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이언스매거진, "북한 외부로부터 도움 받아야"
주민 43% 이상 영양실조···"이대로면 결핵환자 감당 못해"

사이언스 매거진은 지난 6일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국경폐쇄' 조치가 오히려 자국 내 결핵환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
사이언스 매거진은 지난 6일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국경폐쇄' 조치가 오히려 자국 내 결핵환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사실상 팬더믹으로 확정된 가운데 북한의 '국경폐쇄' 조치가 오히려 코어집단의 감염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과학 전문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대응 체계가 결국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내용을 최근 보도해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1월 22일,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항공과 열차 등 교통편 운행도 중단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를 내리고 현재까지 시행 중에 있다. 

하지만 이는 북한 내 결핵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 사이언스지의 주장이다. 국경 폐쇄로 인해 중국 다롄에서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물류 중 1차 결핵약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인도주의 단체 관계자는 "결핵균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더 독한 결핵균으로 변종되기에 상당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북한결핵관리합동보고서(2017)에 따르면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매년 5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 43% 이상이 영양실조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사이언스매거진 뿐만 아닌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 각국 외신들은 북한이 하루 빨리 국경을 열고 외부로부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북한은 국민과 평양 주재 외국인을 포함한 약 1만명에 달하는 인원을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격리했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다음은 사이언스 매거진이 보도한 내용.

북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방어 조치가 결핵과 다른 전염병 퇴치를 방해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1월 말, 북한은 두 곳의 코로나19 핫스팟인 중국과 한국 사이에 낀 채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고 중국과의 철도 연결 또한 끊었다. 이후 북한 남포항으로 갈 예정이던 컨테이너들이 붉은 테이프를 칭칭 감은 채 중국 다롄에 발이 묶여 있다. 지금 북한을 드나드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과의 국경을 건너는 것이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중단되거나 백신이 확보될 때까지 국경 제한조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북한 내 수천 명의 결핵환자들을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인도주의 단체 관계자는 "다롄에 있는 수백 개의 컨테이너 중 1차 결핵약이 들어있는 컨테이너 3개도 포함되어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1차 결핵약 공급이 5~6월쯤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은 결핵균에 감염된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위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더 독한 결핵균이 등장할 수 있다. 그는 북한 내 광범위한 결핵환자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은 블랙박스다. 맨체스터대 인도주의 분쟁대응연구소 차지호 교수는 "만약 잠재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정치적, 사회적 오명 때문에 숨겨질 것"이라며 "이는 역학조사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감시를 위해 개인집단을 격리시킨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바이러스 검사 가능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달 1일, 북한에 체류 중인 모든 외국인들은 30일간의 강제 격리조치를 받았다. 북한은 이번주 평양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단 한 차례 항공편을 마련했디. 이는 출국 희망 외국인들을 통해 러시아에서 제공한 코로나19 시험 키트를 포함한 의료 물자를 들여오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여건이 될 때 정기적으로 북한을 여행하는 인도주의적인 관리는 북한 공중보건 종사자들의 안녕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그들이 코로나19 상황 분석에 있어 정치적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최전방에 있음으로 직면할 수 있는 건강상의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 그들이 없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 깊이 염려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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