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범죄 통계와 폐쇄회로 영상 자동 분석
연구진 "실시간 상황 정보 반영, AI 분석 80% 예측"

ETRI 연구진이 프라이버시 보호형 얼굴인식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프라이버시 보호형 얼굴인식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CCTV 영상분석 및 예측기술로 범죄통계데이터 및 지도 영상관제 분석 결과가 나타난 모습. <사진=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CCTV 영상분석 및 예측기술로 범죄통계데이터 및 지도 영상관제 분석 결과가 나타난 모습. <사진=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과거 범죄 통계와 폐쇄회로 영상을 자동 분석해 범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CCTV 영상 분석과 기존 범죄 통계 분석을 통해 범죄 발생 확률을 보여주는 '예측적 영상보안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로도 확장할 예정이어서 치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기술이 완성될 경우 특정 장소와 시간대에 발생할 수 있는 폭행 등 강력범죄 예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새벽 시간대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골목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면, AI가 영상을 자동 분석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ETRI는 더욱 고도화된 예측 치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국이 진행 중인 통계적 범죄 예측 방식에 지능형 CCTV 영상분석 기술을 더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상황 정보까지 반영, 복합적으로 분 단위로 범죄 발생 위험도를 알아낸다. 

연구진은 늦은 시각 골목길을 지나 귀가하는 여성을 골라 범죄를 저지르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지자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범죄가 발생한 CCTV 영상을 되돌아보면 평상시와는 다른 반복된 행동이 감지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같은 사실에서 현재 CCTV 상황이 과거 범죄 패턴에 비춰 얼마나 위험한지 분석하도록 했다. 

우선 연구진이 보유한 '지능형 CCTV 영상분석기술'은 현재 상황을 판단할 예정이다. 구두 발자국 소리 요소를 영상으로 전환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행동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각 지능 기술로 화면 속 사람이 모자, 마스크, 안경, 배낭 착용 여부를 추가 파악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인식된 현재 상황이 과거 범죄 통계 정보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위험도를 지니는지 측정한다. 어두운 골목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미행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면 위험도를 높게 책정해 알람을 주는 방식이다. 

ETRI는 연구진이 개발한 AI가 법원 판결문 2만 건을 분석해 범죄 발생 시 함께 나타나는 요소를 파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의 범죄 영상 데이터와 범죄 상황을 가정한 영상도 추가 확보해 학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성범죄 전과가 있는 대상자를 관리하는 기술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위치정보 기준으로 발생하는 알람의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사람이 다수 섞인 경우 CCTV를 살펴봐도 대상자 판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TRI는 연구진이 보유한 사람 재식별기술(Person Re-ID)을 활용, 전자발찌 착용자처럼 고위험군 특정인의 경로를 분석하면 즉각 인근 CCTV로 사람을 찾게 만들어줄 계획이다. 이로써 정확히 우범자의 관리 대상 파악이 가능해지고, 위험 행동 징후를 파악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연구진은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경찰청, 제주도, 서울 서초구 등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며 실증과 현장 검증을 거쳐 치안 요구사항을 반영해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국 지방자치단체 CCTV통합관제센터와 경찰관제시스템에 기술 적용을 시도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적위험 예측분석기술 ▲휴먼심층분석기술 ▲능동적 AI 생활위험도 분석기술 ▲예측적 사회안전 리빙랩 등의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건우 ETRI 정보보호연구본부 신인증·물리보안연구실장은 "CCTV가 단순히 범죄 발생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위험 발생 가능성을 최대 80%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신경망 모델을 개발했다"며 "기술이 미래형 첨단 사회 안전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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