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에서 더 강한 '첨단합금 비밀' 밝혔다

원자력연, 6개 기관과 공동연구
엔트로피 합금 비밀 '낮은 적층결함에너지'서 찾아
연구자들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로 하나로(HANARO) 내의 중성자과학연구시설에서 실험하는 모습.<사진=원자력연 제공>연구자들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로 하나로(HANARO) 내의 중성자과학연구시설에서 실험하는 모습.<사진=원자력연 제공>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에 액체질소를 부어 얼린 후 총으로 쏴 부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금속이 저온에서 충격에 약한 성질을 가져 가능한 일이다. 

지난 2014년 극저온에서 충격에 더욱 강한 '엔트로피 합금'이 네이처지에 보고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국내 연구진이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저온에서 더욱 강한 엔트로피 합금의 비밀이 '낮은 적층결함에너지'에 있음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원자력연과 국내외 총 7개 기관이 함께했다.(두산중공업, KIST, 충남대, 울산대, 순천대 및 일본 J-PARC 시설 연구자가 공동연구)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실증연구를 통해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산업에서 흔히 쓰이는 스테인리스강 대비 45%에 불과해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저온에서 충격에 더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바둑판같은 격자구조의 점에 원소가 박혀 있는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금속에 힘이 과도하게 가해지면 규칙적이던 원소배열의 격자구조가 깨지면서 불규칙한 적층결함(stacking fault)이 생긴다. 

엔트로피 합금은 적층결함에너지가 낮은 금속으로 알려졌는데, 힘이 가해질 때 원소배열이 대칭적으로 놓이는 쌍정변형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쌍정변형을 거치면 금속 내 입자 크기가 더 작아져서 단단해지고 충격에도 훨씬 강해진다. 즉, 연구진은 엔트로피 합금의 적층결함에너지가 낮고, 이로 인해 저온일수록 쌍정변형이 더욱 쉽게 나타나 충격에 강해진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해외의 첨단 중성자과학연구시설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있다. 기존의 전자현미경으로는 실험적 오류가 빈번했고, 한 번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작은 부문만 관찰할 수 있어 실험결과가 불안전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학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산업에서도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연 3조원 규모의 국내 극저온 밸브, LNG 저장탱크 및 액체수소 저온탱크 시장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약 50조에 달하는 극지 해양플랜트 소재부품 사업에 기초과학적 기반지식 및 생산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또 우주·항공, 수소자동차 등의 첨단 미래 에너지 소재분야 등으로 적용분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우완측 박사는 "첨단 중성자과학 시설을 활용해 기초과학연구 및 실용화 사업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가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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