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4일 미래연구정보포럼 2019 개최
연구데이터 개방 및 확산 통한 R&D 혁신 논의 이어져

KISTI는 지난 4일 서울 엘타워에서 'R&D 혁신을 위한 연구성과의 개방과 확산'을 주제로 미래연구정보포럼 2019를 개최했다.<사진=KISTI 제공>
KISTI는 지난 4일 서울 엘타워에서 'R&D 혁신을 위한 연구성과의 개방과 확산'을 주제로 미래연구정보포럼 2019를 개최했다.<사진=KISTI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융·복합 연구가 필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연구데이터 공유를 통한 새로운 R&D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최희윤)는 지난 3일 서울 엘타워에서 '미래연구정보포럼 2019'를 개최했다.

'R&D 혁신을 위한 연구성과의 개방과 확산'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논문, 특허, 연구보고서 등 기존 연구성과에 연구데이터까지 포함해 공유·확산함으로써 기존 R&D의 한계를 뛰어넘는 개방형 혁신 전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모아졌다.

◆ 21세기 기술패권 전쟁시대···과학기술정책이 흥·망 가른다

'지금은 국가 R&D 전략의 대전환기'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자로 나선 곽재원 가천대 교수는 과학기술정책과 전략의 중요성을 짚었다.

특히 그는 "기존 과학기술정책-산업기술정책-경제정책-국가경쟁력정책 순으로 이어지는 선형적 모델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며 "전 분야에 걸쳐 동시에 멀티(multi)가 되어야 하며, 이때 중심에서 경제를 만들어 가는 핵심정책이 과학기술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이 R&D 예산이다. 그에 따르면 R&D 예산의 증감에 따라 GDP를 비롯한 경제지표 역시 따라 변화했다. 대표적으로 R&D 예산을 줄였던 영국은 GDP가 같이 감소했으며, 반대로 R&D 분야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늘려온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불황 극복 및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2020년 R&D 예산은 약 4조원 증가된 24조원 규모다. 물론 단순하게 액수 자체만 증가해선 안된다. 곽 교수는 "내년 예산은 크게 분배와 균형, 미래라는 관점에서 봐야하며 R&D 예산은 미래에 해당한다"라며 "이를 활용하는 것부터 민간투자를 이끌어내는 정부정책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재원 가천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R&D의 대전환기임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정책과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KISTI 제공>
곽재원 가천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R&D의 대전환기임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정책과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KISTI 제공>
곽 교수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경쟁도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양국 사이에 정치, 경제, 무역, 안보 등 다양한 쟁점이 있지만 기술부분이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R&D 인력 규모가 미국을 추격하고 있으며, R&D 규모 예측치는 중국이 미국에 역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21세기 기술패권 전쟁시대'의 돌입과도 같은 말이다. 국가의 흥망이 과학기술정책과 전략에 달려있다"라며 "광범위한 과학기술 전선에서 집중적이고 임팩트 있는 전략적 자원투자가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R&D 전주기를 조망하고 지원해 온 출연연의 역할을 한층 더 고도화할 시점이다"라며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를 정리·분석하고, 과학기술정책의 발빠른 가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구데이터 공유지(Commons), 연구재현성 위기 넘는다

이번 포럼에서는 ▲Open Data ▲Open Access ▲Data Science ▲R&D Innovation 등 4개의 트랙에서 다양한 사례발표와 정보공유가 이뤄졌다.

Open Data 트랙에선 오픈 사이언스를 위한 국가 연구데이터플랫폼 구축과 운영 현황이 소개됐다.

밍팡 우(Mingfang Wu) ARDC 박사는 호주 ARDC(Australian Research Data Commons)의 현황을 소개했다. ARDC는 호주 교육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 연구데이터 활성화 프로젝트이며, 지난 2018년 12월 ANDS(Australian National Data Service), NeCTAR(National eResearch Collaboration Tools and Resources), RDS(Research Data Services)가 통합하며 출범했다.

밍팡 우 박사는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ARDC의 사례를 소개했다.<사진=이원희 기자>
밍팡 우 박사는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ARDC의 사례를 소개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여기서 커먼즈(Commons)는 일종의 '공유지'로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나 자유로운 여가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밍팡 우 박사는 "온라인 상의 연구자들이 주체가 되는 일종의 데이터 공유지를 만듦으로써 활발한 연구활동 및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모한다"라고 말했다.

ARDC는 크게 '조정과 일관성', '사람과 정책',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데이터와 서비스', '저장공간과 연산'의 영역에서 대학과 연구기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조정과 일관성(Coordination and Coherence)가 데이터 커먼즈의 핵심이다. 최근 대두되는 연구의 '재현성' 문제와 관련해 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 확보함과 동시에 위기를 극복하고자 함이다.

밍팡 우 박사는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는 모든 분야 연구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라며 "이를 위해선 초국가적인 협력, 일관된 국제적 협력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연구데이터플랫폼 구축 현황도 소개됐다. 발표자로 나선 송사광 KISTI 박사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국가 연구데이터플랫폼 구축이 늦고 미흡했다"라며 "이를 정부차원에서 2018년 1월부터 구축과제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송 박사는 "국내 6개 분야 주요학회의 9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의 연구자들이 공유데이터를 필요로 했다.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선 75%가 응답했다"라며 "이에 해외 주요선진국들의 연구데이터플랫폼 구축 현황을 파악하고 연계방향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현재 플랫폼은 KISTI를 비롯해 글로벌대용량실험데이터허브센터,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등 3개의 전문기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2개의 출연연이 함께 연구데이터를 수집 및 연계하고 있다. 해외 기관으론 유럽의 OpenAIRE, 호주의 ARDC, 일본의 국립정보학연구소와 활발한 교류를 진행 중이다.

송사광 KISTI 박사는 해외 주요선진국의 연구데이터플랫폼과 연계해 대한민국에 맞는 국가 연구데이터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사진=이원희 기자>
송사광 KISTI 박사는 해외 주요선진국의 연구데이터플랫폼과 연계해 대한민국에 맞는 국가 연구데이터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사진=이원희 기자>
대표적인 활용사례로는 KISTI와 국립기상과학원이 함께한 딥러닝 기반 강수량 예측, KISTI와 대전시의 딥러닝 기반 도로영상 개체인식 사례 개발, 한양대 플랫폼 기반 뇌영상 분석 사례 개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이동통신 기반 비가시권 드론 활용 부산항만 대기오염 분석사례 개발 등이 있다.

송 박사는 "지난해 프로토타입을 거쳐 올해 보완 및 운영을 이어왔다"라며 "해외 주요 연구데이터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미래연구정보포럼은 각 분야에서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출한 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지식공유대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날 지식공유대상에선 ▲전남중 화학연 선임연구원 ▲천종식 서울대 교수 ▲원영주 국립암센터 수석연구원 ▲하승열 서울대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생산된 다양한 연구성과의 개방과 공유에 힘쓴 이들에게 시상되는 KISTI 원장상에는 ▲이길신 한국연구재단 팀장 ▲김주영 특허청 사무관 ▲심유정 농림축산검역본부 주무관 ▲장현철 한국한의학연구원 팀장 ▲송종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팀장이 각각 선정됐다.

기조연설을 비롯해 Open Data, Open Access, Data Science, R&D Innovation의 트랙이 진행되며 활발한 정보공유가 이뤄졌다.<사진=이원희 기자>
기조연설을 비롯해 Open Data, Open Access, Data Science, R&D Innovation의 트랙이 진행되며 활발한 정보공유가 이뤄졌다.<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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