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권 KAIST 교수팀, 차세대 나노물질로 인공근육 개발
의료·탐사·재난구조·예술작품 등 활용 기대

                       [오일권 KAIST 교수팀이 나비가 날개짓 하듯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로봇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영상=KAIST 제공>]

지난 2015년 디즈니가 선보인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주인공 베이맥스는 공기압을 이용해 몸을 부풀린 풍선같은 모습을 한 로봇이다. 베이맥스는 주인공이 슬퍼할 때 따뜻하게 안아주고 아픈 몸을 진단하고 간호해주는 힐링로봇으로 미래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는 로봇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우리가 흔하게 봐온 로봇은 차갑고 딱딱하면서 무거운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로봇과 인간이 잘못 접촉했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로봇공학기술이 부드러운 재질로 제작해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소프트로봇으로 추세가 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나비가 날개짓 하듯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로봇용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에 따르면 오일권 KAIST 교수팀이 차세대 나노물질 '맥신'을 전극소재로 활용해 최고 수준의 굽힘 변형률을 갖는 인공근육(소프트 액츄에이터)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성과는 8월자 로봇 분야 국제학술지 'Science Robotics'에 게재됐다.

오일권 KAIST 교수팀이 차세대 나노물질 맥신을 전극소재로 활용해 최고 수준의 굽힘 변형률을 갖는 인공근육 개발에 성공했다.<사진=연구재단 제공>
오일권 KAIST 교수팀이 차세대 나노물질 맥신을 전극소재로 활용해 최고 수준의 굽힘 변형률을 갖는 인공근육 개발에 성공했다.<사진=연구재단 제공>
소프트로봇은 좁은 곳을 통과할 수 있고 접촉하는 대상에 미치는 충격과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의료, 탐사, 재난구조, 제조 등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베이맥스처럼 공기압을 이용해 부풀리고 움직임을 유도하는 공압식 소프트 액츄에이터를 실제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크고 무거워 소모전력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낮은 전압과 전력으로 구동되면서 형상변형이 부드러운 이온성 소프트 액츄에이터에 대한 연구가 관심받고 있고 있지만 이를 적용한 인공근육은 구동수명과 안정성, 변형률이 낮아 실제 공학적 응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금속처럼 전기가 잘 흐르고, 표면 기능성을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나노물질 맥신을 전극소재로 활용해 1V에 못 미치는 낮은 전압으로 문어처럼 각도 180도로 굽혀지는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인공근육은 반응속도 1초로 빠르면서도 1만8000 사이클 이상의 장시간 운전에도 성능 변화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은 인공근육을 사용해 나비의 부드러운 날개짓과 꽃이 피고 지는 모션을 구현했다. 오일권 교수는 "부드러운 움직임이 많이 요구되는 소프트 로봇, 자연모사 로봇, 웨어러블 플렛폼, 헬스케어 전자기기, 능동형 생체의료 디바이스, 움직이는 예술소품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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