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국장 3人 "현장감 있는 정책 만들겠다"

[인터뷰]고서곤·구혁채·이창윤 국장···20여년 과기부서 근무
"세종 생활 기대감↑ 현장과 소통 활성화 기대"

"이제 차를 타고 30분이면 대덕연구단지를 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장감 있는 정책개발과 현장의 숨소리를 담은 정책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구혁채 과기부 미래인재정책국장)

"젊은 연구자를 비롯해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과 가까워진만큼 앞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소통하는 자리도 있었으면 합니다."(이창윤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

"기초원천 R&D의 중심축인 출연연, 대학 등 현장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정책에 반영하고, 다부처 회의를 진행하기에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고서곤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 이전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중순·말경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난 국장들도 이전 작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20여년간 과학기술정책을 담당해 온 이들은 과천·서울 생활을 마무리하면서도 세종 청사 이전에 따른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덕넷은 구혁채 미래인재정책국장, 이창윤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 고서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상 무순)을 만나 과천청사를 떠나는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정부과천청사 모습. 과기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세종특별자치시 파이낸스센터 2차 건물로 이전한다.<사진=강민구 기자>정부과천청사 모습. 과기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세종특별자치시 파이낸스센터 2차 건물로 이전한다.<사진=강민구 기자>

◆"중요한 의사결정, 현장 속에서"

한 달 전 세종으로 이사를 마치고 과천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구혁채 과기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세종시는 국토 중간쯤 자리 잡고 있어 대덕연구단지뿐 아니라 광주 포항 등 다양한 과학기술 기관과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며 "더 자주, 더 쉽게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출신으로 95년 말 과기부에서 첫 일을 시작한 구 국장은 연구개발조정관실, 지금으로 치면 혁신본부에서 해양자원과 에너지 R&D 조정 및 집행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창조융합기획, 대학정보분석, 방사선안전, 글로벌 인재육성 등 여러 부서에서 경험을 쌓고 지난해 9월 미래인재정책국장으로 선임됐다. 

미래인재정책국은 말 그대로 미래 과학기술인재 육성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업무를 하는 곳이다. ▲미래인재정책과 ▲미래인재양성과 ▲과학기술문화과 ▲과학기술안전기반팀 등 4개 부서가 4대 과기원과 이공계특성화대학 지원, 과학문화 및 행사, 미래인재육성을 위한 분석 및 총괄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다.

구 국장은 "쉽게 말하면 초중등대학(원)연구원 그리고 퇴직 후까지 단계별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 곳"이라며 "미래와 인재에 대해 고민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미래인재정책국에는 최근 몇 가지 이슈가 있다. 과학 대중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와 인재양성 구조, 이공계 병역특례 축소와 관련된 국방부와 논의 등이다.

과학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미래인재정책국은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과학축제'에서 벗어나 현장 속에 녹아드는 '도심형 과학축제'로 개선했다. 지난 4월 광화문 일대와 청계천에서 열린 과학축제가 그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전기가 들어온 경복궁에서 전야제도 열렸다.

축제는 과학에 관심 있고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만 찾아왔던 컨벤션형 과학축제와 달리 시민들이 산책하다가도 과학공연이나 과학체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구 국장은 "주어진 실내 공간에 부스를 설치하면 됐던 과거와 달리 일정하지 않은 공간에 맞게 부스를 디자인하고 날씨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등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이런 형태의 과학문화축제를 좀 더 많이 확대고자 한다. 이번엔 서울이었지만 대전, 광주, 부산, 등 과학에 관심이 많은 지자체에서 과학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과 대학에 과학기술 인재가 골고루 분포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미래인재정책국의 주요 관심사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은 많고 기업이 적어 박사학위자가 대학에 70%, 기업에 10%,  출연연에 20% 분포돼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학보다 기업에 박사학위자가 더 많이 분포돼있다.

대기업은 사정이 낫지만, 중소, 중견기업으로 갈수록 사정은 더 좋지 않다. 기업부설 연구소를 등록한 회사에 박사인력이 전혀 없는 곳도 있다. 

그는 "박사학위자가 무조건 우수하고 훌륭한 제품 생산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가가치 높은 기술이나 제품개발을 위해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가 고민"이라며 "대학의 박사급들이 포스닥과 같이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안정적이고 전략적으로 지원해 그들의 기술개발이 자연스럽게 기업에 녹아들 수 있을지 예산과 계획을 마련 중이다. 올 하반기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계 인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슈 중 하나가 '이공계 병역특례 축소'다. 국방부는 2016년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포함해 이공계 병역특례제도 폐지안을 꺼낸 바 있다. 당시 산업계와 과학기술계 반발로 잠잠해지긴 했지만 최근 국방부가 다시 매년 선별하는 병역특례요원 2500명을 절반으로 줄이겠다 나선 상태다. 과기부는 축소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여러 가지 카드를 제시하며 협의 중이다. 

