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고 '한화건설' 매봉산 훼손 앞장?···반대여론 '빗발'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시공사에 한화건설 유력 지목
대덕단지 지역주민 매봉산 아파트 건립 반대 목소리 거세
"지역 무시하는 단순 개발이익 논리···지역 상생 추구해야"

매봉산 아파트 건립 사업에 한화건설이 개입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지역 구성원들이 거센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사진=대덕넷DB>매봉산 아파트 건립 사업에 한화건설이 개입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지역 구성원들이 거센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사진=대덕넷DB>

"한화건설은 대표적인 지역연고 기업이다. 지역주민 다수가 반대하는 아파트 개발 사업에 개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대덕단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자고 나서기는커녕 단순 개발이익 논리에 치중됐다. 가치 있는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

"자연을 없애기는 쉽지만 되돌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아파트 개발 주체는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미래 세대들을 위한 자연환경 보전은 지금 우리가 실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대기업이 영리를 추구할 수 있지만 지역과 상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파트 개발에 앞서 지역주민 구성원들과 깊이 있게 협의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자연공간을 제대로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대덕단지 허파인 매봉산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에 시공사로 '한화건설'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대전·충청 지역연고 기업임을 앞세워온 한화건설이 녹지 훼손이 우려되는 사업에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지역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매봉공원은 오는 2020년 7월이면 공원지정에서 해제된다. 매봉산 전체면적 35만4906㎡ 가운데 국유지·공유지가 4722㎡이고 사유지가 35만0184㎡다. 공원지정이 해제되면 사유지는 개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매봉산 전체 면적의 81.7%는 공원으로 조성해 관할 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18.3% 면적에 아파트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진행되면 매봉산에 아파트 15개동 436세대가 공급된다.

하지만 지역 구성원들은 매봉산을 훼손해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을 반대해 왔다. 대덕단지에 마지막 남은 자연 생태계를 지켜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시공사로 예상되는 한화건설에 가치선택의 당부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 '한화건설' 암묵적 확정···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이후 '계약'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종합계획도.<사진=대전시 제공>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종합계획도.<사진=대전시 제공>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올해 3월 대전시 도시공원위원회에서 제3차 심의 끝에 조건부 가결됐다. 조건은 공원 시설 추가와 구체화다. 대전시는 6월과 9월 소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 내용을 추가했다.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도시계획위원회 안건에 상정되고 환경·교통·문화재 영향성 검토를 마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아파트 건립 사업이 추진된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올해 10월쯤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봉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시공사로 한화건설이 계약을 맺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사업 시행사인 매봉파크피에프브이와 암묵적으로 확정된 상태로 알려진다. 

매봉파크피에프브이 관계자에 따르면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이후 '주택승인절차'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한다"며 "올해 3월 도시공원위원회 이후 잡음이 많아 도시계획위원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공사에 한화건설이 암묵적으로만 확정된 상태다. 계약 이전 단계지만 구두상으로 확정됐다"며 "매봉공원 아파트 높이·구조·환경에 따라 한화건설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됐고 한화건설과 자연스럽게 추진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광역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구두로 시공사가 정해졌더라도 실질적 사업 지위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시행사가 시공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이 매봉산 아파트 건설 참여가 암묵적으로 가시화되며 지역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 연고 기업이 지역 생태계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다.

대덕단지에서 45년 동안 살아온 원로 과학자는 "한화는 대표적인 지역연고 기업이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아파트 건립 사업에 끼어들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지역과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매봉산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 A 씨는 "매봉산은 대덕에 마지막 남은 자연환경이다. 녹지가 한번 파괴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파괴된다"라며 "지금도 연구단지 중심부에 세워진 고층 건물들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KAIST 소속 관계자는 "녹색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국민의 미래를 지켜내는 것과 같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라며 "지역연고 기업의 이미지를 걸고 개발이익에만 치중한다면 지역민의 실망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덕 지역 중소기업 B 대표는 "우리의 땅은 수백·수천 년에 걸쳐 국민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이라며 "국익의 관점에서 100년~200년 미래를 내다봐주길 바란다. 45년 역사의 대덕 생태계가 견고히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연연 소속 A 박사는 "대덕이 황폐해지면 연구원들도 떠날 수밖에 없다"라며 "연구원들이 각자 주인의식을 갖고 우리 환경을 가꾸고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특구 구성원들도 올바른 방향을 고민하며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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