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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130초 연소···우주개발 자립 1년 남았다

[르포]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나로우주센터서 엔진 연소시험
누리호 1~3단으로 구성···1단 75t급 액체엔진 성능 검증
내년 2월 발사 예정···향후 관건, 1단 엔진 4기 클러스터링


순수 국내연구진이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 75t급 액체엔진 연소 시험 과정.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75t급 엔진 연소시험이 130초 동안 이어졌다. 굉음과 함께 흰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영상=김인한 기자>

지난 15일 오후 12시 2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급 액체엔진 연소시험이 130초동안 진행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지난 15일 오후 12시 2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급 액체엔진 연소시험이 130초동안 진행됐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는 1~3단으로 구성된 로켓이다. 1단에 위치한 75t급 액체엔진 1기에 대한 연소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형발사체는 1~3단으로 구성된 로켓이다. 1단에 위치한 75t급 액체엔진 1기에 대한 연소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연소시험이 끝나고 두 시간 뒤 공개된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연소시험이 끝나고 두 시간 뒤 공개된 모습. <사진=김인한 기자>

전라남도 고흥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쪽으로 61km를 달리면 외나로도라는 섬에 도착한다. 땅끝 섬으로 가는 길은 드문드문 차만 지나갈 뿐 고요했다. 그 길에 육군 7○○○부대 군인들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갔다. 목적지는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 임무는 주변 경계 유지다. 순수 국산 로켓 개발이 한창인 센터에 보이지 않는 도움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로우주센터 인근은 조업 활동이 드물었고, 바람은 일정하게 불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최적지임을 증명했다.

지난 1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엔진지상연소시험설비동에선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단 75t급 엔진 연소시험이 130초 동안 진행됐다. 굉음과 함께 흰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지난 2010년 3월부터 순수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해 내년 2월과 10월 우주 발사를 앞두고 지상 연소시험을 통해 엔진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발사체는 구성 부품만 수십만 개에 달하기 때문에 개발을 세 차례로 나눠 만든다. 체계개발모델(EM·Engineering Model)→인증모델(QM·Qualification Model)→비행모델(FM·Flight Model) 순으로 이어진다. EM은 기초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로 연료를 넣었다 빼는 수류시험 과정이다. QM은 비행 모델과 모양, 무게, 구조를 유사한 모습으로 만들어 기능을 인증하는 단계다. FM은 실제 발사할 때 쓰이는 모형이다. 이날 130초 동안 진행한 시험은 QM시험이었다. 

이날 엔진 연소시험이 진행된 엔진지상연소시험설비동은 두 시간 이후 공개됐다. 액체엔진 연료로는 케로신, 산화제로는 극저온(영하 180도)의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공개된 현장엔 석유난로에서 나는 기름과 비슷한 냄새가 났고, 열기는 가시지 않았다. 한영민 항우연 엔진시험평가팀장은 "1초에 케로신 100L, 산화제 150L가 주입돼 2000도가 넘는 고온을 뿜어 액체엔진이 가동된다"고 했다.

◆순수 국산 발사체, 내년 고흥 외나로도서 발사 예정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길이는 47.2m로 아파트 15층 높이다. 중량은 200t이다. 발사체는 1~3단으로 구성된다. 가장 아래에 위치한 1단에서 75t급 액체엔진 4기가 300t의 추력을 만들어 중량 200t을 들어 올리고, 이후 2단 75급 액체엔진 1기가 추력을 만들어 대기권을 뚫는다. 3단 7t급 액체엔진 1기는 추력이 낮지만 길게 연소해 정밀한 비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과정을 거쳐 발사체는 지구 저궤도(600~800km)에 도달해 1.5t급 실용위성을 펼쳐 다양한 우주 임무를 수행한다. 

누리호는 순수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최초의 우주발사체다. 지난 2013년 1월 발사된 나로호는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발사체다. 현재 개발 중인 누리호는 나로호보다 길이는 14.2m 길고, 중량은 60t 무겁다. 발사체의 핵심인 탑재 중량은 15배 늘었고, 투입 고도도 2배 이상 늘어나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누리호 개발에는 12년 동안 총 1조 9572억원이 투입된다. 초기 5년 동안 ▲시스템 설계 ▲액체엔진 시험설비 구축 ▲예비 설계 검토 ▲7t급 액체엔진 총조립·지상연소시험이 진행됐다. 이후 3년 동안 규모를 키워 ▲75t급 지상용 엔진 개발 ▲발사체, 엔진 상세설계를 수행하며 기술을 고도화했다. 지난 2018년 11월에는 그동안 개발한 75t급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시험발사체를 제작해 비행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는 1단에 위치한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는 작업, 3단형 발사체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며 기술을 종합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메커니즘. 오른쪽 사진은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2018년 11월 75t급 액체엔진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체, 현재 개발 중인 누리호 제원 크기 차이.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왼쪽 사진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메커니즘. 오른쪽 사진은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 2018년 11월 75t급 액체엔진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체, 현재 개발 중인 누리호 제원 크기 차이.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향후 기술개발 관건, 1단 75t급 액체엔진 4기 클러스터링

이날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올 하반기 1단에 위치한 75t급 액체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해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75t급 액체엔진을 개별적으로 검증해 성능을 검증했다면, 올 하반기에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성능을 검증해야만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개발을 완료할 경우 길이 47.2m인 누리호는 제2발사대로 눕혀서 이동된다. 이전에 없던 길이, 중량인 만큼 현재 나로우주센터에선 제2발사대 구축과 도로 확장을 진행 중이다. 제2발사대는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으로 나로호 발사대와는 다른 임무를 맡는다. 제2발사대는 누리호에 추진제를 공급하고, 발사체가 세워진 상태에서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하도록 45.6m 높이 타워도 세워져 있다.

한국형발사체는 우주·기계·설비·광학·에너지 등 공학 기술의 총집결판이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개발에는 200개 이상 중소·중견·대기업이 참가해 협력하고 있다"며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항우연은 1단 75t급 액체엔진 4기 클러스터링 시험, 엔진, 자세 및 임무 제어 계통, 전자 탑재 장치, 열 환경 시스템 등을 정밀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FM로 총조립한 뒤 2021년 2월과 10월 고흥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  

2021년 2월과 10월 한국형발사체가 이곳에서 발사된다. 제2발사대에는 흰색과 빨간색이 교차한 피뢰침 3개. 초록색은 엄빌리컬(umbilical) 타워. 이곳에서 추진제를 공급하고, 발사체가 세워진 상태에서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한다. 흰색 45도 각도로 눕혀 있는 장치는 이렉터. 이렉터는 눕혀있는 누리호를 기립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김인한 기자>2021년 2월과 10월 한국형발사체가 이곳에서 발사된다. 제2발사대에는 흰색과 빨간색이 교차한 피뢰침 3개. 초록색은 엄빌리컬(umbilical) 타워. 이곳에서 추진제를 공급하고, 발사체가 세워진 상태에서 발사 준비 작업을 수행한다. 흰색 45도 각도로 눕혀 있는 장치는 이렉터. 이렉터는 눕혀있는 누리호를 기립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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