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낮추고 과정 간소화

장영태 IBS 연구팀이 당뇨병 정밀 진단과 조직검사에 사용 가능한 새로운 형광물질(PiF)을 개발했다. 사진은 PiF를 주입한 뒤 촬영한 생체 외 이미지다.<사진=IBS 제공>
장영태 IBS 연구팀이 당뇨병 정밀 진단과 조직검사에 사용 가능한 새로운 형광물질(PiF)을 개발했다. 사진은 PiF를 주입한 뒤 촬영한 생체 외 이미지다.<사진=IBS 제공>
당뇨병 발병 및 진행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노도영)는 장영태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팀이 국내외 공동연구를 통해 당뇨병 정밀 진단과 조직 검사에 모두 쓰일 수 있는 새로운 형광물질 파이에프(PiF)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지에 지난 10일자로 게재됐다. 

당뇨병 진단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혈당 정보 하나만으로 병의 진행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어렵다.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건강상태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외과적으로 췌장을 조금 떼어내 분석하는 방법이 유일했지만 반복적으로 떼어낼 수 없었다. 또 병 진행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베타세포 양을 1~2일이 소요되는 분석기술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비침습적으로 베타세포를 시각화하고, 건강한 베타세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우선 췌장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결합해 형광을 내는 화합물을 선별했다. 이후 양전자단층촬영(PET) 조영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보 화합물에 불소원자를 미리 도입해 췌장 베타세포만 특이적으로 탐지하는 PiF를 최종 선별했다.

선별된 PiF를 당뇨병 모델 생쥐에 주사한 결과, 2시간 이후 PiF가 췌장 베타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탐지함을 확인했다. 연구 관계자는 "조직을 채취해 항체를 붙이는 등 복잡한 절차 등이 간소화돼 기존 조직검사에 비해 처리 시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슐린으로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당뇨병 환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췌장섬을 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하는데, PiF를 사용하면 이식 성공여부도 관찰할 수 있다. 60분 이후 PiF가 빠르게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PiF를 조영제로 사용해도 부작용이 적다는 의미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PiF는 광학 및 PET 영상화가 모두 가능한 이중방식으로 베타세포를 탐지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화합물"이라며 "당뇨병 발병 여부 및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임상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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