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7시 40분 화학연 디딤돌플라자 1층 카페서 열려
대덕 구성원들 '동네 이슈' 주기적 논의···누적 참여자 500명 넘어

지난달 카페토론 조찬모임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지난달 카페토론 조찬모임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대덕단지는 다른 지역의 과학기술 단지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많은 젊은이가 대덕에서 꾸는 꿈이 허상이 될까 걱정된다. 대덕에 대덕다운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공동체만의 차별성을 만들어 가자." 

 

"2년전 연구개발특구 성과평가 '특구 활성화' 부분에서 5개 특구 가운데 대덕특구가 꼴찌를 차지했다. 연구단지 구성원들의 위기의식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정부를 비롯해 모두가 위기를 알고 있지만 정작 연구단지 주인들은 모르고 있다. 우리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자."

 

"예술계에는 전반적 흐름을 파악하는 예술평론가가 있다. 현장을 뛰는 예술가들은 이들의 조언에 큰 힘이 된다. 대덕에도 과학기술계 전체를 바라보는 과학평론가가 필요하다. 평론을 기반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발휘한다면 많은 현장 연구자에게 귀감이 된다."

 

매주 수요일 아침 7시 40분. 한국화학연구원 정문에 위치한 디딤돌플라자 1층 카페에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카페의 테이블을 동그랗게 재배치하고 모여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새로운 얼굴이 찾아오면 둥그런 테이블에 돌아가며 한명 한명 빠짐없이 반갑게 악수하는 것도 문화가 됐다.

 

'대덕의 꿈(가칭)' 카페토론 조찬모임이다. 모임에는 주최자도 없다. 그저 대덕단지 활성화에 관심 있는 구성원들 스스로가 찾는다. 이들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대덕단지 이슈를 논의한다. 일부는 대덕단지 '사랑방'이라고 비유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랑방은 매주 열린다. 태풍이 대덕을 덮쳤던 지난주에는 평소보다 더욱 많은 구성원이 모임에 발걸음을 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처음 모임이 열렸고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수요일 카페토론을 이어갔다. 이번주까지 36회차를 이어가고 있다. 카페토론 모임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찾는다. 대학생부터 원로까지 과학계·산업계·예술계·시민 등의 분야에 나이·전공·직위를 구분하지 않는다. 모임을 찾은 누적 구성원만 500여 명을 훌쩍 넘는다.

 

이들은 주로 '동네 이슈'를 논의한다. 지역 문제를 '방관자' 입장이 아니라 '해결사'로 풀어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공동관리아파트·과학문화센터·매봉근린공원 등의 지역 생태계 문제부터 시작해 일상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한다. 이뿐만 아니라 대덕단지의 차별성, 활성화, 평론 등의 다양한 의견까지 개진한다.

 

지난 카페토론 모임을 찾았던 원광연 연구회 이사장은 "30년째 대덕에서 살고 있으며 동네 골목까지 모두 알고 있다. 그동안 대덕의 변화를 지켜봤다. 폐허로 변하는 동네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라며 "지역의 주인은 지역민이다. 우리가 스스로 지역 생태계를 만들어가자"고 언급한 바 있다.

 

카페토론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한 구성원은 "연구단지 탄생 45년 동안 공동체 의식을 발휘하지 못했다"라며 "구성원들이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가벼운 이야기부터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논의한다. 공동체 의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카페토론 모임에는 산·학·연·관 구분 없이 대덕 생태계에 관심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매주 수요일 아침 7시 40분 화학연 정문 앞 디딤돌플라자 1층 카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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