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앙과학관 천체관서 '슬램D 왕중왕전' 개최
200여명 청중 참석 가운데 독성학부터 로봇의족까지 인류 위한 연구 발표
김용현 안전성평가연 박사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을 분석해 전자담배의 보이지 않는 독성물질을 알렸다. 권요셉 KBSI 박사는 콩에서 노로바이러스 결합점을 찾아내 노로바이러스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냈고, 이규홍 안전성평가연 박사 역시 독성학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을 발견해 내 추가피해를 막았다.
정일래 원자력연 박사(UST 교수)는 방사선 연구를 통해 안전한 쌀과 항암제를 개발했고, 윤기상 세종과학예술영재고 교사는 매미 울음소리를 분석해 일본으로부터 한국 토종 매미를 지켜냈다. 우현수 기계연 박사 역시 값싸고 성능좋은 스마트 의족을 개발해 다리가 없는 장애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인류 삶과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각자 연구를 선보였다. 슬램D 왕중왕전 현장이다.
10분 과학 소통 프로그램 '슬램D'는 청중들의 호응 속 '왕중왕전'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슬램D 왕중왕전은 올 한 해 동안 진행된 슬램D에서 월별 우승자들을 초청, 다시 한번 그들 중 우승자를 가려 왕중왕을 선발하고, 슬램D를 많이 찾은 청중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전하고자 마련됐다.
21일 중앙과학관 천체관에서 진행된 이번 슬램D에서는 200여명의 청중들이 좌석을 가득 메웠다. 행사에서는 강연자들의 가족부터 새롭게 슬램D를 접한 청중까지 모두 공감봉을 힘차게 흔들었다.
이날 슬램디에서는 왕중왕 선발과 함께 참석한 강연자 모두에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이 수여됐다. 청중들 중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슬램D에 참석해 높은 슬램 포인트를 보유한 청중에게는 특별한 선물도 증정됐다.
◆ 독성학부터 로봇의족까지···월별 우승자 간 과학강연 경쟁
첫 발표자로 뽑힌 김용현 안전성평가연 박사는 영화 '배트맨' 속 등장인물인 '조커'가 담배를 물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담배는 우리 모두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나쁜 인식을 바꾸고자 다양한 전자담배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담뱃재를 태우는 방식의 일반 담배와는 달리 전자담배는 찌는 방식과 열을 가해 기화하는 방식 총 2종류가 있다. 실제로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연기를 분석한 결과 태우는 방식의 일반 담배에서 많은 양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김 박사는 "일반 담배에서 유해물질이 많이 나오지만 전자담배에서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독성물질이 많다"면서 "제품 종류에 따라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유해물질이 더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면서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권요셉 KBSI 박사는 초등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쉬운 설명으로 콩으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노로바이러스는 손으로 전파되지만 비누나 알코올로도 잘 씻기지 않는다"면서 "콩에는 노로바이러스와 결합하는 특정한 결합점이 있어 이를 원료로 만든 비누를 사용하면 노로바이러스를 씻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박사는 콩으로 만든 비누와 소독제를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과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에 공급해 선수들과 관객들에게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한 데 기여했다.
이규홍 안전성평가연 박사는 독성학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독성학이란 독성물질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독성물질과 원인, 과정을 밝혀내는 연구다. 그는 "지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독성학 연구를 통해 원인을 밝혀냈다"면서 "이후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금지가 내려졌고 추가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성물질은 검출되었다는 게 나쁜 게 아니라 사람에게 어느 정도 노출이 되는지, 노출 적정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일래 원자력연 박사(UST 교수)는 방사선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방사선은 많이 축적이 되면 위험하지만 적은 양으로는 전기를 얻거나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고마운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사선 물질 중 하나인 세슘이 적게 들어간 쌀을 개발하고 현재는 방사선을 통한 항암제를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윤기상 세종과학예술영재고 교사는 애매미의 소리분석 연구를 통해 최초로 매미의 사투리(?)를 발견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울릉도에서 기존 애매미와 울음소리가 다른 울릉도 애매미를 발견해 소리를 비교 분석했다"면서 "그 결과 울릉도 애매미는 일본의 매미 울음소리와 더 유사한 형태를 띄었고 이를 더 연구해 우리나라 고유의 애미미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우현수 기계연 박사는 값싸고 질 좋은 스마트 의족 개발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 의족은 값이 매우 비싸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은 질 낮은 의족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좀 더 값이 싸고 성능이 좋은 스마트 의족을 개발하고자 연구를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우 박사의 연구는 2016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연구소기업을 설립하며 첫 번째 스마트 의족을 출시했다. 올해에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 그는 "스마트 의족에 들어가는 모든 제품을 국산화에 성공했고 앞으로는 더욱 가볍고 질 좋은 의족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많은 관심, 사랑받은 슬램D···"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올 것"
이날 행사에는 올 한 해 가장 많이 슬램D 행사에 참석한 청중에게 가습기를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송수정 주부는 "우연히 슬램D를 알게 됐는데 여기다 싶어서 꾸준히 오게 됐다"면서 "올 때마다 너무 즐거워서 그 다음 시간을 늘 기다리게 된다. 내년에도 좋은 강연 기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친구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김지은 문정중학교 학생은 "왕중왕전이라 그런지 모두 발표를 너무 잘하셔서 우승자를 선택하기 어려웠다"면서 "이처럼 훌륭한 과학자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슬램D에 처음 참석한 이민호 성모초등학교 학생은 "오늘 부모님과 처음 슬램D에 참여하게 됐는데 과학자분들이 재미있게 설명을 잘 해주셔서 이해가 잘 됐다"면서 "다음에도 부모님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슬램D는 과학기술 5인의 10분 '발표경연'으로 진행되며, 청중들이 참여하고 평가하는 역동적 과학소통 프로그램을 지향한다.
슬램D 관계자는 "올 한 해 동안 꾸준한 관심과 많은 사랑에 감사한다"면서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오겠다"고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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