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대응 나선 과학자들, 이관희·이준석 KIST 박사 제안"항체 부재·과제 신청 등 어려움 많지만···신종 전염병 대비해야"CEVI 융합연구단, 진단기술과 키트개발 위한 준비 완료
바이오칩, 바이오센서를 통해 질병검진키트를 연구개발하는 이관희 KIST 박사의 제안이다. 그는 소변을 통한 전립선암 진단과 조류 스왑샘플을 통한 조류인플루엔자 검진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했다. 특히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를 1000배 정확도로 현장서 조기 진단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그는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코로나 19 바이러스 현장 검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를 통해 공항에서 무사통과를 했어도 나중에 발병돼 사회에서 격리되는 상황들을 보면서 국민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한 이 박사는 "코로나 19 환자를 확진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고, 질병관리본부가 비상사태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뉴스를 보며 '우리 기술을 빨리 상용화할 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이 컸다"면서 이번 제안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조류인플루엔자 검진 키트는 감도가 낮아 농가나 계류장과 같은 야외에서 바이러스 조기 검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바이러스 유무를 표시하는 선이 희미하게 표시되다 보니 1차 현장진단 시 감염이 의심스러우면 조류 스왑샘플을 실험실로 가져와 실시간 유전자 증폭 장치(PCR)로 2차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반면 이관희 박사팀은 반도체 신호를 통해 바이러스의 유무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 거대장비 없이 PCR만큼의 정확도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20분 안에 바이러스 유무 결과도 얻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19도 PCR 전문인력들이 비행기 탑승객의 비말을 채취해 검진하면 1시간 안에 검진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사용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진단 장비의 경우 진단에 6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진단 기법은 바이러스에 맞는 최적의 항체가 있어야 상용화 가능하다. 바이오칩 안에 항체를 부착해 반응을 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경우 항체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박사는 수소문해 계속해서 항체를 찾고 있다.
이준석 박사의 조류인플루엔자 현장 진단키트 기술은 이관희 박사 기술보다 감도가 높지는 않지만 현재 상용화된 진단기보다는 감도가 훨씬 좋으면서, 임신테스트기처럼 현장에서 빠르게 조류인플루엔자를 검진할 수 있다. 두 연구자는 코로나 19 소식을 듣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우리가 해야한다'고 의기투합했다.
그는 "우리 기술은 반도체를 이용한 신기술이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서 만들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반면 이준석 박사팀 기술은 이미 기술이전이 됐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으로 협업하면 빠르게 코로나 19 진단 키트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항체의 부재와 연구과제 신청 등을 하다 보면 시간이 걸려 당장 신종코로나 검진에 KIST 기술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전염병이라는게 시장성도 부족하고 같은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어 기술이전도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전립선암과 조류인플루엔자 연구를 한 것 처럼 국가적 손해를 끼치는 바이러스를 조기방역함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바람이다.
이 박사는 "당장 신종코로나를 잡을 순 없어도 미래를 바라보고 기술이 조금이라도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학연 융합연구단, 진단기술과 키트개발 지원 준비 완료
CEVI 융합연구단은 화학연을 중심으로 출연연과 기업 등이 참여한다. 과학계의 역량을 결집해 코로나 19 등 신·변종 바이러스 진단, 예방, 치료, 확산 방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코로나 19 유전자 정보를 통해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 단장에 의하면 메르스 등 기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진단기술과 키트를 개발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일 코로나 19 감염증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데 성공하고 다음주 초께 교육과 연구목적 기관에 우선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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