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올 6월 스타트업 조력자로 변신···22일 대덕 찾아
창업가에게 굴곡진 '메이저리그 17년' 경험, 노하우 전수
"간절함·인내심으로 꿈에 다가가길···명상하며 생각 관찰"

 

'전설' 박찬호가 22일 대전 대덕을 방문했다. 지난 6월 스파크랩 벤처파트너로 변신한 그가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들에게 메이저리그 17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전설' 박찬호가 22일 대전 대덕을 방문했다. 지난 6월 스파크랩 벤처파트너로 변신한 그가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들에게 메이저리그 17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야구계 전설 박찬호가 벤처 업계 조력자로 변신했다. 박찬호는 지난 6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벤처 파트너로 합류했다. 그는 창업가들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17년을 버티며 얻은 철학과 정신력을 전파하고 있다.

그런 그가 22일 대전 WTA 대전하이테크페어를 찾아 '아웃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트업'을 주제로 강연했다. 전 세계 최고 야구 선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17년 동안 활약한 사실만으로도 청중을 사로잡았다. 아시아 무명 투수였던 그는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반복되는 고난과 좌절을 극복해냈다. 박찬호는 스포츠 세계와 벤처 세계에서 승부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지 않다는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인내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공할 수 있는 힘은 딱 한 가지인 것 같아요. 인내심. 타고난 재능은 인내심이 없으면 찾을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 누가 운동을 잘해요. 그건 단지 빠른 발견일 뿐이에요. 누구는 중학교 때 발견할 수도 있거든요. 결국 인내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는 사람. 인내심을 가지고 어제 했던 일을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고 다음 주에도 할 수 있는 사람. 인내심을 가지고 어려운 상황을 참는 사람이 결국 정상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인내심과 내려놓음의 중요성

야구선수 박찬호는 충남 공주고 졸업 후 1994년 LA다저스에 입단했다. 계약금 120만 달러를 받고 입단 첫해 메이저리그를 데뷔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전세계 17번째 선수였다.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박찬호는 2000년 초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02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총액 6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지만 긴 슬럼프에 빠졌다. 암흑 속에서 그가 깨달은 사실은 '내려놓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오늘 하루를 참지 못해 내일의 그 자리를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요. 갖은 방법을 찾아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사람이 있어요. 누군가에게 노하우를 얻기 위해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요.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을 내려놓은 사람이에요. 자존심과 긍지를 내려놓지 않으면 다시 쌓아갈 수 없어요. 저도 그랬습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 감독을 찾아가 제 의사를 전했죠. 용기를 가져야 해요. 용기를 가졌기 때문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박찬호는 17년 동안 LA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팀 8곳을 옮겨 다니며 통산 124승을 거뒀다. 현재까지 그의 기록은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이다. 이날 박찬호는 정상에 이르는 과정은 외롭고 공허하다고 표현했다.

"정상의 자리는 외롭고 공허합니다. 많은 분들이 산 정상으로 올라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외롭고 공허하다고 정상에 오르는 꿈을 버려야 합니까? 아닙니다. 창업에 도전하는 분들이 산 정상은 공허하고 외롭다는 걸 알고 책임, 인내, 절제가 필요한 것이죠."

◆"명상하며 생각 관찰, 마음속 스위치 내리고 올려"
 
 

스타트업, 벤처 조력자로 변신한 박찬호 스파크랩 벤처파트너. <사진=김인한 기자>
스타트업, 벤처 조력자로 변신한 박찬호 스파크랩 벤처파트너. <사진=김인한 기자>
이날 인내심과 평정심을 기를 수 있는 '박찬호만의 노하우'도 전수했다. 그는 매일같이 명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만났던 미국 심리치료사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명상을 권했다. 명상을 시작한 이후로 자신의 욕심, 집착 등을 관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저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명상을 합니다. 명상하기 전에는 몸을 접고 늘어뜨리는 절을 합니다. 반복하면 열이 생기고 몸에 에너지가 돌아요. 그러고 난 뒤에 앉아서 몸의 에너지 흐름을 감지하고 나의 생각을 바라봅니다. 몸의 에너지가 도는 상황에서 명상하면 관찰이 생겨요. 명상을 가만히 하다가 마음속 스위치를 내리고 올립니다. 용기·도전·용서·반복 등과 같은 스위치죠. 그런 평정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판단하고 다시 한번 용기를 내고, 도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인내심·간절함을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저게 좋아'라는 단순한 마음 하나로 관심과 충동이 생겨요. 그러면서 간절함이 생기고요. 간절함이 깊어지면서 꿈이 생깁니다. 희미했던 꿈을 간절함이 구체화해요. 분명한 건 꿈에 이르기 위한 요소는 간절함과 인내심인 것 같아요. 그것들이야말로 변화를 줄 수 있고, 계속 도전하도록 하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박찬호는 최근 투머치토커(말 많은 사람)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1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참가했다. 강연 후에도 수십 명이 몰려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박찬호는 최근 투머치토커(말 많은 사람)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도 1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참가했다. 강연 후에도 수십 명이 몰려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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