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선 교수 연구팀,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 개발 등에 활용 기대

스핀 구름과 스핀 구름 입증에 사용된 양자 소자 도식도. 붉은 색 화살표는 불순물 스핀, 노란색 화살표는 스핀 구름, 노란색 곡선은 스핀 구름의 공간 분포를 각각 나타낸다. 파란색 바탕은 이차원 전자계, 은회색 막대들은 전기장을 인가할 게이트를 각각 나타낸다.<사진= KAIST>
스핀 구름과 스핀 구름 입증에 사용된 양자 소자 도식도. 붉은 색 화살표는 불순물 스핀, 노란색 화살표는 스핀 구름, 노란색 곡선은 스핀 구름의 공간 분포를 각각 나타낸다. 파란색 바탕은 이차원 전자계, 은회색 막대들은 전기장을 인가할 게이트를 각각 나타낸다.<사진= KAIST>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반도체 안의 스핀 구름 존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입증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스핀 구름의 존재를 확인하며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심흥선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응집상 양자 결맞음 선도연구센터)이 금속과 반도체 안에서 불순물의 자성을 양자역학적으로 가리는 스핀 구름의 존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그동안 금속과 반도체 속 불순물이 스핀을 갖게되면 주변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생성된 스핀 구름에 가려진다고 알려져 왔다. 불순물 스핀이 주변의 자유 전자들에 의해 차폐되는 현상으로 콘도 효과(Kondo effect)로 불린다. 불순물 스핀을 가리는 자유 전자들은 콘도 스핀 구름 (Kondo spin screening cloud)이라 불리는 공간 구조를 이룰 것으로 예측돼 왔다.

콘도 효과의 여러 특성들은 대부분 규명됐다. 하지만 스핀 구름의 존재는 입증되지 못해 논란이 지속돼 왔다. 스핀 구름이 자성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돼 이를 발견하고 제어하는 것은 성배를 찾는 것에 비유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홍콩성시대학의 연구진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콘도 스핀 구름을 최초로 발견했다. 발견한 스핀 구름의 크기는 마이크로미터(10-6 미터)에 달한다.

연구팀은 스핀 구름을 전기 신호를 이용해 관측하는 방법을 2013년에 선행연구로 제안한 바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전기장을 스핀 구름 내부에 가한 경우와 외부에 가한 경우에 각각 서로 다른 전류가 발생함을 예측했고, 이를 이용해 스핀 구름 공간 분포의 관측을 제안했다.
 
심 교수 연구팀의 제안에 따라 일본이화학연구소와 홍콩성시대학의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해 반도체에 불순물 스핀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생성된 불순물 주변에 서로 다른 여러 곳에 전기장을 인가할 수 있는 양자 소자를 제작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100mK(밀리켈빈)의 낮은 온도에서 관측된 소자의 전기 신호를 심 교수 연구팀에서 분석한 결과, 발견된 스핀 구름의 크기와 공간 분포는 이론 예측과 일치했고 그 크기는 수 마이크로미터(10-6 미터)로 확인됐다.
 
심흥선 교수는 "스핀 구름의 존재 입증은 학계의 숙원으로, 이번 연구에서 스핀 구름이 발견된 만큼 스핀 구름에 대한 후속 연구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스핀 구름을 전기적으로 제어해 미해결 자성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핀 구름의 양자 얽힘 특성을 기반으로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를 개발할 수 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과학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홍콩성시대학(City University of Hong Kong)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KAIST 물리학과 심정민 박사과정 학생이 1 저자로 참여했다.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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