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시련입니다. 늦겨울처럼 냉혹한 현실 앞에 있습니다. 이런 시련 속에서 오늘의 질본 풍경은 어땠을까요.
오후 2시 정례브리핑은 권준욱 부본부장이 정은경 본부장을 처음으로 대신했습니다. 권 부본부장은 "일정과 체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번갈아 가면서 브리핑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이형민 의료기관감염관리팀장, 구현숙 연구관도 처음으로 브리핑장에 함께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합심(合心)하려는 의지로 보여집니다.
평소에 못 보던 현수막도 눈에 띄었습니다. 질본 옆에 있는 식품의약안전처 건물에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이 있기 때문에 서로 마음을 모으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죠. 오늘 본 문구의 시를 아래에 소개합니다.
겨울 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오송=김인한 기자
inhan.kim@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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