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차세대 생체인식 기술 성공···정확도 99% 이상

ETRI 연구진인 인체의 뼈, 근육, 지방, 혈관 등 개인의 특징을 이용해 복제 불가능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개발했다.<사진= ETRI>
ETRI 연구진인 인체의 뼈, 근육, 지방, 혈관 등 개인의 특징을 이용해 복제 불가능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개발했다.<사진= ETRI>
국내 연구진이 사람마다 몸을 이루는 신체구조가 다름에 착안, 신호의 전달 특성을 구별해 복제가 불가능하고 연속적 생체 인증이 가능한 바이오인식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특정 위치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인증할 수 있고 모바일 기기의 무자각 상태에서 인증이 가능해 보안기술의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인체의 뼈, 근육, 지방, 혈관, 혈액과 체액 등 구성요소가 개인마다 구조적으로 차별화되고 복잡성이 높다는 특징을 이용해 신호체계로 바꿔 딥러닝 기술을 적용, 사람을 구별해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문, 홍체, 얼굴 인식 등 현재 상용화된 생체 인식 인증기술은 이미지 처리 기반 기술로 복제가 가능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기존 지문 등을 활용한 인증기술은 외형 이미지에 치중했다면 연구진의 기술은 신체 내부 구조적 특성을 활용한다는데 차별성이 있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인증대상으로 설정할 경우, 손가락 내 해부학적 조직 특성에 따라 달라진 신호를 반영한다. 마치 건강검진 시 초음파 촬영을 하거나 체지방을 측정하듯 손가락에 진동과 같은 기계적 신호나 미세한 전류와 같은 전기적 신호를 줘 손가락의 구조적 특성을 획득, 사람을 구별해 인증하는 방식이다.

인증 단계 편의상 손가락으로 시연을 진행했지만, 신체 부위 어디든 미리 등록을 해놓으면 인증대상의 해부학적 특성을 모델링 하면서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

연구진에 의하면 이번 개발의 핵심은 생체조직 모델링 기술, 딥러닝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진동 전극 소자 기술 등이다.

ETRI의 인체 전달 특성 기반 바이오 인식 시스템은 현재 성인 손바닥 크기다. 그 안에 전기, 음향 신호를 인체에 전달하기 위해 에너지변환기, 센서, 신호처리부로 구성했다. 또 손목시계형으로도 만들어 전극을 손목 부위에 닿도록 구현했다. 연구진은 향후 센서나 칩 형태로 경량화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여러 센서에서 얻어진 신호 조합을 통해 다양한 특성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특이성과 재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또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승인을 얻어 5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7000개의 임상데이터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 모델을 통해 생체인식 정확도를 99%이상 달성했다.

김남근 인천대학교 교수 연구팀의 연구 협력으로 신체의 신호전달 특성에 대한 기계적 모델링도 구현했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기술을 적용해 사이버 결재, 현금자동입출기(ATM) 입·출금 등 금융 결재, 인터넷 자동 로그인, 출입 통제, 자동차 문손잡이, 가정용 맞춤형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제공을 비롯, 병원에서 환자 정보 관리를 위한 스마트 시스템 등으로 적응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편의성이 강화된 모바일 웨어러블 플랫폼 형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안창근 ETRI 의료정보연구실 박사는 "스마트폰을 잡았을 때 인증이 되게 하거나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 의자 좌석에 착석 시 인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면서 "기술이 미래 생체 인식 산업의 원천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ETRI 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성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IEEE트랜젝션 온 사이버네틱스' 등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