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김명준 원장, 신호욱 대표, 양성광 이사장, 유용균 박사
대덕특구 AI 중심 되려면?···공용 인프라, AI 아카데미 등 필요

최근 국내 산업계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삼성·현대·SK·LG 등 대기업들은 AI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면서 AI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자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법률·보험·부동산·유통·쇼핑 등 생활에 밀접한 영역에서도 AI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학은 AI 학과와 연구기관을 만들거나 글로벌 기업과 AI 관련 협력을 맺는 등 AI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방면에서 AI 시대를 대비하는 가운데, 26개 정부출연연구원들이 밀집된 대덕연구단지의 역할은 무엇일까. 대덕넷은 지난 22일 좌담회를 열고 AI 동향과 대덕이 AI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에는 김명준 ETRI 원장, KAIST 학생창업가 신호욱 셀렉트스타 대표,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덕의 강점은 AI 기술을 적용할 생명·화학·국방·원자력·기계 등 다양한 분야 연구소와 전문가 1만5000명이 모여 있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대덕이 AI 종합 서비스 중심지가 되려면 연구자·학생·시민에게 AI를 교육하는 'AI 아카데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왼쪽부터)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김명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신호욱 셀렉트스타 대표. 양 이사장은 대전테크비즈센터 지하에 기업인과 연구자의 AI 협업 공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명준 원장은 최근 ETRI를 AI 기반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원자력연에서 지능형 컴퓨팅 TF 팀장을 맡고 있는 유용균 박사는 작년 10월부터 대덕의 AI 커뮤니티 'AI프렌즈'에서 활동 중이다. KAIST 전산학과 재학생인 신호욱 대표는 작년 12월 AI 학습 데이터 수집·가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렉트스타를 설립했다. 셀렉트스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억 원을 넘으며 지난 16일 카카오벤처스는 셀렉트스타에 4억 원을 투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왼쪽부터)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김명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신호욱 셀렉트스타 대표. 양 이사장은 대전테크비즈센터 지하에 기업인과 연구자의 AI 협업 공간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명준 원장은 최근 ETRI를 AI 기반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원자력연에서 지능형 컴퓨팅 TF 팀장을 맡고 있는 유용균 박사는 작년 10월부터 대덕의 AI 커뮤니티 'AI프렌즈'에서 활동 중이다. KAIST 전산학과 재학생인 신호욱 대표는 작년 12월 AI 학습 데이터 수집·가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셀렉트스타를 설립했다. 셀렉트스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억 원을 넘으며 지난 16일 카카오벤처스는 셀렉트스타에 4억 원을 투자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 AI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김명준(이하 김) :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AI를 두려워했다. 지금은 다르다. AI는 어디든 적용되며 우리가 다룰만한 기술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알고리즘과 데이터에서 시작된 AI는 단지 기술이 아니라 경제와 사회를 개발하는 하나의 새로운 기제다.

양성광(이하 양) : 이제 인터넷을 사용하듯 AI를 이용하는 세상이 온다. AI를 적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대학생들 모두가 AI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전산학과는 학문적으로 깊은 수준의 AI를, 나머지 학과는 AI 기초와 적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유용균(이하 유) : 대전 시민 140여만 명이 모두 AI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들도 교육이 필요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이 연구를 포함한 모든 것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기존 방법과 융합돼 성능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 대덕특구, 한국 AI 중심지 되려면?

 : AI 활용에 필요한 GPU 팜 등 공용 인프라, 창업 지원, AI 아카데미가 필요하다. AI 아카데미는 AI 전문가로 양성된 ETRI 엔지니어 1000여 명이 전국 대학생과 엔지니어에게 AI를 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

 : AI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인을 지원해야 한다. 연구자들이 ETRI에서 교육을 받고 기업인을 돕는 것이 이상적이다. 모범 사례가 나오면 기업 대표도 AI를 적용해야겠다는 확신이 들 수 있다.

: 기업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해당 분야 연구자들이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신호욱(이하 신) : 공용 인프라와 아카데미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데이터 수집도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AI를 사업에 적용하려 하지만,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지 모른다. 데이터가 꽤 쌓인 중견 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장벽에 부딪힌다.

 : 연구자들이 기관 밖으로 나와 뭉칠 수 있는 공간과 이를 위한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안정적이고 수동적인 연구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 AI 중심지가 되고 난 다음에 반드시 고려할 것은 국제화다. 대덕에 국내외 기업가·학생·연구자가 찾아와 창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면 안 된다.

◆ 대덕의 강점은?

 :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연구원과 대학이 모여 있어 AI 종합 서비스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특별한 전문 과학 데이터가 있다. 고난도 데이터를 정제해서 공개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해 놓으면, 사람들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AI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 대덕에는 새로운 분야를 도입할 능력을 갖춘 인력이 많다. 산업에 AI를 적용하는 AI 허브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AI를 이용해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는 연구자들을 뒷받침해주면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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