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기본구상안 발표
"삶터 잘 갖춰져야 대덕에 젊은 연구자, 기업 등 올 것"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0일 열린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기본구상 안'을 청취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0일 열린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기본구상 안'을 청취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대덕특구 50주년을 4년 앞둔 시점에서 리노베이션 기본 구상이 나왔다.

지난 1월 대통령 대전 방문을 통해 추진 동력을 얻은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기본 구상 안이 11개월 만에 발표됐다. 지난 20일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장철순 국토연구원 본부장,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이 각각 기본 구상안을 발표했다. 발표에선 대덕특구가 국가의 과학기술 여명기를 이끌어왔지만, 민간역량이 대덕을 추월해 새로운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양성광 이사장은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육성 ▲문화·예술·먹거리 공간 확충 ▲시장 전문가 확충 ▲연구원, 기업가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 공간 창조 ▲연구소 기업의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 방안 등을 발표했다. 또 장철순 본부장은 연구소 간 소통 단절, 연구기관 소유 부지 중 90% 미활용, 지역과 연계가 부족한 기술이전 수치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공동 R&D 캠퍼스 구축, 저활용 부지 토지이용 고도화, 연구소-기업 연계성 증대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기본구상 안'을 청취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 장관은 "한 나라의 미래는 과학기술이 좌우한다"며 "대덕특구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얼굴이기 때문에 얼굴을 잘 만들어서, 우리나라 다른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정말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에 천 퍼센트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기 위해선 젊은 연구자들이 행복하고 신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기존 과학기술 자원에 문화, 예술 자원을 접목해 도시의 격을 높여 편리한 삶의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본 구상 발표 이후에는 패널 토론도 이어졌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부총장은 "오늘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역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젊은 연구자들이 올 수 있도록 극장도 세우고, 음식점도 많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다음 보고서에는 50년 후 미래 모습을 그려놓고, 그것을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규호 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사람이 건물을 만들고, 건물이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며 "대덕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을 그릴 수 있는 도시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대덕이 연구하고 싶은 곳, 기업하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이 되려면 교육, 문화를 잘 흡수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단은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 하단 왼쪽부터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 <사진=김인한 기자>
상단은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 하단 왼쪽부터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 <사진=김인한 기자>
◆"기본 구상안 구체성 떨어져, 시뮬레이션해 보고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

이날 발표를 들은 최 장관은 "조금 더 치밀하게 분석하고, 계획을 짰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시뮬레이션도 해봤으면 한다"며 "오늘 발표는 전체 구상이 너무나 커서 엄청난 비용이 들 것 같은데, 그 비용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관장 의견보다도 실제 여기서 연구하는 젊은 연구원이나 학생들 그리고 기업 의견이 잘 수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밑바닥부터 의견 수렴을 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 에너지 소비 문제,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은 잘 안 보인다.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정말 누구나 오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장관은 "대덕특구는 45개 교육 연구기관, 40여 개 코스닥 상장 기업을 포함해 1800여 개 기업이 집적돼 있고, 연구개발 인력 3만5000여 명이 모여 있어 혁신 플랫폼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혁신 플랫폼이 되려면 연구성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기술사업화한 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혁신성장 생태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장관은 "무엇보다도 삶의 터전으로서 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구자, 기업이 대덕으로 모일 수 있도록 일터는 물론 삶터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문화, 예술 자원 접목은 물론 교육, 의료, 상업시설 등도 확충해 편리한 삶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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