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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구조 로봇' 개발, '한계돌파' 정신으로

박종원 원자력연 박사, '145회 대덕과학포럼'서 로봇 주제로 강연
랩터로봇 이어 재난구조 로봇 개발기 밝혀
지상 최고속도로 달리는 로봇을 만든 박종원 박사의 한계돌파 정신은 재난구조 로봇으로 이어졌다. <사진=윤병철 기자>지상 최고속도로 달리는 로봇을 만든 박종원 박사의 한계돌파 정신은 재난구조 로봇으로 이어졌다. <사진=윤병철 기자>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최고 스펙의 로봇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악한 현장에서 실제 움직이고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여건에 맞추려고, 검증된 부품과 구동계로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냈습니다."    

'주어진 문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다른 시각에서 해결책을 찾는다'는 명제는 만족을 모르는 과학기술인의 숙명과도 같다.
 
박종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26일 라온호텔에서 열린 145회 대덕과학포럼 강연을 통해 '한계를 넘는 로봇 연구개발기'를 밝혔다.

◆ 가혹한 현장투입 재난로봇, 기존 중공업 기술로 한계 극복

박종원 박사는 원자력 관련 재난현장에서 사람 대신 움직일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이 활동할 무대는 시멘트 더미가 무너져 쌓이고, 강철로 둘러싸인 문과 파이프가 사방을 가로막으며, 위험한 전기와 방사선이 흐르는 매우 가혹한 현장이 될 수도 있다.

박 박사는 포크레인 등이 무거운 짐을 나르고 콘크리트를 부수는 것과 같은 효율적인 힘을 재난구조 로봇이 내길 바랐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 걸맞은 중장비 구조물을 사용해 큰 힘을 내는 로봇을 만들었다. 

그 로봇은 사람과 같은 상반신에 탱크 같은 궤도를 하반신으로 달았다. 6.5 마력 엔진을 탑재하고 중장비 유압 시스템으로 100kg 무게를 드는 큰 힘을 가졌다. 사람이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하고, 미니어처로도 직관적인 조종이 가능하다. 키가 줄었다 커질 수도 있다.

박 박사 연구팀이 만든 재난구조 로봇 '암스트롱(ARMstrong)'은 이름처럼 벽돌 더미를 넘어 두 팔로 뻑뻑한 밸브를 돌려 잠그고, 누운 사람을 번쩍 들어 올린다. 연구팀이 현장에 실제로 쓰고자 만든 숱한 고민의 총합이다.

박 박사는 "극도의 한계점을 가진 재난 현장을 다닐 로봇을 개발하면서, 거기에 맞는 부품과 구동계, 공급 에너지를 구하기가 어려웠다"라며 "개발자가 자연 소재 개발까지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한계에도 직면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다행히 우리 연구소에는 2000여명의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있어, 최고의 부품소재 개발과 아이언맨에 나오는 초소형 원자력발전기 등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박사가 원자력연에서 만든 재난구조 로봇 '암스트롱' <자료=박종원 박사 제공>박 박사가 원자력연에서 만든 재난구조 로봇 '암스트롱' <자료=박종원 박사 제공>

 학생시절, 고양이 모사로 시속 46km 달리는 로봇 만들어 '화제'

박 박사는 2014년 KAIST 대학원생 시절, 시속 46km를 달리는 랩터로봇 영상으로 이틀 만에 유튜브 백만 조회수를 넘기며 유명세를 떨친 적이 있다. 국내외 언론에서 앞다퉈 로봇을 소개하며 그의 로봇 향상심을 더욱 부추겼다. 박 박사는 "왜 로봇이 느릴 수 밖에 없지란 물음으로 로봇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움직임을 보이는 영화와 달리, 현실 로봇은 안정적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박 박사는 로봇의 기존 다리 구조가 속도를 내기에 부족하다고 가정하고, 속도가 빠른 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중 고양이과 동물이 가장 빨랐다. 그와 동료들은 고양이를 해부해 근육과 뼈의 구조를 파악하고, 야행성인 고양이에 맞춰 야간에 동물원에 가기도 했다. 고양이 털을 밀어 마커를 심고 달리는 모습을 촬영해 특유의 동작원리도 얻었다.   
 
그 후는 소재 부품과 싸움이었다. 속도가 빨라지면 부품들이 열과 강도를 견디다 못해 부러져 튕겨 나갔다. 해답을 구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을 살펴보다 마침내 카본 소재와 의족 스프린터 구조물을 더해 현재까지 가장 빨리 달리는 랩터 로봇을 만들게 된다. 

박 박사의 좌충우돌 로봇 개발기는 한계를 극복할 점을 면밀히 관찰하고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과정이다. 그 기조는 원자력연의 일원이 된 지금도 이어져 암스트롱 로봇을 만들게 됐다. 

참석자들은 로봇의 발전 전망과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박 박사에게 질문하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를 찾고 다양한 영역에서 현실적인 답을 찾을 것"이라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로봇의 윤리와 제어에도 관심 두겠다"고 답했다. 

박 박사의 로봇 개발기가 담긴 145회 대덕과학포럼 실황은 대전과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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