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존 구디너프, 英 스탠리 휘팅엄, 日 요시노 아키라
위원회 "리튬 이온 배터리는 혁명···전자기기 발전 기여"
日 '과학 강국' 면모···역대 수상자 28명 중 과학상 24명

올해 노벨화학상은 스마트폰부터 전기차(EV) 등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을 주도한 미국·영국·일본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가 총 28명(일본인 국적 25명)으로 늘어났다. 그 중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24명(일본인 국적 22명)이 되면서, 다시 한번 과학 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스웨덴 왕립 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 시각) 2019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존 구디너프(미국·97세) 텍사스대 교수, 스탠리 휘팅엄(영국·78세) 뉴욕주립대 교수, 요시노 아키라(일본·71세) 아사히 카세이 박사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가볍고, 재충전할 수 있어 다양한 전자기기 발전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 화석 연료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위원회는 특히 스탠리 휘팅엄 교수가 화석 연료 없는 에너지 기술을 리드했다면서 분자 수준에서 이황화티타늄(titanium disulphide)으로 만들어진 혁신적인 전지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존 구디너프 교수에 대해선 리튬 이온 배터리의 양극 물질로 황화물 대신 산화물을 써 배터리 전압을 향상시킨 공로를 인정했다.

요시노 아키라 박사는 세계 1위 리튬이온 전지업체인 아사히 카세이에서 줄곧 일했다. 1985년 세계 첫 상용 리튬 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단락 현상(쇼트)을 막기 위해 음극에 리튬금속 대신 흑연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리튬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했다.

노벨 과학상은 최근 수십 년에 걸친 연구 동향과 발전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린다. 특히 화학상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알프레드 노벨이 개발한 발명품과 이를 산업화하는 과정이 모두 화학 지식을 기초로 이뤄져서다. 

이날 노벨 화학상도 다양한 기록을 만들었다. 존 구디너프 교수는 97세 나이로 노벨상 전체 시상 분야를 통틀어 역대 최고령 수상자로 기록됐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아서 애슈킨(미국·당시 96세)이었으나 한 해 만에 최고령 수상자 기록을 바꿨다.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를 28명으로 늘렸다(일본인 국적은 25명). 이 중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24명이 됐다(일본인 국적은 22명). 노벨 과학상은 2년 연속 수상하게 됐다. 지난해 혼조 다스쿠 교토대 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노벨화학상은 2010년 유기화학을 연구한 스즈키 아키라·네기시 에이이치 이후 9년 만이다. 또 요시다 아키라 박사는 기업 소속 연구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다. 

요시노 아키라 박사는 수상 직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지 않으면 새로움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호기심에 근거해 새로운 현상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번 수상이 젊은 연구자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상금 900만 크로나(약 10억 8800만원)를 나눠 갖는다. 올해 노벨상 수상은 ▲7일(월) 생리의학상 ▲8일(화) 물리학상 ▲9일(수) 화학상 ▲10일(목) 문학상 ▲11일(금) 평화상 ▲14일(월) 경제학상 순으로 이어진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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