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재 KAIST 교수, AI프렌즈 학술세미나에서 산업현장 적용사례 발표
"기술도 중요하지만 프로세스 변화가 진정한 혁신 이끌어"

장영재 KAIST 교수가 TBC 콜라보홀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이가 발표장을 찾았다. <사진=정민아 기자>
장영재 KAIST 교수가 TBC 콜라보홀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이가 발표장을 찾았다. <사진=정민아 기자>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제24회 'AI프렌즈 학술세미나'가 18일 열렸다. 60여 명의 참가자가 행사장을 찾아 AI 시대의 산업현장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나눴다.

AI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며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산업현장에 AI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는 큰 화두였다.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스마트 팩토리의 실증 사례와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교수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현장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정민아 기자>
장 교수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현장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정민아 기자>
장 교수는 실제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은 공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공학자는 세상의 문제를 푸는 데 무언가를 만들어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현재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반도체 공장의 자동 물류 시스템 'OHT(Overhead Hoist Transport)'를 소개했다. 스텝 사이즈 및 반송 물량 증가로 운송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졌고 공장이 대형화되면서 이전보다 유연한 공장 내 물류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현재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내비게이션처럼 실시간 정보를 받아 상황별로 임기응변식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공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물류 혼잡, 긴급 고장상황 등에 기존 방식으로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그는 자율화 방식으로 운영 시스템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시스템에 강화학습을 적용해 효율적인 운송법을 찾아냈다.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시켰더니 상습정체 구간으로 인한 정체가 덜 발생했고 임의로 물량 이동 패턴을 바꿨을 때도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이어 자전거를 예시로 강화학습의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자전거를 배울 때도 어느 방향으로 몇 도 각도를 틀어 페달을 밟으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강화학습도 경험을 통해 방법을 체득한다"고 언급하며 "사람이 일일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닫고 최적의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다음으로는 디스플레이 반송 시스템인 'FPD Stocker'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FPD Stocker'는 공정이 LCD에서 OLED로 전환되면서 민감도가 5배 이상 증가했으며, 부피가 큰 편인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반영한 물류 시스템이다.

그는 강화학습과 딥러닝 네트워크를 적용해 운송 문제를 해결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데이터 활용에 최적화된 패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스케줄링을 자동으로 파악한다. 또한 Stocker의 이동을 패턴화하고 컴퓨터로 모델링 한 후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학계에서 알려진 방식보다 4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장비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에 가상에서 시험하고 현장에 적용한 후에도 끊임없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데이터를 통한 학습을 지속하면서도 동시에 미래를 학습하는 '더블 디지털 트윈 러닝' 개념의 가속화 모델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스마트 팩토리와 유지보수'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실증 사례를 청중에게 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팩토리 하면 센서를 달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만 떠올리지만, 산업현장의 모든 것이 데이터로만 상용될 수 있는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데이터 기술과 도메인 기술의 결합, 의사결정의 구조화 및 최적화를 스마트 팩토리 구현의 핵심과제로 삼았다.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한 운영체계를 갖추고,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거리를 누비고 IoT가 미세먼지를 감지하며 VR·AR 장비로 건물정보를 인식하더라도, 불법주차가 넘쳐나고 상가 밀집 지역에 쓰레기가 가득하면 과연 스마트 시티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청중에게 던졌다. 결국 진정한 혁신의 완성에는 인사, 조직, 관점 등 기초적인 프로세스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강조했다.

또한 스마트 팩토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실제 현장을 체험하고 협업을 통한 과제를 수행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는 과제를 내주면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워하지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함께하는 것이 최적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한다"고 말했다.

같은 문제가 주어져도 어떤 팀은 대용량 데이터 수집을 통해, 다른 팀은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해 과제를 해결하듯 현장의 문제에 정답은 없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혁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밝혔다. "기술은 새로운 틀에서 생각하고 프로세스 및 조직 혁신과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혁신"이라고 강조하며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문적 의미를 찾아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가 끝나고 AI프렌즈 학술세미나 측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장 교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AI 프렌즈 마에스트로' 위촉장을 전달했다.

'AI 프렌즈 마에스트로' 위촉장 전달식. 장 교수는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정민아 기자>
'AI 프렌즈 마에스트로' 위촉장 전달식. 장 교수는 "과분한 상을 받은 것 같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정민아 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