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대응 나선 과학자들, 이관희·이준석 KIST 박사 제안"항체 부재·과제 신청 등 어려움 많지만···신종 전염병 대비해야"CEVI 융합연구단, 진단기술과 키트개발 위한 준비 완료

이관희 박사팀은 오랜 시간 조류인플루엔자와 전립선암 등을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있는 바이오센서와 칩을 연구개발해왔다. 당장 상용화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는 그동안 해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 검진키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싶다고 전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이관희 박사팀은 오랜 시간 조류인플루엔자와 전립선암 등을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있는 바이오센서와 칩을 연구개발해왔다. 당장 상용화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는 그동안 해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 검진키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싶다고 전했다. <사진=김지영 기자>
"기회만 된다면 우리 기술로 코로나 19 검진 키트를 빨리 개발하고 싶습니다. 인천공항에 가져가 탑승객 비말(침방울)을 채취해 검진하는 거죠. 한 시간이면 결과도 나와요. 공항에서 코로나 19 감염자와 비감염자만 분리해도 방역에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바이오칩, 바이오센서를 통해 질병검진키트를 연구개발하는 이관희 KIST 박사의 제안이다. 그는 소변을 통한 전립선암 진단과 조류 스왑샘플을 통한 조류인플루엔자 검진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했다. 특히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를 1000배 정확도로 현장서 조기 진단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그는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코로나 19 바이러스 현장 검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를 통해 공항에서 무사통과를 했어도 나중에 발병돼 사회에서 격리되는 상황들을 보면서 국민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한 이 박사는 "코로나 19 환자를 확진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고, 질병관리본부가 비상사태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뉴스를 보며 '우리 기술을 빨리 상용화할 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이 컸다"면서 이번 제안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관희 박사팀은 지난해 민감도가 높아 발병 초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진이 가능한 조기진단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관희 박사는 해당기술을 활용하면 신종 코로나 검진도 빠르고 쉽게 할 수 있을것으로 봤다.<사진=KIST 제공>
이관희 박사팀은 지난해 민감도가 높아 발병 초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진이 가능한 조기진단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관희 박사는 해당기술을 활용하면 신종 코로나 검진도 빠르고 쉽게 할 수 있을것으로 봤다.<사진=KIST 제공>
이관희 박사팀이 가진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감도가 높아 발병 초기 바이러스 검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면서 조류인플루엔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
 
기존 조류인플루엔자 검진 키트는 감도가 낮아 농가나 계류장과 같은 야외에서 바이러스 조기 검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바이러스 유무를 표시하는 선이 희미하게 표시되다 보니 1차 현장진단 시 감염이 의심스러우면 조류 스왑샘플을 실험실로 가져와 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치(PCR)로 2차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관희 박사팀은 반도체 신호를 통해 바이러스의 유무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 거대장비 없이 PCR만큼의 정확도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20분 안에 바이러스 유무 결과도 얻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19도 PCR 전문인력들이 비행기 탑승객의 비말을 채취해 검진하면 1시간 안에 검진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사용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진단 장비의 경우 진단에 6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진단 기법은 바이러스에 맞는 최적의 항체가 있어야 상용화 가능하다. 바이오칩 안에 항체를 부착해 반응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경우 항체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박사는 수소문해 계속해서 항체를 찾고 있다.
 

이관희 박사는 이준석 박사와 보유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진단기술을 활용해 신종 바이러스 검진 키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두 연구자는 누가 먼저랄것없이 '우리가 해야한다'고 의기투합했다.<사진=KIST 제공>
이관희 박사는 이준석 박사와 보유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진단기술을 활용해 신종 바이러스 검진 키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두 연구자는 누가 먼저랄것없이 '우리가 해야한다'고 의기투합했다.<사진=KIST 제공>
당장 항체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이 박사팀은 인공항체를 개발하는 연구자와 계속 미팅을 갖고 있다. 같은 KIST 소속이자 조류인플루엔자 고감도 측정기술을 보유한 이준석 KIST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 19 검진 키트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박사의 조류인플루엔자 현장 진단키트 기술은 이관희 박사 기술보다 감도가 높지는 않지만 현재 상용화된 진단기보다는 감도가 훨씬 좋으면서, 임신테스트기처럼 현장에서 빠르게 조류인플루엔자를 검진할 수 있다. 두 연구자는 코로나 19 소식을 듣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우리가 해야한다'고 의기투합했다.
 
그는 "우리 기술은 반도체를 이용한 신기술이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서 만들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반면 이준석 박사팀 기술은 이미 기술이전이 됐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으로 협업하면 빠르게 코로나 19 진단 키트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항체의 부재와 연구과제 신청 등을 하다 보면 시간이 걸려 당장 신종코로나 검진에 KIST 기술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전염병이라는게 시장성도 부족하고 같은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어 기술이전도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전립선암과 조류인플루엔자 연구를 한 것 처럼 국가적 손해를 끼치는 바이러스를 조기방역함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바람이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신속하고 고감도로 검출가능한 반도체 바이오센서 시스템을 연구개발한 이관희 박사팀.<사진=김지영 기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신속하고 고감도로 검출가능한 반도체 바이오센서 시스템을 연구개발한 이관희 박사팀.<사진=김지영 기자>
그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연구결과가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기를 늘 희망한다. 메르스, 사스 등 코로나와 관련된 바이러스의 계속된 발병 사태를 보면서 항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연구를 해볼 필요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당장 신종코로나를 잡을 순 없어도 미래를 바라보고 기술이 조금이라도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학연 융합연구단, 진단기술과 키트개발 지원 준비 완료

김범태 CEVI융합연구단장은 지난 3일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출연연 긴급좌담회에서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플랫폼으로 진단기술과 키트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사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김범태 CEVI융합연구단장은 지난 3일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출연연 긴급좌담회에서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플랫폼으로 진단기술과 키트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사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신·변종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 융합연구단(단장 김범태, 이하 CEVI 융합연구단)은  바이러스 샘플이 도착하면 바로 연구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CEVI 융합연구단은 화학연을 중심으로 출연연과 기업 등이 참여한다. 과학계의 역량을 결집해 코로나 19 등 신·변종 바이러스 진단, 예방, 치료, 확산 방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코로나 19 유전자 정보를 통해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 단장에 의하면 메르스 등 기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진단기술과 키트를 개발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코로나 19 감염증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데 성공하고 다음주 초께 교육과 연구목적 기관에 우선 분양할 예정이다. 

이관희 박사팀이 개발한 반도체 바이오센서 시스템.<사진=KIST 제공>
이관희 박사팀이 개발한 반도체 바이오센서 시스템.<사진=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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