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영 IBS 부연구단장, 가시광선 사용해 CO₂를 CO·산소 변환
기존 자외선만 흡수하는 촉매보다 200배 효율높아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이효연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왼쪽)과 도핑에 따른 이산화탄소 효율 비교(오른쪽).<사진= IBS>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이효연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왼쪽)과 도핑에 따른 이산화탄소 효율 비교(오른쪽).<사진= IBS>
실내에서 형광등 빛만으로도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변환할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됐다. 연료로 변환 가능한 일산화탄소를 일반 촉매보다 200배, 기존 우수 촉매보다 15배 많이 생산할 수 있다.

IBS(원장 노도영)는 이효영 나노구조물리 연구단(단장 이영희)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형광등 등 가시광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의 성과는 기존 자외선만 흡수하는 촉매보다 가시광선으로 화학반응이 가능해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즉 실내 벽에 바르고 형광등을 켜면 내부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공기청정 기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자외선 차단제, 탈취·살균제에는 아나타제-루타일 이산화티타늄이 촉매가 쓰인다. 이는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다량의 산소로 변환시킨다. 부산물인 메탄과 일산화탄소를 연료·메탄올 등 유용한 화합물로 만들수 있다. 하지만 기존 촉매는 자외선만 흡수해 외부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제1저자인 황희민 연수학생에 의하면 가시광선까지 흡수하는 가시광촉매는 자외선만 흡수하는 기존촉매보다 활용도가 크다. 병원, 지하철, 집안 등 실내에서도 작동해 이산화탄소 촉매 연구의 핵심 과제로 손꼽는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아나타제-루타일 이산회티타늄에서 아나타제 결정을 환원해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촉매  '비결정아나타제-결정루타일 이산화티타늄' 제조에 성공하고 저자 이름을 딴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으로 명명했다.

이산화티타늄은 무색, 백색분말로 냄새와 맛이 없다. 분자구조에 따라 아나타제 결정과 루타일 결정으로 구분된다. 많이 쓰이는 이산화티타늄은 75% 아나타제 결정과 25% 루타일 결정 혼합으로 이뤄져 있다.

연구팀은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촉매가 빛을 흡수하며 생성하는 전하의 수와 이동성을 향상시키고자 실험을 고안했다.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에 다른 물질을 도핑해 불균일한 구조를 만들어 환원이 하나만 이뤄지도록 해 결정과 비결정을 갖도록 했다.

그 결과 일산화탄소 양은 기존 이산화티타늄 촉매보다 200배, 학계에 보고된 가장 우수한 촉매보다 15배 많이 발생했다. 또 기존 이산화티타늄 공정이 고온·고압의 기체를 다뤄 위험성이 큰 데 비해 상온·상압에서 액체상으로 합성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황희민 연수학생은 "공기청정기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산화탄소 감소와 박테리아 제거까지 가능한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면서 "벽에 페인트로 마무리하고 형광등 빛을 이용해 집안에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블루이산화티타늄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가시광촉매를 개발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세먼지와 병원 내 병원균 등을 제거하는 데에도 역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화학·재료분야 글로벌지인 '머터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 IF 24.372)'지에 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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