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폭탄 맞은 中 연구현장 현황은?

美 사이언스, 이동제한 등 고충·행사 취소·의약품 부족 현상 우려
해외 과학계 "지금은 자신 연구 분야 아닌 백신 개발에 협업해야"

미국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지난 21일 'Coronavirus epidemic snarls science worldwide' 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국 연구진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미국 과학 전문 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지난 21일 'Coronavirus epidemic snarls science worldwide' 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국 연구진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사진=사이언스 매거진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민간인뿐만 아닌 과학기술계 종사자들도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가운데 다양한 감염병 연구진이 자신의 연구를 잠정 중단하고 코로나19 연구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적 감염병 문제 해결에 힘을 모아 한다는 취지에서다.

미국 과학 전문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지난 21일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후 달라진 세계 곳곳 연구진의 상황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중국 내 연구진은 실험과 안전 사이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연구자로서 무엇이 중요한지의 기준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중국 연구자들은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외부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현실에 "모든 것은 멈췄다"라고 표현했다.

중국뿐만 아닌 해외 연구진에게도 코로나19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현재 예정돼있던 국제포럼은 모두 취소됐거나 연기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의약품 공급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자신의 연구분야를 코로나19로 전환하거나 백신 개발을 위해 기업체와 협력하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연구진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의 연구진은 진행하던 연구를 보류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을 위해 나서는 모양새다.

크리스토퍼 다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국 연구진의 코로나19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전염병 연구를 잠정적으로 연기한다" 고 밝히는 등 해외 과학계 전반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속속 지원에 나서는 추세다. 
 
◆ 다음은 사이언스 매거진이 보도한 내용.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제프리 얼리히 상하이 뉴욕대 신경과학자에게 그의 과학적 철학과 연구진의 안전 사이에 혼동을 주고 있다.

그는 상하이 뉴욕대에서 동물 실험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그에게 연구중단과 동물실험에 가능한 적은 수의 연구원을 사용하라 권했다. 이에 그는 "연구자로서 연구 생산성과 동료연구진의 안전, 그 중간의 균형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연구에 몇 년을 투자했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그 지점을 찾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고 밝혔다.

제프리는 중국 내 수천 명의 과학자 중 한 명일 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학교들은 휴교 상태며 실험실 출입은 제한됬다. 모든 프로젝트와 현장 작업이 중단되고 여행객 또한 감소했다. 세계 각지의 과학자들은 중국과의 협력이 중단되고 예정돼있던 과학 포럼이 취소되거나 연기됨에 따라 코로나19의 영향력을 느끼고 있다.

현재 중국은 21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7만 3332명으로 집계됬으며 사망자는 1873명이다. 아직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여파는 상당히 치명적이며 이는 연구원들에게 막대한 손실과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존 스피크먼 CAS(중국과학원)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원은 "일상의 모든 것이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혼란스럽다"며 "연구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정부가 대학과 연구소를 폐쇄한 것에 대해 이해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제한된 연구는 연구자로서 막대한 손해를 입지만 중국 정부의 행동 방침은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코로나19의 진원지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엔 특히 그 손해가 심각하다. 사라 플라토 장한대 동물행동학과 교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큰 벽에 직면해있다. 학교 내 거주하는 교직원들과 학생들은 기숙사에만 갇혀있고 학교 외에 거주하는 플라토는 3일에 한 번 정도 밖에 나오지 못한다. 그는 동료연구진과 함께 코로나19와 천산갑(몸 위쪽이 딱딱한 비늘로 덮여 있고 긴 혀로 곤충을 핥아먹는 동물의 총칭)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그가 쓰던 논문 자료는 현재 그의 사무실에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캠퍼스 내로 들어갈 수 없기에 그는 논문 작업을 지속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른 도시의 상황들도 좋지만은 않다. 징마이 오코너 CAS 동종 고생물학 연구소 고생물학자는 "바이러스는 연구에 있어 매우 성가시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수집을 하는 사람도, 서류에 서명할 사람도 없다"며 "모든 일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어떠한 샘플도 분석할 수 없으며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기존 데이터에 의지하는 것뿐" 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중국 일부 연구진은 실험이 아닌 논문 작성과 지원금 신청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 국립과학재단은 연구자들을 위해 지원금 신청 기간을 연기했다. 과학자들은 많은 대학과 학원들이 학생들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개설한 온라인 수업에서도 바쁘게 움직인다. 푸우밍 CAS 뇌과학 지능기술센터 신경과학자는 매일 2시간씩 신경생물학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참여한다"고 답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는 지구 반대편까지 그 피해가 퍼져나갔다. 다니엘 캄멘 버클리대 재생에너지 연구원은 중국 전역에 전기 택시를 기반으로 추진하려던 자신의 '녹색 교통 프로젝트'가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연구진도 증가하고 있다. 장린치 칭화대 교수는 자신의 연구대상을 기존 HIV(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서 코로나19로 전환했다. 그와 연구원들은 심지어 지난 설 연휴도 포기했다. 장 교수는 "연구로 새해를 기념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스스로 인간 세포에 침투할 수 있게끔 지닌 표면 단백질을 연구, 이를 이용한 백신개발을 위해 산업체와 협력했다. 이에 세계 수많은 전염병 연구진은 그들의 기존연구를 보류하고 코로나19 연구에 동참했다. 크리스토퍼 다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국 연구진의 코로나19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전염병 연구를 잠정적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은 예정돼있던 수많은 과학 포럼에 차질을 끼쳤다. 현재까지 중국뿐만 아닌 아시아, 유럽 등의 수많은 포럼이 취소되었거나 연기됬다. 코로나19 사상자 중엔 3월 상하이에서 예정돼있던 국제줄기세포연구회(ISSCR) 국제심포지엄과 4월 초 제2차 싱가포르 에너지소재 심포지엄 참가자가 포함돼 있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월 20~24일까지 개최 예정이었던 국제전염성질병협회(ICID) 심포지엄 주최 측은 "모든 참가자는 자국 내 코로나19와 싸우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일정을 지연시켰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의약품 공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항생제 원료와 암, 심장병, 당뇨병 약품 등 전 세계 활성 의약품의 80%를 생산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중국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 재고 부족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약물 유효성을 연구하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전염병 연구·정책 센터장은 "이것은 현재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리앙겔라 시마오 세계보건기구(WHO) 부국장은 코로나19가 필수 의약품에 미치는 영양에 대해 '즉각적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국제제약협회(IFPMA)와 접촉하고 있으며 많은 제약 회사들이 설 명절에 앞서 2~4개월분의 제품을 비축했다는 의견이다. 또한 후베이성의 몇몇 제약 회사들을 제외하곤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제약회사가 중국 상해를 포함한 코로나19에 덜 영향을 받는 지역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를 통제하지 않으면 지금 이 상황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모든 상황은 앞으로의 코로나19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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