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30일 국회서 '우주개발 다변화 M2 VILLAGE 포럼' 개최
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 박사 초청강연···우주 리더십 강조
'우주자원 현장 활용' 주제 전문가 패널토론···'국제 협력' 공감대

건설연은 3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M2 VILLAGE 국회포럼'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건설연은 3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M2 VILLAGE 국회포럼'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우주 리더십은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 것이다. 또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기반으로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NASA에서 우주자원 현장 활용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NASA에서 38년간 연구해온 최상혁 박사는 우주개발의 당위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등 각국이 우주자원 활용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NASA는 탐사 R&D 예산을 대폭 늘렸고 일본은 최근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이 지난 2016년부터 자체사업비 150억원을 투입, 야심차게 시작한 '우주개척' 중장기 과제의 닻이 오르기 시작했다.

전임 이태식 원장 시절부터 시작한 건설연의 우주건설 과제는 3년 임기의 수장이 바뀌어도 미래 연구를 뚝심 있게 지속 중이다. 극한의 우주 환경을 건설기술로 개척하겠다는 목표로 건설기술 연구자들이 힘을 합친 결과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우주개발 다변화를 위한 제3회 M2 VILLAGE 국회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건설연의 우주건설 자체사업 과제 가운데 하나인 ISRU(우주자원 현장 활용) 연구를 소개하며 과학기술계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 박사의 초청강연도 이어졌다.

'M2 VILLAGE 국회포럼'은 국내 우주개발 추진의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6월 발족됐다. M2는 인류의 차세대 주거지로 예상되는 달(Moon)과 화성(Mars)을 의미한다.

한편, 국회포럼은 조경태 의원실이 주최하고 건설연이 주관하며 과기부, 연구회, 항우연, 지질자원연, 천문연구원, 대한토목학회 우주토목위원회 등이 공동 후원하는 행사다.

◆ "지구에서 달환경 모사"···내년 '대형 지반열진공챔버' 준공

이날 국회포럼에서 신휴성 건설연 미래융합연구본부 연구위원이 건설연 우주건설 과제 가운데 하나인 'ISRU'(In-Situ Resource Utilization) 연구를 소개했다.

ISRU는 우주 현지 자원을 활용해 추진연료·에너지원을 생성하고 인류의 생존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지구에서 우주로 조달하는 자원의 한계를 벗어나게 해준다.

신휴성 연구위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주 선진국의 기술을 분석한 결과 전체 15가지 핵심 기술로 나눠진다. 15개 핵심기술 가운데 7번째 핵심 기술이 ISRU 분야다.

특히 NASA의 2017년 '전체 예산'은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NASA의 2017년 '전체 R&D 예산'도 전년대비 2.2% 감소했다. 하지만 NASA의 '탐사 R&D 예산'은 2017년 전년대비 36.4%가 증가했다.

신휴성 연구위원은 "NASA의 예산 투자 현황만 봐도 NASA가 그동안 우주자원 현장활용(탐사) 분야에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해석할 수 있다"리며 "ISRU 분야는 NASA에서도 태동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의 건설 환경은 극한 그자체다. 낮에는 영상 150도이며 밤에는 영하 140도 수준이다. 이런 곳에 기지(건물)를 건설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지구에서 달 환경을 모사해 테스트하는 설비를 만들고 있다. 내년 6월쯤 '대형 지반열진공챔버'가 준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연의 우주건설 과제 전략은 '남들이 안 한 과제' 도전이다. 달 극지와 원면 탐사를 비롯해 얼음이나 가치 광물을 개발하는 분야를 선택했다. 우주 선진국이 막 시작했거나 시도치 못한 미션 발굴에 집중하며 우주 분야 국가 기술위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신 연구위원은 "일본 JAXA가 최초로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다. 관련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국가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다"라며 "건설연도 이같은 파급효과가 있는 우주 사업을 추진하겠다. 독립이 아닌 국제협력으로 미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국회포럼에서 '우주자원 현장 활용' 주제 전문가 패널토론도 열렸다.<사진=박성민 기자>
국회포럼에서 '우주자원 현장 활용' 주제 전문가 패널토론도 열렸다.<사진=박성민 기자>
주제강연 이후 국내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국제 우주개발 협력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패널토론에는 ▲주광혁 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장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최영준 천문연 우주과학연구본부장 ▲김경자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 ▲정영진 항우연 우주정책팀 선임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방효충 KAIST 교수는 기존의 우주개발 패러다임의 '과감한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우주개발 다변화를 위해 인력확보가 중요하지만 현재 기술·과제·프로젝트만 존재하고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25년 미래 우주 분야를 생각하며 기존 우주개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수정하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주의 '지질탐사'가 아니라 '자원탐사' 시대가 찾아왔다고 강조한 김경자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달과 화성의 자원을 활용하는 시대가 왔다. ISRU 연구가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라며 "국제협력 ISRU 연구에 참여해 달과 화성의 인류 공동 목적 달성에 동참하자"고 언급했다.

최영준 천문연 본부장은 '지식 축적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우주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우주 탐사 연구에서 모든 것을 기록하며 지식으로 축적돼야 한다"라며 "우주 기술자들도 과학자들에게 모르는 것을 물으며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진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리스본 조약 등에서 정의된 우주탐사 방향성을 언급하며 기술적 측면의 우주개발 접근뿐만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측면으로 우주개발에 접근해야 함을 피력했다.

◆ 우주 시선의 진화 "관찰 넘어 '건설', 인류 혜택 사명감"

최상혁 NASA 박사가 '달 화성 유인탐사와 현지자원 활용을 위한 도전'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최상혁 NASA 박사가 '달 화성 유인탐사와 현지자원 활용을 위한 도전'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시선이 진화하고 있다. 우주 리더십은 미래에서 주어지는 인류 혜택 사명감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돈을 많이 집행하는 사람이 리더라는 생각을 버리자. 우주리더는 미래를 읽는 안목으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나가는 사람이다."

38년 동안 NASA에서 연구해온 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첨단소재 공정부 총책임자) 박사가 이번 포럼 특별강사로 초청돼 현장 연구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랭글리연구소는 1917년 설립된 NASA에서 가장 오래된 연구소다. 미국 초기 유인우주 프로그램인 제미니 계획을 시작으로 아폴로 달탐사선 연구와 우주 탐사에 필요한 기초 소재와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상혁 박사는 1980년부터 레이건 행정부가 추진한 스타워즈 계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우주 리더십의 새로운 정립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우주 리더십은 장기 비전을 세워야 한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가지고 비전을 이야기해야 한다"라며 "기술을 얼마나 아느냐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시대를 이끄는 그룹은 다수가 아니다"라며 "롱타겟을 설정하는 우주 리더십으로 정치적 끌림 없는 연구풍토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과학 지식을 틀과 검증으로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승헌 건설연 원장은 "대한민국의 미래 우주개발에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건설 분야가 우주개발 분야의 한 축으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겠다"라며 "우주건설은 지구 건설기술을 활용하지 않고 불가능한 만큼 건설 우주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국회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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