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특허로 보는 AI 기술, 어디까지 왔나

글: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에어비엔비·우버 AI 이용한 고객 선별 특허가 화제
ETRI·KAIST, AI 기술 세계적 수준
작년 1월, 세계 지식재산기구(WIPO)가 1950~2016년까지 전 세계 AI 관련 특허 3만4천 건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덕연구단지 ETRI와 KAIST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경제 기업의 AI 특허내용과 WIPO 보고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 공유 플랫폼 기업 에어비앤비·우버의 고객 특성 판단하는 AI 특허

AI가 공유경제로까지 스며들고 있다. 지난 1월, 공유 숙박 플랫폼 기업 에어비앤비가 AI를 이용, 투숙객의 폭력적 성향 여부를 판단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가 보유한 이 기술은 최근 유럽특허청이 특허를 공개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그 동안 숙박객이 물건을 훔치거나 건물 시설을 파손하는 등의 사고가 이러한 기술 도입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특허에 따르면 이 기술은 SNS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를 조사, 예약 신청자의 특징을 알아낸다. SNS 허위 정보, 약물이나 알코올 관련 사항, 인종 차별, 섹스 노동, 부정적 콘텐츠 작성, 범죄 연루, 블로그나 뉴스, 사이트 등이 조사대상이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통합해 예약 신청자 특징을 파악, 오프라인에서 타인에게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한다. 마지막으로 예약 신청자의 고용상태, 교육 이력 등의 정보를 추가하여 숙박 제공자(Host)와 예약 신청자(Guest)가 서로 어울리는 정도를 산출한다. 

이 기술에 대해 일부는 '개인의 디지털 발자국'을 이용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인간이 하는 것을 AI가 대신하는 것 뿐"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비치기도 한다.
 
2018년 6월, 세계 최대 차량 호출서비스 기업 우버가 AI로 만취 승객을 가려내는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만취한 호출자로부터 운전자나 차량 공유 승객을 보호하는 AI 어플리케이션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신청했다. 

특허내용에 따르면 이 기술은 호출자의 스마트폰에서 보내오는 여러 종류의 신호를 조합해 음주 상태를 파악한다. 호출 과정에서 문자입력 오류가 보이거나 평소보다 호출 시간이 오래 걸리면 만취 상태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늦은 밤 호출이거나 직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호출하는 경우 등도 고려 사항이다. 심지어 만취한 승객은 스마트폰 화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출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는 각도까지 파악한다.

이러한 기술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며 걱정 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버는 운전자가 고객 지갑 분실 등의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할 수 있다며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 AI 특허 강자는 IBM과 Microsoft, 대덕 ETRI와 KAIST도 세계적 수준

AI 기술의 전통 강호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다. 2019년 WIPO의 AI 보고서에 따르면 AI 특허 건수 1위는 IBM으로 8290건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5930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위가 일본 도시바(5223건), 4위가 한국 삼성전자(5102건), 5위가 일본 NEC(4406건)다. LG전자는 19위로 나타났다. 

특정 산업 또는 응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도 눈여겨봐야한다. 심층학습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바이두(Baidu), 운송 분야에 독보적인 일본 도요타와 독일의 보쉬(Bosch), 생명·의료 과학 분야에는 독일 지멘스, 필립스 등이 있다. 전체 건수로는 미미하지만, 소셜네트워크 부분에서 탁월한 기업은 미국 페이스북과 중국의 텐센트다.
 
기업이 AI 특허를 선점하고 있지만 대학·공공연구기관은 분산형 AI, 신경 과학, 뉴럴 로보틱스와 같은 중요한 발명을 하고 있다. 특허 보유 기관 톱 500개 중 167개가 대학·공공연구기관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10개 기관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중국 과학원, 시안 전자과기대학, 저장대학, 칭화대학 등이 포진하고 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대학, MIT, 미국 해군, 컬럼비아대학교 등 20개 기관이다. 우리나라는 19개 기관이 속해있다. 

이 중에서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압도적이다. ETRI는 기업 포함, 전체 500개 기관 중 20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학·공공연구기관 순위에선 중국 과학원 다음으로 2위다. KAIST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과 MIT보다 순위가 높다. 우리 대덕연구단지의 AI 기술 수준이 세계에 뒤지지 않는다. 

◆ 대덕 AI 기술이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하며  

1998년 이후 AI 분야에서 434개 기업이 인수됐으며, 그 중 53%가 2016년 이후 발생했다. AI 분야 인수는 2012년 이후 매년 증가, 2017년엔 103건에 이르렀다. 구글 등을 포함한 알파벳 자회사들이 AI 기업 인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인텔, IBM 등도 인수에 적극적이다. 

이들 인수된 기업은 창업 이후 3년 내외 벤처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영국에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딥 마인드(DeepMind)는 2014년 구글에 5억 달러로 인수됐다. 딥 마인드는 이번 조사에서 37개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허가 없는 벤처 기업도 빈번히 인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인재, 데이터, 영업비밀 등과 같은 지식재산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덕연구단지 'AI 기술 맹주, ETRI와 KAIST' 그리고 우리 벤처 기업이 힘을 합쳐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사진=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 제공>정성창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장. <사진=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 제공>
◆기고자 약력

필자는 대전에서 지식재산과 혁신생태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기업의 혁신전략, 지역 생태계, 산업혁명과 기술혁신, 제도와 기업가 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신산업과 지식정보혁명(2001, 공저), 지식재산 전쟁(삼성경제연구소, 2005, 단독), 기업 간 추격의 경제학(2008, 공저) 등이 있다. 필자와 연락을 원하는 사람은 ipnomics@hanmail.net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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