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코로나19’란 찬스

비정하게 들리겠지만, 숱한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은 살아남은 자들에겐 더없는 축복이 되곤 했다. 실제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30%인 1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페스트가 물러가자 생존자들은 전에 없던 호시절을 보냈다. 인구가 확 줄면서 임금은 올랐고 가구당 토지는 늘었기 때문이다. 이 당시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이렇듯 코로나에 깊은 내상을 입은 나라와 덜 다친 국가가 생기면서 국제 질서가 지각변동을 할 수 있다.

[조선일보] 코로나가 바꿀 세상

큰 전염병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은 흑사병은 살아남은 농노의 발언권을 높여줌으로써 봉건제 붕괴를 촉발했다. 농노 이탈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상업이 발달했고 근대 자본주의 토양이 만들어졌다. 1920년대 미국에선 스페인 독감 창궐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노동력 감소를 벌충하려고 설비 투자를 급히 늘린 덕에 미국이 영국을 제치고 글로벌 산업 패권국이 됐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코로나가 '라이프스타일·의료·교육·국제관계' 다 바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 창궐이 가정, 의료, 교육, 정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경제] WSJ가 예상한 '코로나 이후 세계', 우리 미래일 수 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선진국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우리가 한발 앞서 적극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침 한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세계적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것을 계기로 바이오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터다. 원격의료 등 바이오산업 곳곳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 반도체를 이을 미래 주력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조선일보] 전술 국가에서 전략 국가로

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나라가 드디어 전략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예전처럼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선진국을 베끼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전략을 세우고 의료진과 국민이 한데 뭉쳐 구체적인 전술들을 슬기롭게 수행해냈다. 그랬더니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코로나, 한국의 디지털화 촉진하는 결정적 전환점 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보건 위기일 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 100년 만에 최대 충격을 안겨줄 만큼 전 세계 경제 질서 구조를 순식간에 바꿔놓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삶을 재건하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 시대를 지금부터 내다보고 디지털화를 촉진함으로써 이 위기를 더 강한 첨단 국가로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매일경제] 보호 아닌 경쟁…실리콘밸리 존재의 이유

혁신은 때로는 많은 사람을 비참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을 때도, 나쁠 때도 기업은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며,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낙오자들을 남깁니다. 이 법칙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똑똑한 사람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니, 어려운 상황에 처해 보니 어쩌면 그들이 더 절벽 위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위기에 드러난 실리콘밸리의 이면을 본 저는 다시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을 부러워만 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안 겪어본 감염병 없는 '국내 최고 베테랑'

권 부본부장은 '아시아의 슈바이처'라 불린 고(故) 이종욱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이 사무총장이 임기를 시작한 직후인 2003년 9월부터 별세 직전인 2006년 3월까지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30개월 동안 파견 근무를 했다. 그는 이종욱 사무총장과 함께 식사하며 들었던 말들을 블로그에 정리해뒀었는데, 1주기에 맞춰 책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를 펴냈다.

[중앙일보] 트럼프는 전화하고 루마니아는 수송기 보내 “한국 진단키트 달라” 왜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이번처럼 갑자기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질 때는 진단키트의 양산이 중요한데,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것은 민간기업밖에 없다”며 “한국은 그간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한 진단 관련 민간기업들이 노하우를 쌓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한국의 의료 경쟁력, 어떻게 최고가 됐나

민간 바이오기업, 병의원과 의료진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토양은 역설적으로 건강보험이라는 공공 재원이었다. 만약 건강보험이 코로나19 진단검사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그 비싼 검사를 누가 선뜻 받겠는가. 수요가 창출되지 않으면 이를 개발한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건강보험은 민간 기업이 ‘안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한국경제] 거장의 어깨 위에서

에사키 박사는 ‘노벨상을 타기 위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 자기를 압박하는 과거 경험에 사로잡히지 말라, 둘째 권위 있고 유명한 교수의 그늘에 안주하지 말라, 셋째 필요하지 않은 일에 집착하지 말라, 넷째 도전을 피하지 말라, 다섯째 어릴 적의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던 아름다운 영혼을 잊지 말라. 인생이 깊어지면 철학이 되는 걸까. 진정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던 아름다운 영혼인 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건 나의 행운이었다.

[중앙일보] 중국판 세계화에 동승한 대가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이 떠난 세계화 무대에 중국이 새로운 주역임을 보여줄 기회였다. 중국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세계의 협력을 구했다면, 세계가 이 괴물 바이러스와 싸우는 시간은 더 앞당겨졌을 것이다.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간과의 전쟁은 그만큼 더 빨라졌을 수 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생명을 구했을 터다. 세계 곳곳의 무수한 실업자, 쏟아지는 파산 기업들을 살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조선일보] "감염병 앞에선 모두 철학자가 된다"… 세계는 '페스트' 열풍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지구촌은 지금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열독 중이다.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카뮈가 1947년 발표한 소설 '페스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페스트'를 독점 출간해 온 갈리마르 출판사는 3월 이후 5000부를 더 찍었다. 이탈리아에선 카뮈의 '페스트'가 베스트셀러 3위까지 뛰어올랐다. 국내 '페스트' 판매도 급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어판 '페스트'는 약 30종이고, 전부 합쳐서 지난 두 달간 약 1만8000부 팔렸다. 민음사에서 낸 '페스트'(김화영 옮김)가 7000부가량 팔리면서 선두를 차지했다.

[조선일보] 100년 국정 공백은 정실 인사에서 비롯되었다

경기도 이천에는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가 아비 묘막으로 지은 고택이 남아 있다. 원래 99칸이었으나 큰 건물 일부는 연전에 후손들이 매각해 주춧돌만 남아 있다. 집과 농지는 서울대에 기증했으나 지금 텅 비어 있다. 그 집 도로명 주소는 '청백리로 393번길 100-131'이다. 입으로 능력 인사를 외치고 손으로는 정실 인사를 펼쳤던 한 왕이 남긴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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