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과기한림원 등 12일 '코로나19 중간점검' 공동포럼 개최
"감기같은 질환 가능성 높고 약간의 후유증 동반 예상"

Q. 코로나19 감기, 메르스처럼 풍토성 질환될까?
A. 가능성 크다.
 
Q.코로나 변종출현, 얼마나 많이 발생할까?
A. 현재 보고된 종은 크게 2개다. 감염자가 10만명이 넘으면서 새로운 유형 출현은 가능하나 변종이 생각처럼 빠르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Q.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전파력이 약해질까?
A. 바이러스는 온도나 기온, 습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바이러스 구조 자체가 높은 온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체되기 쉬워지는 것은 맞다.
 

과학계와 의학계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보다 감기처럼 풍토성 질환이 될 가능성이 크고, 감염 후 후유증이 전혀 없을 순 없지만, 현재로서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등 견해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회장 이우일)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 임태환),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는 12일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19 중간점검(과학기술적 관점에서)'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과총 등 유관기관이 코로나19 관련 포럼을 개최한 것은 지난 2월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포럼에는 10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코로나19 특성과 통계 의학적 후유증 예측, 최소화 방안, 추후 대처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국민 대상 질의에 응답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론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온라인 영상캡쳐>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론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온라인 영상캡쳐>
발제한 바이러스학 전문가인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에 따르면 일반 RNA가 고유한 유전정보와 서열이 정확히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 RNA는 집단구조 자체가 비대칭으로 존재해 복제 시 돌연변이 확률이 높고 다른 개체나 숙주에 전파도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비교했을 때 유전체는 L과 S형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됐다. 우한지역 내에서는 L형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그 외 다른 지역으로 갈수록 S형의 비율이 높았다.
 
정 교수는 "미국과 호주 감염자에서는 L과 S형 두 가지가 동시에 발견되기도 했다. S형이 L형의 조상으로 보인다"면서 "이 진화가 사람 간 전파 이후 발생했을 확률은 낮지만 감염자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유형 출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변이는 그렇게 생각처럼 빠르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 19가 완전 종식에 대해 ▲근절 ▲차폐 ▲풍토병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으면서 '풍토병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풍토병'은 감기나 메르스처럼 특정 지역 또는 연구집단에서 자연 발생 감염이 산발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근절'은 효과적인 예방백신의 상용화로 천연두처럼 영구적으로 감염을 종식시키는 것이며, '차폐'는 사스와 같이 일정 지역에서 자연발생 감염된 후 한시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코로나19 병원체는 빠른 전파력과 고령자에게 치명적이며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 등 어떤 코로나보다 다양한 감염경로를 갖고 있다. 이는 곧 지역사회전파 가능성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며 "백신도 치료제도 없으면서 동물 숙주를 제거하지 못하면 풍토병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과학계와 의학계 바이러스 전문가 10명이 모여 코로나19 관련 국민의 궁금증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토론했다.<사진=영상 캡처>
과학계와 의학계 바이러스 전문가 10명이 모여 코로나19 관련 국민의 궁금증에 대해 질의응답하고 토론했다.<사진=영상 캡처>
이어 발표한 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실제 환자를 진단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초창기 가벼운 증상처럼 보여도 CT 촬영을 통해 폐렴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인공호흡기를 부착할 정도로 콩팥이 다 망가지는 패혈증이 오면 쇼크가 발생해 거의 회복하기 어렵다"면서 "전염병이 강한 특성을 가진 코로나19는 결국 백신 개발로 방화벽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중국에서 보고된 다양한 자료와 국내 연구현황 등에 대해 공유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내용과 국민 질의응답을 Q&A로 정리한다.
 
Q. 코로나19는 폐렴으로 무조건 이어지나.
A.(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 국내 환자 초기증상 시 X-레이 촬영에서는 큰 이상이 없지만 CT 촬영에서 95%가 폐렴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중국의 데이터는 소아들의 CT 촬영이 대부분 안 되어있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결과를 알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병이 처음엔 콧물, 감기에서 폐렴, 중증 폐렴 식의 변화를 보이므로 상당수 폐렴으로 이어진다고 이해된다.
 
(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교수) 중국 환자 중 입원환자에서 폐렴 보고는 많이 못 봤지만 CT를 보면 반 이상 폐렴이 보고된 사례가 많다.
 
Q. 산모의 감염이 태아감염과 어떤 관계가 있나.
A. (도경헌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중국논문에서 5명의 산모 중 3명의 신생아에게 감염사례가 나타났다. 하지만 출산 과정 중 산도에서 감염된 것인지, 자궁 속에 있을 때 감염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단지 신생아에서 감염이 보고되니 수직감염상태라고 볼뿐 자궁 내 감염에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태다.
 
Q. 혈액전파 가능성은?
A. (이혁민 연세대 의대교수) 혈액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검출은 있었지만, 혈액을 통한 전파는 아직 증거가 없다.

Q. 전문가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코로나19 전파력이 낮아질 것 vs 날씨만으로는 모른다' 의견이 나뉜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A. (정용석 경희대 교수) 바이러스는 환경변화 즉 온도, 기온, 습도에 영향을 받는다.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바이러스는 높은 기온에 불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전파력은 다르다. 아프리카, 태국, 싱가폴, 중동은 덥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이 강한 이유는 모든 국민이 사막에 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도시의 밀집한 지역에서 생활한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그런 독특한 환경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중동에서 전파의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Q. 국내 치료제 중 코로나19 임상이나 준비 중인, 혹은 그 전 단계, 허가단계인 약물이 있나.
A.(김형래 화학연 팀장) 개발단계인 것은 없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몇 년 내 약효가 있는 화합물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 약이 시장에 유통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Q. 신약개발에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출연연 연구상황은?
A. (김형래 화학연 CEVI 융합연구단 바이러스치료제팀장) 신약개발은 긴 시간과 과학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약효 독성 부작용 등 봐야 하므로 15년, 1조원 이상 투입이 필요하다. 코로나19는 긴급한 상황인 만큼 한국파스퇴르연구원과 약물재창출연구를 진행 중이다.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을 전체 스크리닝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약물을 찾아 의사가 활용토록 하는 것이 목표다.
 
(류충민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장)
CEVI와 파스퇴르연에서 스크리닝하면 4월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 식약처는 인간에게 직접 사용하기 전에 동물시험을 하기를 권고한다. 동물실험은 쥐부터 돼지 등 대동물, 최종적으로 원숭이에 실시한다. 생명연은 코로나19 실험이 가능한 국가영장류센터를 운영 중으로 원숭이를 통해 약물 효능을 바로 시험할 계획이다. 이 실험결과는 의사에게 약 효능을 알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 줄 것이다.
  
Q. 개학을 할 텐데, 교사 입장에서 감기 증상인 아이들을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A.(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내가 교사라면 감기 증상인 아이를 선별진료소에 데려갈 것 같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자가격리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가족과 학생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