그중 하나가 전문연구요원에게 군과 관련된 연구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전문요원이 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업무가 없었다. 실험실에 출퇴근 하며 하던 연구를 이어왔다.

이를 개선해 국방 R&D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연구요원을 강화하자는 것이 과기부 제안 중 하나다. 직접 군과 관련된 R&D가 어려운 기초과학분야의 경우 미세먼지나 반도체 등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분야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공공 R&D 수행에 초점을 맞춰 제안했다. 

구 국장은 "전문연구원 제도가 국방의 의무 이행 대신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여러 대안을 국방부에 제안한 상태"라며 "2500명 중 절반가량이 군 복무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국방 관련 연구를 하면서 좋은 무기를 만드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인재정책국은 과학기술인재라는 측면에서 4대 과기원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협의하는 일이 많다. 이제 세종으로 이전을 하면서 대전 KAIST, 광주 GIST, 대구 DGIST, 울산 UNIST와 물리적으로 가까워진다.  

그는 "인재양성과 관련된 위원회나 전문가모임, 여러 행사 등을 대덕 연구현장에서 많이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KAIST 이사회의 경우 서울에서 많이 했는데 이제는 학교에서도 정기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른 여러 출연연과의 중요한 의사결정도 현장 속에 푹 들어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계 애정 남달라···"점심 먹으며 다양한 현장 연구자와 소통 기대"

"지난 20여년간 R&D 정책, 인력, 성과 창출, 사업화 등의 업무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고, 한국 과학기술계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을 맡고 있는 이창윤 국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국장도 이공계 출신으로 지난 1995년부터 교과부, 미래부 등을 거치면서 과학기술 행정만 25년 수행했다.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실에는 현재 40여명이 소속돼 있다.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창출된 과학기술 연구성과가 사업화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일자리 방향성을 큰틀에서 고민하고, 연구실 창업, 기술사업화, 연구장비 활성화, 지역 R&D 투자 관련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국장은 "일자리 창출이 단기에는 한계가 있고, 다른 국·실보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직원들이 선호하는 부처라고 하기에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조직력과 팀웍, 융합, 단결력은 부처안에서도 최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세종시 이전에 따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과 가깝게 지내면서 교류하고, 과천과 달리 분위기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국장은 출연연에 대해 R&R 정립을 통해 기관별 방향성, 장점, 역량을 확인한 만큼 강점에 주력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등 전략적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미중무역, 한일 경제 전쟁 등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계가 과학기술적 해법을 모아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제는 연구기관 하나가 특정 아젠다에 대응하기는 어렵고, 문제가 다원화되기 때문에 출연연간 연계를 강화하고 국가 아젠다에 대응하는 협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 기관간 공통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아젠다에 대응하는 R&D 플랫폼, 지역 혁신 플랫폼 역할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현장과 가까워지는 만큼 다양한 연구자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 의견 개진도 당부했다. 

이 국장은 "연구현장 다양한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과기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 연구 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면서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 이를 국가 아젠다로 지원, 정책화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초원천연구로 국가 미래 먹거리 찾아야···"산학연 연구자와 소통 강화"

"공무원 생활 시작을 과천에서 시작해 26년 됐네요. 뒷산에서 산책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았는데..."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을 맡고 있는 고서곤 국장은 지난 과천 생활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천 생활에 애정을 드러내면서 세종 생활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고 국장에 의하면 직원들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신도시인만큼 젊은층이 주거비용 등을 이유로 새로운 도전과 정착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반면 중·장년층은 자녀교육 문제 등을 이유로 거주지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고 국장이 맡고 있는 기초원천연구정책관실에는 현재 50여명의 직원이 소속돼 있다. 과기부 내에서도 선호하는 부서 중 하나이다. 고 국장은 "우주, 원자력과 같은 거대과학 분야를 제외하고 최근 관심이 높은 소재부터 전반적 기초 원천연구 R&D 정책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후변화, ICT, 바이오, 의학 분야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양자컴퓨터, 지능형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창출부터 치매, 뇌연구와 같은 국민을 위한 연구에 대한 정책도 담당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소재 관련 연구개발과 사업관리 역할과 책임도 커지고 있다.  

고 국장은 "세종시에 가면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고, 자리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부처협의할때도 좋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비롯해 산학연 과의 소통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국장은 "국가가 발전하려면 기초원천 분야에서 좋은 성과가 나와 민간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토록 연구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미래를 이끌 방향과 정책을 추진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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