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머리 맞대 'R&D 기반 사회문제 해법 찾기' 몰두
대전 법동 일대 '은행열매 자동 수집 그물망구조물' 설치

은행열매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그물망구조물'의 모습.<사진=시민참여연구센터 제공>
은행열매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그물망구조물'의 모습.<사진=시민참여연구센터 제공>
가을철 대로변 가로수 잎들이 알록달록 물들고 있다. 은행나무에도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면서 가을이 깊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가을의 아름다움도 잠시. 은행나무는 열매의 악취와 통행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지역 주민들로부터 미움아닌 미움을 받기도 한다.

대전시 대덕구 법동 일대 지역 주민들이 '동네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은행나무를 천덕꾸러기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문제 해법을 찾아왔다. 그결과 악취 나는 은행열매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그물망구조물'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시험 설치까지 완료했다.

법동 주민들은 법동리빙랩(공동관장 이영은·설은경) 형태로 참여했다.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이라고 생각하며 이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과학기술로 푼다는 목적의 공동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시민참여연구센터(운영위원장 김민수), 대전마을활동가포럼(공동대표 장정미·신정은), 대전시사회적자본지원센터(센터장 장용석)가 리빙랩 육성지원으로 참여했다.

법동리빙랩은 법동 삼익 소월아파트 상가 입구의 은행나무에 '은행열매 자동 수집 그물망구조물'을 13일 설치했다. 오는 30일까지 은행열매와 나뭇잎을 수집키로 했다.

주민들은 그물망구조물의 안전성·효과성을 검증하고 결과에 따라 대덕구 공원녹지과, 교육공동체과, 법2동 행정복지센터 등과 설치 확대를 협의할 예정이다.

그물망구조물 설치 예상 이미지.<사진=시민참여연구센터 제공>
그물망구조물 설치 예상 이미지.<사진=시민참여연구센터 제공>
그물망구조물은 대전의 신생 메이커 스타트업인 언더그로잉(대표 송훈민)이 법동리빙랩의 의뢰를 받아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했다.

다른 지역의 은행나무에 설치된 그물망과 달리 그물망 아래에 3D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했다. 구조물을 장착해 은행열매와 나뭇잎을 동시에 수거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구조물을 개폐식으로 제작해 나무의 몸통크기에 따라 자유롭게 탈·부착할 수 있다. 나무 접촉면에 고무볼트 소재의 너트를 달아 나무의 손상 방지를 도모한 것도 특징이다.

법동리빙랩 관계자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동네 문제를 직접 풀어가고 있다"라며 "사회적 약자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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