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구 KPMG 전무 18일 열린포럼서 강조
핀란드, 미국 등 데이터 산업 선진국과 국내 사례 비교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고, 이를 기업이 활용해 개인이 혜택을 입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는 개인의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가령 나의 데이터를 정부, 금융기관, 병원, 통신사 등에 주면, 나를 잘 이해하는 기관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18일 대덕열린포럼 발제자로 나선 박문구 KPMG 디지털혁신센터 전무는 핀란드, 미국 등 데이터 산업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마이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무는 "미국 핀테크 기업 민트(mint)의 경우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금융 상품과 거래를 제안한다"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판매 수수료를 취득하고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가 언급한 핀테크 기업 민트(mint)는 개인의 신용정보, 지출·금융·상품거래 이력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자산 관리를 제언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뱅크샐러드가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도 신용평가사와 제휴해 간편결제 플랫폼 내에 개인 신용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는 개인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이 가속화되기 위해선 작은 성공 사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이것저것 다해보겠다는 관점이 아니라 이것만은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문제 하나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한국의 경우 마이데이터 활용을 위해 여러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거대 프로젝트를 만들지만, 서양의 경우는 정말로 성공하려는 목표 하나만을 제시한다"며 "서양은 하나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성공 시켜 작은 순환계를 만든다. 작은 순환계를 복사, 붙여넣기 하면서 스케일업 해나간다"고 조언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모이면 비즈니스가 되고 서비스가 된다. 데이터 공유와 개방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 데이터 활용이 화두다. 이를 위해 대전시도 데이터와 관련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교통, 환경 등 도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대덕연구단지의 연구데이터,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해 4차산업혁명특별도시에 걸맞은 계획을 재구조하겠다는 의지다.
이날 열린포럼에서 문창용 대전시 과학산업국장은 "마이데이터는 결국 개인이 가진 데이터 주권을 모두 모아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마이데이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법적 제약도 있기 때문에 대전시가 정책적 관점에서 개인 데이터 공유를 허용할 수 있도록 방아쇠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국장은 "마이데이터 전담 조직이 필요한데, 내년 7월 정도 추진하려고 한다"고 "이렇게 되면 출연연, 대학,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문 국장은 대덕 생태계를 위한 제언도 이어갔다. 그는 "핀란드가 혁신을 가져갈 수 있는 건 협업 문화가 국가 전체에 자리 잡혀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덕이 내년 47주년"이라며 "협업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면, 이미 오랜 기간 축적된 것이 있기 때문에 외국보다 더하면 더 하지 못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덕열린포럼은 대덕의 가치·비전 공유와 대덕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한다. 포럼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하며 대덕넷·대전과총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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