닐 수 있는 장점은 예전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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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서 바이러스 단백질을 발현시키기 위해 어떤 조작을 진행했는지 살펴봤습니다. Medicago의 등록특허 중 하나인 Recombinant influenza virus-like particles (VLPs) produced in transgenic plants expressing hemagglutinin (US9458470B2)이 이를 설명해줍니다. 본 특허는 독감백신 식물생산을 위해 헤마글루티닌(HA)을 장착한 VLP를 담배에서 발현시키는 실시예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래 특허도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일단 HA를 담배 잎에서 강하게 발현시키기 위해 알팔파 유래의 plastocyanine 프로모터를 사용했습니다. 담배에 웬 알팔파 프로모터?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알팔파로 시작한 기업이고, 어차피 이런 프로모터의 핵심 cis-elements는 종간에도 잘 보존되어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다른 특허를 피할 수 있음과 동시에 차별화된 특허기술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알팔파의 프로모터를 쓰지 않았을까 합니다.

또 HA 단백질은 3차원 구조가 항원으로서 기능에 중요한데, 이런 3차원 구조를 위해서는 소포체와 골치제를 거치면서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PTM)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식물세포에 발현시켰을 때도 이 과정이 오차 없이 일어나야 하고, 첫 단계인 소포체로의 이동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signal peptide (Sp)를 사용하였고, 이는 알팔파의 protein disulfide isomerase (PDI) 단백질 N터미널에 위치한 펩타이드를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알팔파 유래를 쓰는 이유는 역시 프로모터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상 독감백신의 예를 살펴봤지만, 이번 COVID-19 백신 또한 유사한 조작이 들어갔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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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go는 담배를 이용하여 백신뿐만 아니라 항체도 생산합니다. 이를 아우르는 파이프라인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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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백신과 항체를 개발 중인데, 요즘 유명해진 단어인 'pandemic'도 눈에 들어옵니다. 실제로 빠른 생산성으로 인해 대유행성 감염질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식물기반 백신의 장점이기 때문입니다.

2009년 H1N1 신종플루 유행 당시 Medicago는 연구수준이긴 하지만 19일만에 백신후보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또 2015년에는 에볼라 항체치료제를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하네요. 이번 COVID-19 백신은 전임상을 무사히 마치고 계획대로 여름에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 정보출처 :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 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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